‘토트넘 10년 여정’ 손흥민, 아메리칸 드림 도전

2025.08.07 11:33:44 호수 0호

MLS LAFC, 영입 공식 발표
토트넘, ‘극진한 예우’로 작별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33)이 10년간 동행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LAFC)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LAFC는 6일(현지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손흥민과 지명 선수(Designated Player) 계약을 체결했다”며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과 P-1 비자 취득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계약은 오는 2027년까지 보장되며,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적에는 2650만달러(한화 약 367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했는데,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2200만달러)을 경신하는 금액이다. 연봉 역시 리그 최상위권으로 알려졌으며, 현지 매체들은 리오넬 메시와 로렌조 인시네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AFC는 지난 2014년에 창단돼 2018년부터 MLS에 참가한 팀으로, ‘NBA 전설’ 매직 존슨, ‘여자축구 레전드’ 미아 햄 등 유명 인사들이 구단주로 참여하고 있는 팀이다. 2022년 MLS컵 우승, 2024년 US오픈컵 우승 등 최근 몇 년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으며, 과거 카를로스 벨라, 가레스 베일, 조르지뉴 키엘리니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거쳐간 곳이기도 하다.

한국 팬들에게는 김문환 선수가 활약했던 팀으로도 익숙하다. 현재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으며,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함께했던 위고 요리스가 부주장으로 뛰고 있어 한국 팬들의 관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토트넘과의 결별을 공식화한 후, 지난 3일 한국에서 고별전을 치르고 미국으로 향했다. LA에 도착한 손흥민은 전광판을 통해 LAFC 선수로 소개되는 등 뜨거운 환영 속에 입단을 공식화했다.

존 소링턴 LAFC 공동회장 겸 단장은 “손흥민은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선수이자 리더”라며 “그의 야망과 경기력, 인격은 LAFC의 철학과 완벽히 부합한다. 그가 우리 도시와 팬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 역시 “LAFC는 야망이 큰 팀이고, LA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도시”라며 “MLS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 트로피를 들기 위해 이곳에 왔고, 팬들과 도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존(소링턴 회장 겸 단장)과 베넷(로즌솔 수석 구단주)이 영입에 애를 많이 썼다. 사실 이곳이 내 첫 번째 선택지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시즌을 마치고 첫 통화로 존이 내 마음을 바꿨고, 그래서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이적에는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이자 전 주장인 위고 요리스의 조언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요리스에 대해 “나의 주장이다. 잘못 이야기하면 라커룸에서 혼날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7~8년 동안 토트넘에서 같이 뛰었다. 항상 젊은 선수들을 도와줬다. 이적과 관련한 루머가 돌기 시작했을 때 LA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줬고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하루빨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의 세월 동안 구단의 살아있는 전설로 거듭났다. 통산 173골 101도움을 올렸고, 2021-22시즌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다. 2023년부터는 주장 완장을 차고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팀의 17년 무관을 깨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제는 ‘친정’이 된 토트넘은 구단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를 위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작별을 고했다.

구단은 “쏘니는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으며, 2025년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13명의 주장 중 하나가 됐다”고 그의 업적을 상세히 조명했다.

대니얼 레비 회장 역시 “릴리화이트 셔츠를 입은 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지난 10년간 지켜보는 즐거움을 안겼다”며 “그는 재능 있는 축구선수일 뿐 아니라 구단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준 놀라운 사람”이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 또한 구단과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구단이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찰칵 세리머니’를 언급하며 “여러분은 언제나 제 사진 안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맡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지만 여러분에게 우승을 안기겠다고는 항상 꿈꿨다”며 “수년간 감사했다. 모든 사진을 간직해 달라. 여러분은 항상 액자 안에 있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별도의 인터뷰에서 “(이적이) 이제까지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면서 “토트넘은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있고 언제나 내 가족일 것”이라고 북런던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이적 소식을 접한 축구 팬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그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누리꾼들은 “EPL에서 새벽을 즐겁게 해준 나의 20대 영웅, 미국에서도 훨훨 날길”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더 보고 싶었지만 LAFC에서의 도전도 기대된다” “은퇴가 아닌 만큼 미국에서도 멋진 활약을 보여주길 바란다” 등 뜨거운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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