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개관 15주년 기념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

2025.01.16 14:35:07 호수 1514호

잊혀진 수집가를 되살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OCI미술관이 소장품 전시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을 준비했다. 개인 수집가 윤상의 존재와 의미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서 ‘윤상 수집 현대화가작품전 기념 서화첩’이 최초로 공개된다.



윤상은 6·25 전쟁 후 수집한 한국 현대회화 작품을 모아 1956년 7월21일부터 29일까지 9일간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화랑서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을 진행했다. 고희동, 이상범, 도상봉, 천경자,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 유명 한국 동서양 원로, 중진, 신진 화가 49명이 64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유일한 전시

‘윤상 서화첩’은 일종의 방명록이다. 출품 화가뿐만 아니라 당시 전시를 관람한 공예가, 서예가, 배우, 문학가, 영화감독,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104인이 서화첩에 다채롭고 생생한 기록을 남겼다. 현대미술사와 현대사 연구에 상당한 가치가 있는 사료로 평가받는다.

2010년 윤상 서화첩을 입수한 OCI미술관은 기록자의 이름, 생몰년, 직업, 이력 등 기초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한학자 하영휘 전 성균관대 교수의 탈초와 감수를 거쳐 이번 소장품전에 공개했다. 입수 이후 15년 만이다.

윤상 서화첩에 등장하는 인물 100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한국 동서양 화가들은 각자의 개성을 뽐내 윤상의 수염을 강조한 초상화를 비롯해 정물, 인물, 풍경 등 다채로운 축하 그림과 기록을 남겼다. 20여명은 생몰년과 직업, 이름 등이 확인되지 않아 지속적인 연구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다.


윤상 서화첩에는 1956년 전시에 출품된 작품 64점 중 7점의 신문 스크랩 사진이 남아 있다. 또 전시 리플릿 자료를 보면 장욱진의 ‘가족’과 유영국의 ‘도시’ 등 2점의 현존이 확인된다. 이번 전시에 최초로 공개되는 ‘도시’는 <윤상 전시 리플릿>의 33번 작품 유영국의 ‘都市’와 제목이 같다.

1956년 9일간 진행된 전시
‘서화첩’에 담긴 유명인사

OCI미술관 관계자는 “유영국은 자연 소재인 ‘산’을 주로 그린 추상화가로 잘 알려졌지만 ‘도시’를 통해 인공적인 풍경도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OCI미술관에서는 유영국의 추상화와 윤상 전시 출품 화가이자 윤상 서화첩에 기록을 남긴 이상범의 수묵화 ‘모운’을 비교 전시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당시 파격적인 전시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볼거리는 대한민국 사진계의 거장 임응식이 촬영한 예술가의 초상 사진이다. 임응식은 윤상 전시 출품 화가 49명 가운데 38명의 사진을 남겼다. 이 외에도 윤상 서화첩에 기록을 남긴 시인, 소설가, 음악가, 배우 등 17명의 예술가 사진 총 57점이 소개된다.

OCI미술관서 준비한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2부에서는 윤상 서화첩과 관련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이상범, 이응노, 김환기, 김기창, 변관식 등 한국 근현대 동서양 화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조선 전기인 1553년 동갑내기 문인 관료가 모여 60세 생일을 축하하고 그림과 시로 남긴 ‘성안공계축갑계좌목’이 최초로 공개된다.

연구 가치

이지현 OCI미술관장은 “잊혀질 뻔했던 수집가 윤상을 추억하게 해준 예술가의 작품과 기록서 영감을 받아 을사년 새해에는 갈등을 넘어 온기 가득한 변화의 시기로 뜻깊게 출발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월22일까지.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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