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주택, 대관식만 남은 승계 작업 현주소

2023.09.14 13:06:14 호수 1444호

일찌감치 쫙 깔린 로열로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금강주택 오너 일가가 어느 시점에 지분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에서 방점을 찍는 일만 남은 모양새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금강주택은 창업주인 김충재 회장이 1982년 설립한 중견건설사다. 주택건설 및 분양, 산업단지 조성공사 등 건축·토목 사업을 영위하며, 아파트 브랜드 ‘금강팬테리움’을 보유하고 있다.

손꼽히는
중견건설사

금강주택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이 무렵 시공능력평가순위를 100위 안으로 끌어올린 금강주택은 2016년(47위) 이후 꾸준히 30~4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손꼽히는 중견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18년 37위 ▲2019년 40위 ▲2020년 37위 ▲2021년 36위 ▲지난해 36위 ▲올해 39위 등이었다.

㈜한양, 라인건설, 효성중공업 등과 엇비슷한 위상이다.

대외 위상과 함께 매출도 크게 올랐다. 2014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에 머물렀던 금강주택의 연결기준 매출은 불과 3년 만에 8580억원으로 치솟았고, 2021년에는 매출 1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1866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에는 수익성이 다소 나빠졌다. 금강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491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조307억원) 대비 1.7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1% 감소한 1640억원에 그쳤다.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전년 1337억원에 비해 28.7% 줄어든 9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이자비용이 전년(236억원) 대비 68.7% 증가한 398억원으로 확대된 여파였다.

금강주택의 고공행진을 이끈 김 회장은 2021년 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금강주택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김 회장이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이후 관련 업계에서는 금강주택이 어느 시점에 승계 작업에 또 한 번 속도를 낼지 주목해왔다.

일단 김 회장 슬하의 1남2녀 가운데 장남 김태우 부회장이 부친의 자리를 넘겨받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강주택은 2016년까지만 해도 지배구조를 속단하기 힘들었다. 김 회장 이외에도 이한오씨와 최치봉씨가 각각 지분 45.7%, 7.33%를 보유했던 이유로, 승계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탄탄한 30위권 대외 위상
밑그림 완성된 승계 작업

주주구성은 2017년을 기점으로 크게 바뀌었다. 이 무렵 김 회장은 금강주택 지분을 모두 매입했고, 김 부회장을 축으로 하는 승계 절차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활용된 방식이 금강주택과 금강비스타의 합병이었다.

금강주택은 2018년 11월 금강비스타를 흡수합병했다. 2004년 설립된 금강비스타는 시행사업을 영위하던 법인이었는데, 금강주택의 금강비스타 합병은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인상이 짙었다.

금강비스타는 합병 이전까지만 해도 김 회장이 지분 60%, 김 부회장이 나머지 지분 40%를 갖고 있는 가족회사였다. 금강주택에 금강비스타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김 부회장이 보유한 금강비스타 주식은 금강주택 주식으로 전환됐다.

그 결과 김 부회장은 지분율 23.02%로 최대주주인 김 회장(지분율 76.98%)에 이어 금강주택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이 무렵 김 회장과 김 부회장으로 재편된 금강주택 지분구조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금강주택이 금강비스타를 합병한 직후 김 회장의 두 딸인 김동우씨와 김태연씨는 사실상 승계 구도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금강주택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고, 대신 펜티리움건설과 하이아트개발, 하이아트이앤씨 등의 지분을 각각 10%씩 나눠 가졌다.

현재 김 부회장에게는 부친이 보유한 금강주택 지분을 흡수하는 일만 남은 상황이다. 비상장사인 금강주택은 주식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힘들지만, 금강주택이 수익성 지표와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지분 흡수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현금 유출이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이 승계 재원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금배당이다. 금강주택은 최근 3년 사이 ▲2020년 60억원 ▲2021년 300억원 ▲지난해 150억원 등 총 510억원을 현금배당했고,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김 회장과 김 부회장에게 전액 귀속됐다.

남겨진
과제

계열회사인 하이아트 역시 한동안 현금배당에 동참한 전례가 있다. 시행사업을 영위하는 하이아트는 2016년 70억원, 2017년 110억원, 2018년 22억원, 2019년 50억원 등을 현금배당했고, 하이아트 지분을 각각 50%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과 김 부회장에게 배당금이 전액 귀속됐다.

다만 하이아트는 2020년부터는 현금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재무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악화되면서 배당을 집행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이아트 총자산은 4358억원이고, 이 가운데 총자본은 39억원에 그친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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