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창업 트렌드> ‘가성비+가심비’ 국밥집 재부상

2025.06.23 08:20:17 호수 1537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소비자들의 지출이 위축되는 가운데, 외식 창업시장에서 국밥 전문점이 새로운 창업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 브랜드나 트렌디한 디저트 아이템들이 다소 주춤하는 사이, 전통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국밥이 다시 주목 받는 배경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계절을 타지 않으며,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르는 메뉴기 때문이다.



특히 MZ세대의 ‘가심비’ 중심 소비 패턴과도 맞물리며, 국밥은 이제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경험이자 정서적 위로가 되는 외식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국밥은 소주 한잔과 함께 하루의 피로를 녹일 수 있는 ‘만원의 행복’을 제공하는 메뉴로, 불황기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트렌드와 전통의 균형을 잡은 브랜드라면,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창업 아이템으로 성장할 수 있다.

만원의 행복

현재 창업 시장에 등장한 국밥 브랜드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체로 다섯 가지 흐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가성비+안정성’ 모델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큰맘할매순대국’ ‘보승회관’ ‘국밥의대가’ ‘국밥생각’ ‘방가네소고기순대국’ ‘아빠곰탕’ ‘대한국밥’ 등이 있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표준화된 레시피, 체계적인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초기 창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큰맘할매순대국’은 전국 430여개 점포를 보유하며 순댓국 프랜차이즈 중 가장 넓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보승회관’은 순댓국을 해장국 콘셉트로 재해석해 매장을 차별화하고 있다.

둘째, ‘뉴웨이브 국밥’ 트렌드다. 전통 국밥에 감성적 요소를 더해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살담재’ ‘달래해장’ ‘병천청년순대’ ‘콩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세련된 인테리어, SNS 바이럴이 가능한 비주얼 중심 플레이팅, 저염·건강 중심 식재료 사용 등으로 기존 국밥집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 북촌의 ‘안암’은 청양고추 오일과 고압 조리된 등갈비를 접목한 ‘맑은 등갈비국밥’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성수의 ‘계월’은 수비드 닭가슴살을 활용한 맑은 닭곰탕으로 젊은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밥이 더 이상 어르신의 음식이 아닌, 젊은 세대가 즐기는 힙한 메뉴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는 ‘지역성과 콘셉트 스토리’를 강조한 브랜드다. 예를 들어 ‘나주곰탕’ ‘가마솥순대국밥’ ‘버들곰탕’ ‘옥천순댓국’ ‘정선할매국밥’ ‘청주순대국’ 등은 특정 지역의 전통 국밥을 기반으로 레시피를 차별화하거나, 향토 음식의 뿌리와 전통적 조리 방식을 현대화해 브랜드화한 사례다.

특히 ‘옥천순댓국’은 충청도의 맑은 순댓국 스타일을, ‘정선할매국밥’은 강원도식 구수한 육수와 재래식 수육 조합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넷째는 ‘복합식 외식 매장’ 콘셉트다. 국밥을 중심으로 한식 반상, 술안주 메뉴, 해장용 사이드 등을 구성하여 점심과 저녁 모두 공략 가능한 포맷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 브랜드로는 ‘일품양평해장국’ ‘달래해장’ ‘병천청년순대’ ‘소담해장국’ ‘순대생각’ ‘이삭국밥(비가맹)’ 등이 있다.

이들은 국밥 단품만이 아닌 수육, 죽, 보쌈, 주류 등 다양한 메뉴 확장과 함께 공간 활용도 및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며, 내점·회식·야식 수요까지 폭넓게 흡수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트렌디 디저트 주춤하자
전통성과 실용성 겸비한 국밥에 주목

다섯째, ‘배달 전문 국밥 브랜드’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포장·배달 특화형 국밥 브랜드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순대생각’ ‘국밥생각’ ‘소담해장국’ ‘열정국밥’ 등은 배달 전용 레시피 개발과 포장 용기 개선을 통해 뜨겁고 신선한 상태로 국밥을 전달하는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1~2인 가구, 혼밥족, 야근 직장인 등에게 특히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방 인력 최소화, 간소화된 메뉴 구성으로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또한 배달형 국밥 브랜드들은 ‘수육’과 ‘죽’ ‘술안주형 사이드’ 등을 함께 구성해 객단가를 효과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배달 1건당 평균 1만5000~2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 소규모 점포 창업에도 유리한 구조다. ‘열정국밥’의 경우 배달 주문의 30% 이상이 국밥+수육+소주 조합으로 구성될 정도로, 세트 메뉴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

국밥 전문점 창업을 고려한다면 단순한 인지도 외에 본사의 지원 체계, 식자재 수급 안정성, 인건비 절감 구조 등 실질적 운영 요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점포의 입지에 따라 ‘테이블 중심 내식형’ ‘포장 중심 테이크아웃형’ ‘배달 특화형’ 등 운영 포맷도 달라질 수 있어 유연한 모델 설계가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브랜드의 콘셉트가 명확하고, 그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검증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인 출발의 열쇠다. 본사 차원의 마케팅 지원과 메뉴 개발 역량, 위생 관리 매뉴얼 등도 장기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다.

또 창업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점당 매출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순수 국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수육, 술안주, 죽류, 반상 구성 등 부가 메뉴를 통한 객단가 상승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 성공 점포일수록 ‘국밥+수육+소주’ 또는 ‘국밥+죽+보쌈’ 등의 세트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1인당 객단가를 1만2000~1만8000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국밥 전문점은 외식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치 소비형 창업 아이템’이다. 특히 불황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동시에, MZ세대와 시니어 세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범용성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가치 소비형

점차 국밥도 버거, 커피처럼 콘셉트 소비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 국밥 전문점 시장은 더욱 정교한 분화와 브랜딩 전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 창업자는 단순히 메뉴가 아닌 ‘브랜드를 판다’는 관점에서 국밥 전문점을 전략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불황일수록 든든한 한 끼와 소주 한잔이 주는 위로는 분명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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