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설화는 못 참지” 장예찬·정봉주 잇단 구설수에 곤혹

2024.03.14 17:27:15 호수 0호

이해찬 “말 한마디가 큰 화…선거판세 영향”
지난 5일, 한동훈 “부적절 발언 주의해 달라”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4·10 총선 본선 무대서 뛰게 될 여야 후보들이 가려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등 일부 후보들의 과거 설화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3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서 “저를 비롯한 우리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 한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선대위원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권력은 언제나 국민으로부터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받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상임선대위원장은 선거 유세 도중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로 일부 누리꾼들이 사용하는 ‘2찍’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사과했던 바 있다.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도 “선거 때는 말 한마디가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참 많다. 가능한 문제가 될 말에 대해 유념하고 상대방 말에 대해서도 귀담아듣는 그런 자세로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여러 가지 선거 경험에 비춰보면 말 한마디로 선거 판세가 바뀌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 그런 점에서 보다 신중하게 선대위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거 설화 경력이 다수 있던 이해찬 전 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직 선임에 대한 적절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역시 과거 설화 이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앞서 이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리는 한강변에 아파트만 들어서서 단가 얼마 얼마라고 하는데,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된다”(2020년 7월24일, 세종시청 토크콘서트)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걸 걸 이 자리서 예의라고 하는 것이냐? 최소한 가릴 게 있고…나쁜 자식 같으니…”(2020년 7월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장례식장 앞에서 한 취재진의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라고 답했다.

또 같은 해 21대 총선을 앞둔 4월6일에는 민주당 부산시당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서 “제가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왜 이렇게 부산은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바 있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 경선서 현역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물리치고 본선에 올랐던 정봉주 후보는 7년 전인 2017년,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서 북한의 스키장 활용 방안을 언급하면서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라며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발언해 입길에 올랐다.

논란이 일자 자신의 SNS를 통해 “당자사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정 후보의 ‘당사자께 유선상 사과드렸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들불처럼 번졌다.

14일 오전, 정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 한번 나라를 지키다 사고를 당하신 두 분의 피해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는 2017년 7월4일 팟캐스트 ‘정봉주 TV’서 목함지뢰 사고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이런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며 “당분간 공개적인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활동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목함지뢰 사과 진위에 대해선 “발언 이후 목함지뢰 사고를 당한 아픔 경험이 있는 이종명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에게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렸다”면서도 “하지만 당시 사고를 당한 김정원 상사와 하재헌 전 하사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직접적인 사과는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목함지뢰 피해자였던 하재헌 예비역 중사는 “2017년 당시 우리 두 사람 모두 현역이었고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름만 인터넷서 검색해보면 어디서 근무 중인지 다 나왔었는데 왜 사과를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하 중사는 “우리와 접촉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김 상사와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는데 당시에 사과받은 적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 후보는 사과했다는데 정작 받은 사람은 없으니 둘 다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부산 수영구 공천장을 받아든 장예찬 후보도 과거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기는 매한가지다.

장 후보는 10년 전인 2014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는 글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2년에는 서울시민을 겨냥해 “공연장에 오고 문화센터에 다닌다고 교양이 있는 건 아니다.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으로 따지면 일본인 발톱의 때 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장 후보는 그해 11월28일에 “문화회관서 일할수록 보편적인 서울시민들의 교양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날마다 깨닫게 된다”고 적었다. 이어 “멀리 유럽까지 나갈 필요도 없다. 그렇게들 욕하고 비웃는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보자.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으로 따지면 일본인 발톱의 때 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며 서울시민들을 비하했다.

그러면서 “하긴, 나름 예술로 밥벌어먹는다는 양반들도 개차반인데, 밥만 먹여주면 금융 사기꾼도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국민들에게 뭘 바랄까?”라고 냉소하기도 했다.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2일, SNS를 통해 “제 과거 SNS 글 중에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고개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10년 전 26세 때고, 방송이나 정치를 하기 전이었지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조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시엔 치기어린 마음에 정치나 사회에 대한 의견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이은 설화에 주요 당직자와 공천이 확정된 후보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후보나 예비후보들은 우리 당의 얼굴이다. 잘못된 비유나 예시를 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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