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만 보내줘” 일본 여행 간 한국 20대 여성 실종

2025.07.22 10:59:30 호수 0호

입국 이튿날 열사병 치료 후 행방 묘연
윤세준씨 등 지난 3년간 129명 발생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던 20대 여성 최모(29)씨가 한 달째 실종 중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현재 주일본한국대사관 및 부천원미경찰서는 최씨의 정보가 담긴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최씨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



최씨 실종 사실은 지난 21일, 일본 <후지 뉴스 네트워크>(FNN) 프라임이 “지난달 27일, 일본에 입국한 한국인 여성이 이튿날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인근 병원에 구급차로 이송됐다”고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입원 이후 모친에게 자신이 어디 있는지는 밝히지 않고 “150만원이 필요하니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바로 모친은 딸의 계좌에 돈을 송금했는데, 병원 치료비를 정산한 후 이후부터는 연락이 두절됐다.

모친은 “(딸이 여행 간 지) 20일이 넘었는데 장기 체류할 돈도 갖고 있지 않다. 어디서든 먹고, 자고, 옷도 갈아입어야 할 텐데 안 될 것”이라며 “딸은 일본에 친구도, 지인도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딸이) 일본에 한번 다녀오겠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3일 뒤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일본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최씨는 병원을 나서는 모습까지는 CCTV에 잡혔으나 그 이후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으로, 당시 흰색 운동화 차림이었다. 일본 경시청은 혼자서 도쿄과학대학병원을 나섰으며 범죄 연관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일본 병원에 외국인 여행자 등 건강보험 미가입자는 5000엔~1만5000엔(한화 약 4만원~13만원)의 진료비 등 총 2만엔~5만엔(약 18만원에서 45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 입원 치료 시에는 하루에 30만엔~50만엔가량이 든다.

중환자실의 경우는 수십만엔에 달하며 여행자보험이 없을 경우는 모두 자비 부담으로 처리된다.

해당 대학병원의 통상 초진 비용(외래 기준)은 기본 진료비, 초진 선택진료료 등으로 약 3200엔(3만원)이며, 재진 시 830엔으로 소폭 상승한다. 입원 시에는 중증도나 병실 타입에 따라 10만엔에서 최대 30만엔까지 다양하게 발생될 수 있다.

다만 최씨가 해당 병원에 며칠 동안 입원했었는지, 진료비는 얼마나 정산됐는지 등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에 일본에서 열사병으로 응급실로 실려가는 외국인 여행자가 매년 적지 않으며 응급차로 이송돼 검사 후 치료 입원까지 하게 될 경우 100만엔 이상이 청구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의 경우 치료비를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에 앞서 열사병 대비 및 보험 가입은 필수로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키 163cm, 인상착의상 검은색 단발머리에, 왼쪽 눈썹 라인에 점이 있다는 최씨는 전북 정읍 태생으로 서울 근교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이었으며, 평소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오후 10시경, 병원을 나선 이후로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최씨를 목격했을 경우, 부천원미경찰서 실종수사팀(010-4791-6039)나 주일본한국대사관(081-03-3455-2601)로 전화하면 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여행 중이던 독일 대학생 클라우디오 웜씨가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 웜씨는 그해 9월21일 일본에 입국해 그달 30일부터 와카야마현에 체류했다. 이후 여행 중 10월10일에 모친과 SNS로 마지막 연락을 주고받은 뒤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이튿날 오후 8시경 난카이 전철 와카야마현 근처 CCTV에 혼자 걷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한 달 만인 11월1일 오후 2시50분께 해상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됐다.

지난 2023년 6월8일에도 일본 여행을 떠났던 한국인 윤세준(26)씨가 와카야마현 구시모토초 인근에서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윤씨는 오후 8시경 친누나와 “숙소로 가는 길인데 어두워서 무섭다”며 전화 통화를 나눈 뒤 1시간26분 후에 “숙소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끝으로 더 이상 연락이 끊겼다.


당시 일본 경찰은 실종 신고 접수 후 주변 숙박업소, 병원 등을 상대로 헬기까지 띄워 수사했으나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한국 외교부도 영사관과 함께 지원에 나섰고, 한국 경찰 역시 수사 공조 체제에 들어갔다. 실종 한 달이 지난 7월 중순, 공개 수사로 전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인근 병원이나 숙박업소 어디에도 윤씨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던 만큼 제3자 개입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일본어에 서툴렀던 점을 근거로 ▲표류설 ▲실족 등의 해상 사고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3년 간 총 129명의 일본 내 재외국민 실종사건이 접수됐다. 2020년 38명, 2021년에는 53명으로 늘었다가 2022년에 38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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