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헛공약에 포장지만 바꿔서야 되겠나?

2024.04.08 08:38:05 호수 0호

지키지도 못한 군부대 이전 재탕
과거 종합대학·대학병원 유치도
어린이 전문병실 설치도 지켜지지 않아

국회의원 출마자는 선거 과정서 국민에게 위임받은 입법권, 국정감사권, 예결산 심의권을 중심으로 선거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과거 총선서 엉터리 공약에 대한 반성문부터 써도 모자랄 판국에 구색 갖추기에 급급한 재탕·삼탕 공약이나 ‘아니면 말고’식의 날림, 뻥튀기 공약, 재원 대책이 없는 뜬구름 공약이 판을 치고 있다.



보통은 잔치가 끝나게 되면 이내 청구서가 날아들게 마련이다. 돈 많이 드는 공약, 반시장적·반기업적 공약, 민생을 갉아먹는 공약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총선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필자가 사는 경기도 광주시갑 지역구 선거판에 관심을 두고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후보의 공약을 따져봤다.

소 후보는 8년 전, 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주민들에게 장밋빛 공약을 내걸었고 그 장밋빛 공약에 힘입어 당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재선 의원이 되는 데 성공했다.

그가 내걸었던 공약 중 주민들이 후보의 사탕발림 공약에 넘어갈 수 있었던 대표적인 공약은 4년제 종합대학 유치와 대학 종합병원-어린이 전문 병실 설치 등 주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공약이었다.

하지만 광주시 어디서도 4년제 종합대학과 대학 종합병원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어린이 전문 병실을 설치한 병원도 당연히 없다.


광주는 자연보전권역으로, 대학 유치를 위해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그는 4년제 종합대학과 대학 종합병원 유치 공약을 내세웠었다. 주민들 알기를 뭐로 아는지 아니면 말고 식의 전형적인 뻥 공약이다.

또, 지난 2020년 21대 총선서 내걸었던 송정동 군부대 외곽 이전 공약도 마찬가지다. 현재도 군부대는 4년 전 그대로 그곳에 버젓이 버티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이행할 생각도 없으면서 표 좀 얻겠다고 이번 22대 총선서 또 군부대를 이전하겠다고 공약한다.

도대체 뭘 어떻게 이전을 하겠다는 것인가? 광주시와 국방부, 행안부 등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져야 지킬 수 있는 공약인데 말이다. 지역개발 공약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된다. 이런 공약을 이행하려다가는 나라 재정이 감당될 리가 없다.

여튼 재원 조달 방안은 쏙 뺀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며 일단 표부터 얻고 보자는 식의 ‘뻥공약’은 이제 지양해야 마땅하다. 이는 저급한 ‘약장수 정치’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이제는 유권자의 냉철한 눈이 필요한 때다. 정권 안정이든 정권 심판이든 지역구 표심을 국정에 제대로 반영할 인물인지, 미래지향적인 시대정신 없이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후보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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