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였던 허 의원은 이날 탈당으로 국민의힘 당적도 박탈돼 비례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허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인정해야 한다. 아닌 건 아닌 것”이라며 “새 비대위원장(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와서 윤색한다고 해도, 급하게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해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간단한 분들이 아니다. 비겁한 자들에겐 세상을 바꿀 기회, 결코 주지 않으실 것”이라며 “신당이 만고의 정답이라곤 말하지 않겠다. 명백히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고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이어 “그 길이 꽃길이어서 아닌, 가야할 길이고, 비겁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길이기에 가보려 한다”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우리 아이들에겐 정의가 승리한다는 역사를 물려줍시다’라는 대선후보 수락연설 발언을 소개했다.

허 의원은 “비겁하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증명해야 한다. 결국 원칙과 상식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도 “지긋지긋한 양당의 진흙탕 정치, 강성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는 정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인 정치를 누군가는 긑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신당은 단호히 거부하겠다.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협박 정치를 이젠 끝내겠다. 신당이 지켜야 할 두 글자는 바로 ‘자유’다. 반공으로, 기업활동의 자유를 넘어, 이젠 국민의 사회문화적 자유가 곧 시대정신”이라며 “국민 표현의 자유가 넓어지고 몰상식한 방식으로 서로를 검열하지 않는 세상, 우리에게도 그런 세상을 꿈꿀 수 있는 진정한 자유주의 정당이 하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가, 문화가 곧 민생이다. 개혁신당은 국민의 일상을 관통하는 진짜 민생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면할 것이다. 거침없이 자유의 나라를 꿈꾸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어 “꼭 말씀드려야 할 분들이 있다. 2년 가까이 활동했던 동대문구 주민들이다. 제 탈당 때문에 앞으로 당신들이 겪을 고초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정치의 미래를 고민해주신 분들이다. 또 그동안 좌충우돌하는 의원과 함께해준 보좌진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감사 인사했다.

아울러 “지금 그 무엇도 바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당당하게 성역에 맞서는, 비겁하지 않은 정치인 허은아가 되겠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왔던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거침없이 꿈꾸겠다”고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허 의원도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 친이준석계였던 ‘천아용인’(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허은아 의원‧김용태 전 최고위원‧이기인 경기도의원) 중 김 전 최고위원만 당에 잔류하기로 했고 나머지 3인방은 이준석 신당인 가칭 개혁신당으로 보금자리를 틀게 됐다.

앞서 허 의원은 ‘이중당적’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국회법상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 시 의원직이 자동 박탈되는데 개혁신당에 합류하게 될 경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2개의 당적을 갖게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탈당으로 해당 논란은 없던 일이 됐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도 함께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신당 준비 절차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부터 온라인 당원 가입이 시작됐고 링크 공개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미 수천명가량 분들의 가입을 확인했다”며 “당원 가입 속도도 빠르고 중앙당 설립 요건도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합류 인사에 대해선 “가장 최고의 예우 형태로, 본인들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당을 가리지 않고 현역 의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보수 정당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일수록 최근 현상에 대해 자괴감을 많이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이삭줍기하는 거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엔 “그분들의 잘못이 아닌 뭔가 상황이 잘못돼 훌륭한 자원들이 상처받는 상황이 오히려 안타깝다고 생각해 그런 마음까지 보듬어 새로운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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