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창업 트렌드> 가격이면 가격 품질이면 품질

2024.02.26 11:06:03 호수 1468호

다이소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국민가게다. 창업 초기에는 1000원숍이라는 별칭처럼 대부분의 상품을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했지만, 성장에 따라 점차 상품의 품질도 개선하면서 이제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난공불락의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다이소가 가격정책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오늘날 대기업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더 나은 수많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소싱 능력이 있었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민가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제 선진국 국민으로서 가격 하나만으로는 이끌리는 마음에 한계가 있다. 한두 번은 가격에만 만족할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외면하는 게 한국 소비자의 태도다.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려면 제품과 품질 경쟁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국민가게

이 같은 추세는 외식업 창업시장도 마찬가지다. 가성비만 내세우는 저가 전략은 지속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드시 맛과 품질이 뒷받침돼야만 저가의 장점을 오래도록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외식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맛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고 저가만 내세우면 초기에는 그런대로 성장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솥도시락’은 1993년 창업 시, 저가로 출발했다. 그 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 개발에 집중 투자해 지금은 가격은 물론 맛과 품질도 고객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동안 수많은 경쟁 브랜드가 저가를 내세워 등장했지만 한솥도시락의 품질에 대항할 수 없어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한솥도시락은 품질 개선을 위해 매월 신메뉴를 출시할 정도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국내산 김치 등 모든 식재료를 매우 엄중히 선정해서 각 가맹점에 공급해 주고 있다. 고객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부담 없고 친숙한 프리미엄 도시락’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창업 초기부터 고객 최우선주의 정책과 가맹점과 협력업체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창업주 이영덕 회장과 가맹본부 경영진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에는 가심비 높은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품질은 고급, 가격은 합리적’을 내세운 브랜드가 하나둘 태동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프리미엄 한돈구이 프랜차이즈 ‘고반식당’은 가심비 높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창업 8년 된 고반식당은 전국에 120여개 점포가 월평균 매출이 6000만원 선이 될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다. 품질 높은 돼지고기를 직원이 직접 구워 주는 최상급 서비스와 중간 가격대의 합리적 가격 정책이 주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돈 삼겹살, 목살 등 주 메뉴의 1인분(150g) 가격이 1만6000원 선이고, 김치와 채소, 나물, 된장, 소스 등 밑반찬을 국내산으로 다양하게 내놓으면서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고급 식당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 

가성비만 내세우는 저가 점포 저물고 
가심비 높은 중간 가격대 브랜드 성장

고반식당 관계자는 “직장인 회식과 중장년층 단체모임이 많고, 고급식당의 이미지 덕분에 가족 외식장소로도 인기가 많다”며 “품격 높은 식당으로 입소문 나 주말과 주중 고르게 매출이 오르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지훈 고반식당 대표는 “지난 8년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고기 및 식재료 품질관리를 해 온 것이 오늘의 성장 배경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고반의 의미대로 맛과 품질 관리를 통해서 고객에게 최상의 식단을 제공할 것이며, 부담 없이 흔쾌히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가격 정책 또한 중간 가격대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도 지역상권을 철저히 보장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점포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점포의 평균 매출을 더 끌어 올리는 데 회사의 역량을 쏟아부어 100년 가는 국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치옥’은 해남 묵은지 김치를 주 베이스로 하는 가심비 높은 한식당이다. 점심은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주 메뉴로 하고, 저녁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가성비와 가심비 높은 김치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등을 솥뚜껑 구이로 판매한다.

100%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며, 김치 원산지와 제조 일자를 매장에 공개하는 ‘김치 실명제’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최근 가성비 높은 신 메뉴도 출시했다. 어깨살과 삼겹살을 반반씩 섞어서 500g에 3만8000원, 700g에 4만8000원의 초저가로 판매하는데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치고 있다. 가심비에 가성비를 더하니 고객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옥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점포가 7개가 있는데, 최근 가맹점 창업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 올해 안에 50호점을 달성할 것 같다”며 “가맹점은 투자금 대비 수익성이 높은 지역 위주나, 점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임대료가 싼 2층 점포서도 장사가 잘되는 상권 위주로 입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고기도 가심비 높은 업종이 뜨고 있다. 최근 맛과 품질은 최고급이지만 가격은 중간 가격대의 소고기 전문점이 부상하고 있다. 

김치 실명제

서울 강남 신사역 주변에 있는 한우숯불구이 전문점 ‘명우’는 한우생등심 1인분(150g)에 3만7000원, 한우꽃등심 1인분은 4만2000원에 판매한다. 품질과 양은 고급 한우 고깃집에서 판매하는 1인분에 6만원대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숯불에 직원들이 구워 주는 컨셉으로 항상 고객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의 직원은 “코로나19에도 다른 한우 고깃집보다 매출이 좋았는데, 그 이유는 가격이 경쟁 점포에 비해서 20~30%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 대표는 최고급 한우를 저렴하게 소싱해서 고객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가심비를 내세운 합리적 가격대의 외식업은 극심한 장기 불황에도 거뜬히 견디면서 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외식업에도 중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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