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 ‘역대 최고액’ 50억 쾌척⋯자폐 치료센터도 건립

2025.06.24 11:38:27 호수 0호

MIND 치료 프로그램 개발도 참여
‘아미’도 동참⋯하루 만에 2억 모여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그룹 방탄소년탄(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들의 치료와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50억원을 기부하고 전문 치료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3일 제중관에서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위한 ‘민윤기 치료센터’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언어, 심리, 행동 치료 등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임상과 연구를 연계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슈가는 BTS 활동 내내 꾸준히 기부와 나눔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과 심리·행동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자신의 재능인 음악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관심은 지난해 11월 소아정신과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교수와의 만남으로 꽃을 피우게 됐다. 슈가는 천 교수와의 여러 차례 소통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게 생애 주기에 맞는 장기적인 맞춤형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기존 단기 치료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후 슈가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10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센터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50억원의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이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을 넘어 연세의료원 자체에서도 아티스트가 전한 기부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3월, BTS 멤버 정국이 경북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했던 1회 개인 최고 금액(10억원)보다 20억원이 많은 액수이기도 하다. 

슈가와 천 교수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치료센터 건립을 비롯, 음악을 활용한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음악적 요소를 접목한 ‘MIND’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했다.

MIND는 음악을 통한 상호작용(Music), 사회적 관계 형성 기회(Interaction), 공동체적 관계 형성(Network), 개별적 다양성 존중(Diversity)이라는 의미를 담은 약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악기 연주와 노래는 물론, 작사 활동을 하며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슈가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주말을 활용해 직접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을 만나며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진행 후에는 아이들의 감정과 언어 표현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협력과 기다림을 배우는 과정에서 사회성도 크게 향상됐다. 언어치료에 소극적이던 아이들도 악기 연주에 재능을 보이며 활발한 반응을 보였고, 다른 아이들과의 합주를 통해 다채로운 감정 변화를 드러내기도 했다.

향후 민윤기 치료센터는 MIND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하고 자립형 음악 프로젝트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9월 공사를 마치는 대로 정규 프로그램 세션을 확대하고,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음악 치료 세션과 기존의 응용행동분석(ABA), 언어치료 등을 병행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임상 연구와 학술 논문 발표도 추진할 계획이다.

천 교수는 “재정적 후원을 넘어, 지난 수 개월간 슈가씨가 보여준 진정성 있는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늘 진지하고 지성적인 태도로 한결같이 보여준 슈가씨의 성실한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들이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독립적인 존재이자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과 이를 통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장애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민윤기 치료센터와 MIND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슈가는 “지난 7개월간 천 교수님과 함께한 프로그램 준비와 봉사활동을 통해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의 치료 과정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감사이자 행복이었고,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슈가의 통큰 기부 소식이 알려지자 연세의료원 대외협력실에는 팬덤 ‘아미’와 일반 시민의 기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연세의료원 측은 발 빠르게 공식 홈페이지 상시 후원란에 ‘민윤기 치료센터’ 항목을 추가했다.

개설 후에는 약 6시간30분 만에 기부금 1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이후에도 기부 행렬이 끊이지 않아 현재 2억원을 넘어섰다(24일 오전 9시 기준).

지난 2023년 9월부터 서울 모처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한 슈가는 지난 21일 소집 해제됐다. 슈가는 지난해 8월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던 바 있다.

이와 관련, 슈가는 “작년에 있었던 일로 실망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팬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는 점이 너무 속상했다”고 사과한 바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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