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정사상 최초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 시계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노린 ‘지지자 결집’ 효과가 수면 위로 나타난 결과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중고 거래 플랫폼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 시계 미사용품 팝니다’ 등의 거래글이 다수 확인된다. 윤 대통령의 기념 시계 중고 가격은 15만원 선에서 20만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는 평균 거래가가 5만원 선에 형성돼있었지만, 이후 점차 가격이 상승해 현재는 최대 4배에 달하는 가격까지 치솟은 것이다.
해당 시계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과 국화(國花)인 무궁화가 그려져 있으며, 시계 중앙 하단 부분에는 윤 대통령의 필체로 ‘윤석열’이 새겨져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시계 외에도 우표, 벽시계, 머그잔 등 윤 대통령의 다양한 굿즈들이 활발히 거래 중이다.
기념 시계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후 공개된 자필 편지가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결국 체포되긴 했지만 자필 편지 몇 장만으로도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윤 대통령 관련 상품들의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심리학 전문가는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반대 집회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이 결사항전하는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많이 보도된 것이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결집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이 같은 현상은 곧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와 관련된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심리 욕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자필 편지에서 “최근 청년들이 우리나라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주권자로서 권리와 책임의식을 갖게 된 것을 보고 있으면, 국가 위기 상황을 알리고 호소하길 잘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거대 야당이 국정을 마비시키고 수십 차례의 줄탄핵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전 대국민 담화 때와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이 같은 메시지가 효과를 거둔 듯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부쩍 상승했다는 각종 여론조사 지표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의견도 지난주 대비 찬성은 7%p 줄었고, 반대는 4%p 늘었다.
이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결과는 20~40대의 탄핵 찬성이 10%p 가까이 줄어든 점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온라인 중고 거래 구매력이 높은 20~40대들 사이에서 기념 시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해당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RDD)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은 16.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13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0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무선(97%)·유선(3%) 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5.7%,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지난주와 비교해 6.4%p 오른 40.8%로 집계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4일 국회서 열린 당 청년위원장 임명장 수여식 자리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에서 우리 당의 지지가 많이 높아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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