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키우는’ GS그룹 승계기지 실체

2023.07.13 18:05:08 호수 1435호

대세 뒤흔들 다크호스 등장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차기 GS그룹 총수 후보군에 한동안 잊힌 이름이 모습을 호명되고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혈통에도 그간 주류에서 벗어난 듯 보였기에 화제성이 한층 부각되는 양상이다. 다만 지주사 보유 주식을 늘리기 작업의 속뜻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GS그룹은 허씨 집안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집단 경영 체제를 운영 중이며, 특히 ‘수’자 돌림을 쓰는 오너 3세들을 축으로 의사 결정구조가 갖춰진 상태다. 현재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는 GS그룹 오너 3세는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허창수 GS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등이 있다.

변수

다수의 집안 구성원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것만큼이나, 지주사(㈜GS) 지분도 쪼개져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GS 주식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은 총 48명에 달한다. 이들 가운데 허용수 사장(5.26%), 허창수 회장(4.75%), 허광수 회장(2.19%), 허경수 회장(1.96%), 허남각 회장(2.12%) 등 오너 3세들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일각에서는 허태수 회장을 잇는 GS그룹의 차기 총수 자리를 오너 4세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이 경우 유력한 총수 후보로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광수 회장의 차남인 허서홍 ㈜GS 부사장 등이 꼽힌다.

1969년생인 허세홍 사장은 GS칼텍스를 이끌며 경영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윤홍 사장(1979년생)과 허서홍 부사장(1977년생)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지만, 일찌감치 실무를 익히며 경험을 쌓았다. 


다만 최근에는 허남각 회장의 장남인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에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허준홍 사장은 허만정 창업주의 장남인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이 조부고, 부친인 허남각 회장은 허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오너 4세 전권 이양 초읽기
한직서 힘 키워 대권 도전

남부러울 것 없는 정통성을 갖췄음에도 정작 허준홍 사장은 차기 총수 후보에서 한발 떨어져 있었다. 2019년 말 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를 떠나 삼양통상으로 자리를 옮긴 것과 부친의 지주사 주식 매도가 맞물린 탓이었다.

특히 허남각 회장이 지난해 ㈜GS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결정은, 허준홍 사장이 삼양통상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비춰졌다. 

그러나 최근 허준홍 사장이 지주사 주식을 늘리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되는 모양새다. 허준홍 사장은 지난 4월 말부터 지난 5월 초까지 4거래일에 걸쳐 ㈜GS 주식 12만7000주를 총 49억8294만원에 매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28일부터 지난 1월9일 사이에도 ㈜GS 주식 15만주를 64억9441만원에 사들였다.

지난해 12월28일부터 지난 5월4일까지 총 27만7000주를 매입하는 데 투입한 금액은 약 114억원이다.

그 결과 2021년까지만 해도 2.85%에 불과했던 허준홍 사장의 ㈜GS 지분율은 지난달 말 기준 3.09%로 상승했다. ㈜GS 지분을 3% 이상 보유한 특수관계인은 허준홍 사장을 비롯해 허용수 사장과 허창수 회장 등 3명에 국한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허준홍 사장이 그룹 총수직을 예의주시하는 게 아니라, 삼양통상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삼

양통상은 카시트 가죽, 핸드백 등의 피혁 원단을 제조해 현대·기아차 등에 납품한다. 공정거래법상 GS그룹에 속하지만, 지주사인 ㈜GS는 삼양통상 지분율 전혀 보유하지 않은 상태다. 허남각·허준홍 부자의 계열분리 의지에 따라 독자 경영을 충분히 노려봄직하다. 

삼양통상은 허준홍 사장이 다소 늦게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승계 작업이 더디게 진행됐던 양상이었다. 게다가 허남각 회장이 고령에도 경영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허준홍 사장은 지난해 2월에서야 대표에 올랐고, 현재 삼양통상은 허남각 회장과 허준홍 사장으로 꾸려진 각자 대표체제로 꾸려져 있다.


속내는?

허준홍 사장이 부친으로부터 삼양통상을 넘겨받는 일에 집중한다면, 이제 남은 숙제는 지분 승계 정도다. 허남각 회장은 18%대였던 지분율이 2009년 20%로 오른 이후 보유주식수 변동이 없었다. 

반면 허준홍 사장은 이 기간 지분율이 12.83%에서 25%로 올랐다. 늘어난 지분은 허남각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사들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차례 장내매수를 하면서 지분율을 2%가량 높였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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