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경찰 비위 행위가 우려되는 이유

  • 이윤호 교수
2024.03.29 13:26:27 호수 1473호

공직자의 행동은 소속 기관의 업무수행 평가는 물론이고 국민의 신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경찰은 제복을 입고 법을 집행한다는 이유로 국가권력의 상징으로도 여겨지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경찰은 시민 인신의 자유까지 제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기에, 경찰관의 사적인 행동에 큰 의미가 부여되기 마련이다.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경찰관의 비위나 일탈 행위가 더욱 우려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요한 범죄학 법칙 중 하나가 범죄의 원인을 밝히고 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법률을 위반하는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할 뿐 아니라, 어떻게 경찰관의 비위나 일탈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적어도 경찰은 시민의 권리를 다른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목적을 가지기에, 그런 침해와 위반의 근원이 되지 않음으로써 그와 같은 진정성을 확인 및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곧 경찰관의 어떠한 일탈 행위도 경찰과 대중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임을 의미한다.

즉, 시민의 권리가 타인에 의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경찰관이 자신의 일탈 행위로 다른 시민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사인과 사인 간 권리침해보다 훨씬 더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경찰의 일탈 행위가 미치는 가장 보편적인 영향은 경찰의 진실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경찰의 진정성·진실성이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대한 대중으로부터의 평판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경찰의 윤리적 행위는 평판이 좋은 경찰의 활동에 대한 최고의 공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탈 행위는 사회의 윤리적 가치와 원리를 반영하는 윤리적 경찰관으로 구성되는 가치에 기초한 법 집행기관을 만드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스스로도 비윤리적이며 도덕적이지도 않고, 심지어 일탈과 비위 행위를 저지르면서 대중들에겐 그렇게 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이런 측면에서 경찰권의 약화와 공권력의 약화가 초래되고, 경찰과 경찰권의 정당성에도 의문을 갖게 하지 않을까?

경찰의 비위 및 일탈 행위는 경찰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경찰의 진실성이 결여되면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고,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소통을 방해하거나 어렵게 만든다. 경찰관의 비위와 일탈은 곧 대중으로 하여금 경찰관이 불편부당하고 도덕과 윤리성이 부족하다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경찰의 비위와 일탈은 지역사회가 경찰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잃게 만들기 때문에 경찰의 임무와 사명과 책임을 수행할 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경찰에 대한 존중 및 신뢰는 경찰의 효과성을 결정하는 경찰 활동의 핵심 관점인데, 이는 경찰이 대중의 신뢰와 진정성을 얻을 수 있도록 대중으로부터 기대되는 사회적 규범과 높은 윤리성, 도덕성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생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사회와 시민의 참여와 협조가 없다면 경찰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존재조차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당장 절대다수의 범죄사건이 피해자나 목격자의 신고로 인지하게 되고, 시민의 제보를 토대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는 사실은 지역사회와 시민의 참여와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경찰과 지역사회가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면 범죄 문제는 한층 심각해지고,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경찰과 지역사회의 소통의 부재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악순환의 회전문이 되는 것이다.


[이윤호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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