숍라이트 LPGA 클래식 이일희 집념 승부, 우승만큼 값진 2위의 가치

2025.06.17 14:53:14 호수 1536호

‘베테랑’ 이일희가 우승만큼이나 갚진 준우승을 기록했다. 12년을 기다린 끝에 얻은 기회였지만 마지막 한 뼘이 모자랐다. 물론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는 점은 의심할 나위 없다. 부상에 시달리면서 심한 부침을 겪었던 그였기에,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가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온다.



이일희는 지난 9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 갤러웨이 시뷰베이 코스(파71, 613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LPGA 클래식(총상금 175만달러)’ 대회 최종 3라운드에 버디 6개,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199타가 된 이일희는 제니퍼 컵초(미국)에게 한 타 차로 밀려 준우승했다.

잘 싸웠지만…

이일희는 1라운드에 버디 9개, 보기 1개로 공동 선두에 오르면서 주목받았고, 상승세는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2라운드에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면서 2위 그룹(제니퍼 컵초, 엘리자베스 스조콜, 사이고 마오, 후루에 아야카)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번 대회는 이일희가 통산 2 00번째 출전한 LPGA 투어 대회다. 1라운드 63타는 자신의 LPGA 투어 최저타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64타였는데 10년 만에 경신했다. 이번 대회 퍼트 수는 1·2라운드 합계 52개로 출전 선수 중 공동 1위였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는 순탄하지 않았다. 챔피언 조에서 최종일을 시작한 이일희는 7번 홀(파3)까지 보기 3개를 적어내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끝난 듯 보였던 승부는 이일희의 무서운 뒷심과 함께 다시 고조됐다. 이일희는 9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낚은 이후 본격적으로 순풍을 탔고, 10~11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컵초가 선두로 나선 가운데 이일희는 14번 홀(파4)에서 또 한 번 버디를 기록하면서 1타 차 2위에 올랐고, 이때부터 쫓고 쫓기는 흐름이 이어졌다. 끝까지 추격한 이일희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이글 퍼트를 실패하고 나서야 컵초의 우승이 확정됐다.

12년 만에 정상 도전 실패했지만…
최악 부진 이겨 낸 반전 계기 마련

2022년에 3승을 쌓은 뒤 우승이 없던 컵초는 통산 4승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 26만2500달러(3억6000만원)를 확보했다.

이일희는 막판 뒤집기에 실패했지만,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만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이일희는 2016년 9월 ‘레인우드 클래식’ 공동 9위 이후 약 9년 만에 LPGA 투어 톱10에 들었다. 2010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일희는 2013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대회는 폭우로 골프장 일부가 잠겨 사흘 동안 12개 홀씩 도는 36홀 경기로 축소돼 치러졌다.

현재는 LPGA 투어 출전권이 없다. 2019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면서 2020년 이후 LPGA 투어 대회 출전은 이번 대회까지 20번에 불과하다. 올해는 두 번째로 대회에 나섰다. ‘US여자오픈’은 예선을 치러 출전권을 따냈으나 본선에서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는 LPGA 투어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으며, 현재 세계 랭킹은 1426위다.

마지막 날 6타를 줄인 김세영은 최종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작성했고,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지난 4월 ‘T모바일 매치 플레이’ 공동 9위를 넘어 올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이다.

부진 탈출 신호

임진희는 공동 5위(10언더파 203타), 박금강은 공동 11위(9언더파 204타)에 각각 자리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공동 15위(8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성현은 공동 29위(5언더파 208타), 고진영은 공동 58위(1언더파 212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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