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일요시사> 단독보도 퍼레이드

2022.12.27 15:18:04 호수 1407호

나오지 않은 내용까지 깊숙하게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022년이 끝나간다. 코로나19 이슈가 끝나자 개인과 집단 간 만남이 증가했다. 안타깝게도 범죄율도 증가했다. 특히 마약과 성폭력 사건이 끊이질 않았다. 두 달 전인 10월29일 핼러윈 데이 기간에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사가 벌어지면서 국민 대부분이 우울감에 빠졌다.



<일요시사>는 마약·성폭력 사건 외에도 기획취재를 통해 타 언론에서 조명받지 못한 사건들을 보도해왔다. ‘법의학으로 본 죽음의 격차’가 대표적이다. 최근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서도 <일요시사>는 타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기사들을 전달하기도 했다.

마리아수녀회

마리아수녀회 사건은 주류 언론에서도 후속 취재에 나섰었다. 아동보육시설을 운영했던 재단법인 마리아수녀회의 아동학대 의혹을 상세하게 보도했고 끝내 마리아수녀회는 국내에서 진행했던 모든 아동복지사업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의혹을 인정했다.

1964년 창설 이후 58년 만인 만큼 당시 파장은 정치권에서도 언급될 정도였다. 당초 <일요시사> 첫 보도 당시 마리아수녀회는 아동학대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마리아수녀회는 “자식이 부모에게 돌을 던지려는 감정을 부추기며 오히려 예리한 칼을 쥐어주는 그릇된 조력자들을 향해 법적 대응하겠다”며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했던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그리고 지금 꿈나무마을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위해 거짓 제보로 인한 어떠한 오해나 편견, 상처들이 증폭되는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몇 년 전부터 여러 차례 기회를 주었음에도 귀담아듣지 않아서 더 큰 아픔과 상처를 드려 너무나도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그 시기를 놓친 저희의 과오로 분노하고 힘들어하시는 우리의 동문 열매님들께 다시 한번 사죄의 말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성남시 협약

<일요시사>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 중 하나인 성남시 의혹도 보도한 바 있다. 성남시와 네이버·사단법인 희망살림·성남FC 간 4자 협약을 둘러싼 의혹을 꼼꼼하게 살피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사건을 맡은 분당경찰서가 고발 3년여 만에 증거불충분에 의한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시키는 과정에서 박은정 전 성남지청장이 박하영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의 보완수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무렵 6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한 돈의 성격이 무엇이냐가 쟁점이다.

네이버 40억원, 두산건설 42억원, 농협 36억원, 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 등 6개사가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시기 인근에 성남시가 인허가 및 토지 용도 변경 등 이들의 민원을 해결해준 대목에서 의혹이 불거졌다.

조명 받지못해 묻혀가는 사건 수개월 취재
마리아수녀회 아동학대 메이저도 후속으로

6개사는 ▲차병원-분당경찰서 부지 선정 ▲네이버-제2사옥(정자동) 신축 ▲농협-성남시 금고 지정 ▲두산건설-정자동 부지 용도 변경 ▲알파돔시티-신축공사 ▲현대백화점-신축공사 등 성남FC에 돈을 후원한 후 바라던 바를 얻어냈다. 이 부분을 두고 6개사가 후원한 돈의 성격이 이 후보에 대한 뇌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 호텔 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과 갑질을 한 사건이었다. 20분이 넘는 녹취 속 A 회장은 지속적으로 폭언·욕설을 일삼았다. 각각 다른 시점·사안의 전화 통화에서 수위 높은 욕설이 반복됐다.

“다 똑같은 ✕끼들이야 니네들. 한 놈이 잡고 체크를 해야 하는데 ✕신 쭉정이 같은 놈들만 있으니 어떡하냐 대체…(중략)야 이 ✕✕놈아, 알아서 O반장 ✕치고 해야 할 거 아냐 ✕✕끼야.”


안하무인 회장님

“아 ✕✕✕ 말고 오늘 들어오라고 해서 ✕✕놈 결정내라 그래. 이 ✕✕놈들 ✕같은 ✕끼들 사람을 X으로 보나…(중략) 너도 ✕신같은 ✕끼야 한 번 얘기하면 ✕✕놈아 좀 들어.”

직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A 회장은 평소에도 상습적으로 폭언·욕설을 했다. 전화뿐만 아니라 대면 업무보고, 회의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요시사>는 호텔 측에 관련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호텔 및 A 회장 측은 수차례 연락에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 결국 A 회장 측은 연락을 아예 피하기 시작했다.

황하나 미스터리

2019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린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는 <일요시사> 단독 보도 이후 구속 기소돼 감옥살이를 했다. <일요시사>는 지난해에도 황하나와 수도권 마약 공급총책 ‘바티칸 킹덤’ 이모씨와의 관계를 보도하기도 했다.

