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국회” “일 좀 하자”던 여야, 결국 개점휴업 중

2023.01.27 11:53:12 호수 0호

‘맹탕’ 1월 임시국회 논란 속 2월에 민생법안 처리?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월 임시국회 소집의 명분으로 삼은 민생은 명분이었을 뿐 이재명 방탄 국회를 위한 것이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서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에 그만 열 올리고 제발 일 좀 하자”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라 정의당 수석대변인이 어제 내놓은 하소연”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25일,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지키기에만 열을 올리고(있습니다.) 이제 그만 일 좀 합시다”라는 논평을 내놨다.

이번 1월 임시회는 지난 6일, 민주당 단독으로 소집돼 내달 1일까지가 기한으로 오는 30일에 한 차례 본회의가 예정돼있다. 임시국회 개시 후 2주가 넘어가고 있지만 가스요금 인상,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 등의 현안을 두고 정쟁에만 매몰된 형국이다.

문제는 민생법안들로 꼽히는 안전운임제, 추가연장근로제, 노란봉투법,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안건들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민주당은 임시회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소집 사유로 ▲일몰법 등 긴급한 민생법안 처리 ▲북한 무인기 사태 등 안보위기에 대한 긴급 현안 질문 및 결의문 채택 ▲민생경제 위기 상황과 관련한 긴급 현안 질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 등을 들었다.

이 중 처리된 것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채택 한 건 뿐으로 나머지 안건들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에 관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최종 관문’으로 통하는 국회 법사위원회(위원장 김도읍, 국민의힘)에 계류 중으로 단 한 번도 논의되지 않았다. 여야 이견 차이가 큰 탓에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중이다.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경우는 아예 소관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됐지만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다.

이외에도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들의 과도한 손해배생 청구를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노란봉투법’도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 등 쟁점 법안들도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본회의 소집 권한이 있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8박10일 일정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순방을 다녀왔으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가 일각에선 1월 임시국회는 본회의 한 번 열고서 종료되지 않겠느냐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이제 일 좀 합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민생의 고단함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이재명 방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1월 임시국회가 보름 넘도록 공전하고 있다. 본회의는커녕 쟁점 법안에 대한 논의를 위한 상임위조차 소집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9개월 가까이 지났건만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여전히 민주당에 발목 잡혀 있고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 역시 추가적인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민생의 고단함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이재명 방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며 “지난 10일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의혹 수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성남지청에 출석하던 날, 민주당 의원 50여명은 모든 걸 팽개치고 그를 따라나섰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오는 28일에도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나갈 예정인데 이처럼 당 대표의 리스크가 가시화되는 시기에 맞춰 1월 임시국회를 열어둔 것은 결국 ‘이재명 방탄’이 목적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월 임시국회 전망을 묻는 취재진에게 “본회의 일정과 2월 임시국회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민주당과 논의 중”이라며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1월 임시국회서 본회의는 오는 30일 한 차례 열릴 예정이며 민생법안 처리도 난망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개점휴업 논란’에 민주당은 정부와 국민의힘 탓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는 1월 임시국회서 성과를 내야 하는데 당권경쟁에만 매몰된 정부·집권여당 때문에 진척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장 법사위를 열어 민생법안을 하나라도 더 처리하고 외교·안보 참사의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한 국방위·운영위를 열어야 한다”며 개점휴업의 책임을 정부·여당으로 돌렸다.

여야는 지난 26일, 1월 임시국회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 물리적으로 민생법안 처리가 어렵다고 보고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내달 2일부터 28일까지 임시국회를 열고 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kangjoomo@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