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대신 출석해 달라고 연락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건 당일이었던 지난 9일,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음주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으니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말한 녹취 파일을 확보했다. ‘음주 운전을 하다가’라는 녹취 파일이 확보된 만큼 음주 운전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호중은 이날 사고 전,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운전미숙이 아닌 음주 운전을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도 불거졌다. 택시와의 사고 직후 3시간 후, 매니저가 당시 김호중이 입고 있던 의상을 입고 경찰에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던 것이다. 하지만, 차량 조회 결과 해당 차량은 김호중의 차량이었고 사고 후 17시간 후인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에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당시 경찰은 김호중의 음주 여부를 측정했으나 이렇다 할 음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측정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5%로 동법 제44조에 따르면,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하고 있다.
이날 음주 운전 의혹에 대해 김호중 소속사인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 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고 유흥주점 방문 사실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했고, 귀가 후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 대표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대리 출석 녹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음주 운전 진위 논란은 곧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은 또 있다. 김호중의 차량에 달려 있는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스모킹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확보를 위해 경찰은 김호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정황상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우에 따라선 해당 매니저에겐 범인도피나 증거인멸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경찰 대리 출석에 대해 이 대표는 “사고 이후 김호중이 심각한 공황장애로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한 상태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사고 당사자가 김호중이라는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메모리카드를 먼저 제거했다.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소, 친척 형으로서 과잉보호하려다가 생긴 일”이라며 “현재 사건 관련자 모두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고 소속사는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주 운전 의혹에 대해 한 누리꾼은 “CCTV를 보면 음주 운전이 아니면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추돌했고, 음주가 아니었더라면 바로 현장서 내려서 처리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다른 누리꾼도 “음주 운전 아니면 운전 미숙일 텐데, 맨 정신으로 사고냈으면 도주가 얼마나 가중처벌받는지 모르진 않았을 것”이라며 “숨길 게 있으니 도망 갔을 것”이라고 동조했다.
이처럼 수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콘서트 강행 논란’도 일고 있다.
김호중은 오는 18~19일(경남 창원)과 내달 1~2일(경북 김천)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예정된 공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공황장애 있다는 사람이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콘서트를 여는지 궁금하다” “장애가 있으면 가수하지 말고 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술은 먹었지만, 음주는 아니다보다 더 세련됐다” 등 부정적 댓글이 쇄도 중이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의 한 도로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김호중의 사생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전 매니저와 갈등을 빚는 과정서 스폰서, 병역회피 의혹, 불법 도박 의혹 등 각종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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