<일요시사> 소속 기자의 취재원이자 ‘황하나 마약 사건’ 제보자 C씨는 지난 4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황하나와 깊은 친분을 쌓진 않았으나 녹취와 영상 등을 갖고 있던 핵심 제보자였다.

그는 세상을 떠난 황하나의 남편 오모씨와도 친구 관계였다. 오씨와 C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죽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이구동성을 했었다. 황하나와 바티칸 킹덤의 관계 및 마약 유통 과정은 C씨가 죽기 전에 드러났다.

<일요시사>는 C씨의 극단적 선택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도 마약 공급 계획을 짜고 투약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마약왕’ 박왕열

바티칸 킹덤의 상위 공급책인 박왕열은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유명했다. 그는 동남아 3대 마약왕이라고 불리며 매년 동남아시아로부터 수십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국내로 공급했다.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범인이기도 한 박왕열은 현재 필리핀 마닐라 외곽 문틴루파에 위치한 뉴빌리비드 교도소(NBP)에 수감돼있다. NBP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에 위치하며 수감자의 43%가 살인 및 신체적 상해 관련 범죄자들이 수감돼있는 교도소다.

황하나 마약 투약 타 언론과 차별성
탐사, 국과수·법의학계 중대한 역할

<일요시사>는 박왕열과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 NBP를 찾아 접견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NBP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박왕열은 교도소에서 거물급으로 분류된다. 지금도 여전히 로비하고 마약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접견 요청은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왕열은)차라리 한국에 가고 싶어 한다. (박왕열에게 직접)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데려가라, 한국에서 처벌을 받고 싶어 한다고 전해 들었다”고 알렸다.

반도체 노예들

<일요시사>는 중국에서 근무 중인 한 대기업 반도체 담당 직원들의 상황을 전한 바 있다. 삼성에 이은 대기업이지만 중국의 봉쇄정책으로 인해 “방도가 없다”며 직원들을 외면하는 회사의 행태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당시 중국 우시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한국인 50%, 중국인 50%로 구성됐다.

중국인은 중국 법인 소속이며, 한국인은 한국 법인 소속으로 파견자 직책이다.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한국 직원들이다. 파견된 직원은 대부분 20~30대로 어림잡아 500명 정도였다.

해밀톤의 비밀

10월29일 핼러윈 데이 기간 벌어져서는 안 될 참사가 발생했다.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여전히 윗선을 향한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진척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날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해당 골목길 옆 해밀톤 호텔에는 지하철 이태원역 입구 앞으로 이어지는 지하통로가 있었다. 호텔 직원을 포함한 술집 가드들은 해당 통로를 안내하지 않았고 오히려 손님을 안내하며 영업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실제 일부 술집은 사건이 발생한 당일 밤 10시30분을 넘어 새벽 2시까지 영업하기도 했다.

죽음의 격차

변고로 사망한 고인의 첫 번째 조문객이자 마지막 관찰자인 법의학자들은 많은 일을 해왔다. 한국 법의학계에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을 뽑을 때 ▲대구 지하철 참사(2003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노숙인 오인 사건(2014년) ▲충북 증평 사건(2016년)은 빠지지 않는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대외적으로 한국 법의학의 수준을 알렸다는 점에서, 뒤의 두 사건은 현행 검시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손꼽힌다.

<일요시사>는 국과수 서울연구소에서 6년1개월, 2223일 동안 진행한 현장검안 출동장부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기간 동안 국과수 법의관은 총 1만279건의 현장에 출동했다. 하루 평균 4.6건 꼴이다. 지역별로 강서 3094건, 양천 2352건, 구로 2463건 등의 변사사건이 일어났다.

한 달 평균 각각 42건, 32건, 34건이다. 부천은 원미·소사·오정으로 구분했고 2370건으로 집계됐다. 부천은 2016년 원미·소사·오정구 등 3개 일반구를 폐지하고 36개 일반동, 10개 책임동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했다.

10개 책임동은 원미1동·심곡2동·중동·중4동·상2동(이상 원미구), 심곡본동·소사본동·괴안동(이상 소사구), 성곡동·오정동(이상 오정구) 등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3월부터) 803건, 2016년 1121건, 2017년 1197건, 2018년 1992건, 2019년 2122건, 2020년 2337건, 지난해(3월까지) 707건으로 나타났다.

2018년 2월부터 부천이 포함되면서 2018~2020년에 검안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현장검안을 진행한 전 지역에서 남성 사망자가 여성 사망자에 비해 많은 경향을 보였다. 전체 건수로 따지면 남성(6664건)이 여성(3605건)보다 1.8배 더 사망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사망자 31만7680명 가운데 남성은 17만1967명, 여성은 14만5713명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보다 1.1배 많다.

변사사건에서 남녀 간 차이가 전체 평균보다 크게 벌어진 것이다.

대한법의학회 학회지에 게재된 ‘2015년도 서울과학수사연구소 검안사례들에 대한 통계분석’ 논문에 따르면 사인불명인 경우에도 부검률은 40%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사인 규명을 위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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