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이 대통령, 휴가 중 ‘진짜 성장’ 간판 잘 챙겨야

2025.08.04 08:15:46 호수 1543호

이재명 대통령이 4일부터 8일까지 저도에 있는 ‘청해도’서 여름휴가를 보낸다. 취임 후 2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왔으니, 이 번 휴가 기간 독서와 영화 감상을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국정 현안 검토 및 로드맵을 구상한다고 한다.



아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대통령 국민 임명식’, 그리고 ‘국정기획위원회 대국민 보고’ 등 세 가지가 가장 큰 검토 사안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 대통령이 이 세 가지 중 국정기획위원회 대국민 보고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은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고, 대통령 국민 임명식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임명하는 행사다.

그러나 국정기획위원회 대국민 보고는 이재명정부가 약 2개월 동안 준비한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행사다. 즉 이재명정부의 간판을 거는 현판식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재명정부는 출범 2주 만에 ‘진짜성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진짜성장은 저성장과 불평등의 늪에 빠져들어가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성장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진짜성장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가짜성장을 극복하고 진짜성장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고, 더불어민주당도 공약집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국정기획위원회는 진짜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3대 전략, 5대 과제, 4대 개혁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335 비전(인공지능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2개월 동안 진짜성장이라는 간판은 보이지 않았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진짜성장의 전략, 과제, 비전 등을 연일 홍보하고 중간에 경과를 보고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어냈어야 했는데, 진짜성장 이슈가 한미관세협상, 3대특검, 내각 인선 등 이슈에 밀렸기 때문이다.

지난 7월28일 국정기획위원회는 국가비전 중심으로 국정 원칙과 국정 목표를 논의했고, 이와 관련한 중점 전략과제, 국정과제, 세부 실천과제를 정리해서 대통령실에 보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해당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선 약 900여건의 입법 조치가 필요하고, 이중 700여건의 법률 재개정이 필요하며 재원투자와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움직임을 볼 때, 이 대통령이 이번 휴가 기간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해 진짜성장 간판 아래 5개년 계획을 어떻게 잘 이뤄나갈지 심도 있게 고민하리라 생각된다. 그래서 8·2 전당대회서 당선된 정청래 대표에게 정부와 당이 원팀이 돼야 한다고 부탁했을 것이다.

정 대표도 8·2 전당대회 때 대표 당선 수락 연설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만든 이재명정부의 5개년 집권 플랜 로드맵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당과 국회에서 할 일은 제대로 제때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재명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국민주권’ 간판을 걸려다 하루 만에 취소했을 때, 정치 간판 대신 외교·안보·통상 간판을 걸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얼마 안 있어 이재명정부는 진짜성장이라는 경제간판을 걸었다.

그런데 이재명정부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다시 국민주권이라는 정치 간판도 걸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재명정부가 정치 간판과 경제 간판 두 개를 걸겠다는 것 같다. 역대 어느 정부도 두 개의 간판을 걸진 않았다.

우리나라 6공화국 전반기 정부는 주로 정치 간판을 걸었다. 김영삼정부의 ‘문민정부’, 김대중정부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정부의 ‘참여정부’가 정치 간판이었다.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정부는 정치 간판 대신 경제 간판을 걸었다. 이명박정부의 ‘녹색성장’,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경제 간판이었다.

안타깝게도 윤석열정부는 정치 간판이나 경제 간판 어느 것도 걸지 못했다.


간판이 없다고 정부가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건 아니다. 다만 방향성이 없어 국정운영이 일관성이 없게 흐른다는 게 문제다. 국민은 정부의 상징적인 브랜드가 안 보이면 정부의 정책이 없다고 체감한다.

정부의 간판은 하나여야 임펙트가 있다. 그래야 국정운영의 큰 모티브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이재명정부가 진짜성장이라는 경제 간판 하나만 걸기를 원한다. 정치 간판까지 같이 걸면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번 휴가 기간 동안 이 부분도 정리하길 바란다.

이명박정부 간판도 ‘녹색성장’이라는 경제 간판 하나였다. 그리고 녹생성장을 이루기 위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7%로 높이고, 10년 내에 1인당 국민소득 4만불시대를 열고, 세계 7위권(G7에 버금가는)의 선진대국을 만든다는 747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747 비전은 목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우리 국민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명박정부는 2년 만에 포기해야 했다. 그 후로 이명박정부의 녹색성장 간판은 회색성장 간판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재명정부도 진짜성장 간판의 핵심 비전인 335 비전이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진짜성장 간판이 가짜성장 간판으로 변해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원팀이 돼 335 비전이 꼭 실현돼 진짜성장 간판이 5년 내내 빛나게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휴가 기간 진짜성장 간판이 가짜성장 간판으로 바뀌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임기 내내 정부 간판을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윤석열정부에 비해 출범 2주 만에 진짜성장이라는 간판을 걸었고, 이제 출범 2개월 만에 현판식을 갖게 되는 이재명정부를 보면서 우리 국민이 조금은 안심할 것이다.

이 대통령이 휴가 기간 중 이재명정부의 간판인 ‘진짜성장’ 경제 간판을 잘 챙기리라 믿는다.

진짜성장은 소수가 아닌 모든 사람이 혁신과 가치창출에 참여하고 과실을 함께 누리는 성장을 뜻하며, 수도권과 지역, 중소기업과 대기업,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 참여해 성과를 나눠 가져 성장을 체감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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