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은 이미 성숙기를 지나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길을 걷다 보면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이 줄지어 있고, 신규 입점할 상권도 한정적이다. 하지만 이 틈바구니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한 이들이 있다. 바로 1군 브랜드와는 또 다른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2군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다.
빽다방,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은 이미 1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주요 상권을 선점했다. 이제 창업 시장에서는 실속과 콘셉트를 동시에 갖춘 2군 브랜드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대안
‘2군’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후발주자를 뜻하지 않는다. 텐퍼센트스페셜티커피, 하삼동커피, 매머드커피, 감성커피, 커피에반하다, 더리터, 카페봄봄, 요거프레소, 백억커피 등은 뚜렷한 정체성과 운영 전략을 통해 자신만의 팬층을 확보하며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보다는 개성 있는 콘셉트와 창업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실익에 집중한다. 소비자의 기억에 남을 브랜드 스토리와 더불어 실용성과 밀도 중심의 확장을 추구하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텐퍼센트커피는 ‘상위 10% 원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하삼동커피는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브랜드 네이밍을 통해 젊은 여성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매머드커피는 대용량 메뉴와 멤버십 앱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감성커피는 SNS 마케팅과 시즌 한정 메뉴로 트렌디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봉평동동네커피는 전통차와 지역성을 결합한 콘셉트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커피에반하다는 로봇 바리스타와 무인 시스템 도입으로 기술 기반 운영을 실험하고 있다. 카페봄봄은 테이크아웃 위주의 간결한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국화되고 있으며, 더리터는 ‘1L 커피’라는 콘셉트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카페인중독은 강렬한 네이밍과 중독성 있는 맛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디저트를 활용한 특화 전략은 2군 브랜드 성장의 주요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요거프레소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여름철 안정적인 매출을 이끌며, 백억커피는 영화관형 디저트 메뉴를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객단가를 끌어올린다.
디저트는 커피만으로는 부족한 경쟁력을 보완하며, 브랜드 정체성과 수익모델을 동시에 책임지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브런치, 샌드위치, 건강 간식 등으로의 메뉴 확장 가능성도 2군 브랜드에는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이 된다.
‘한 집 건너 하나’ 성숙기 지나 포화
2군 저가 커피 창업 전략 보니…
2군 브랜드들이 부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창업 진입장벽이다. 1군 브랜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은 경우가 많아 예비 창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2군 브랜드는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과 소형 점포 중심의 운영 모델로 창업 문턱을 낮추고 있다.
특히 배달이나 테이크아웃 중심 매장의 경우에는 공간 제약이 적고, 임대료 부담이 적은 입지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 초보 창업자들이 고려할 만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본사의 지원도 상대적으로 밀착형이다. 소형 브랜드일수록 가맹점주와 본사의 거리감이 덜하고, 상권 분석이나 홍보 지원이 유연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부 브랜드는 무인 시스템, 로봇 바리스타, 키오스크 할인 정책 등을 제공해 인건비 절감형 창업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이제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커피와 함께 분위기, 브랜드 스토리, 사진, 디저트까지 함께 소비한다. 그래서 ‘브랜드 콘셉트’는 커피 프랜차이즈 성공의 핵심 요소다.
텐퍼센트스페셜티커피의 ‘프리미엄 이미지’, 하삼동커피의 ‘감성적 네이밍’, 카페봄봄의 ‘비주얼 패키징’, 백억커피의 ‘팝콘&스낵 전략’은 단순히 커피 맛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성공 요소들이다.
이제 커피 창업 시장에서 브랜드의 인지도만 보고 창업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브랜드의 철학, 운영 시스템, 수익 구조 등 실질적인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때다. 특히 2군 저가 커피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창업 진입장벽이 낮고 개성 있는 콘셉트를 갖추고 있지만, 그만큼 창업자 스스로의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
무엇보다 정보공개서 분석은 기본이다. 점포당 평균 매출, 폐점률, 본사의 재무 건전성 등을 확인하고, 해당 브랜드가 현실적인 운영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더불어 실제 가맹 매장을 직접 방문해 고객 반응, 회전율, 단골 고객의 비율, 메뉴 운영 방식 등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브랜드가 무인화 기술이나 배달 시스템을 강조한다면, 그것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 혁신적인 시스템도, 운영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복잡한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브랜드의 메뉴 구성이나 마케팅 전략이 창업 예정지의 상권과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 트렌디한 메뉴나 감각적인 콘셉트가 있다고 해도, 해당 상권의 소비자 성향과 맞지 않으면 결국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브랜드의 힘보다는 상권과의 궁합, 그리고 나만의 운영 전략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인건비 절감형
결국 커피 프랜차이즈 창업의 성공 여부는 브랜드의 유명세가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분석에서 갈린다. ‘왜 이 브랜드인가?’ ‘왜 이 자리인가?’ ‘이 상권에서 이 브랜드로 얼마만큼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면, 어떤 브랜드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창업은 결국 숫자와 데이터, 그리고 실행력의 싸움이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더 정밀하게 따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