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순방보다 언론·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

2022.11.11 10:52:02 호수 0호

아세안·G20 정상회의 대통령 전용기 MBC 탑승 배제 지적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 중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에 대해 “(해외)순방보다 더 중요한 국익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 헌법 21조 1항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순방은 국익 때문’이라는 말은 당연한 말이다. 대통령 등 모든 공직자는 공익, 국익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자유라는 헌법 가치를 대통령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 아니냐. ‘자유란 듣기 싫어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권리’라고 조지 오웰은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해온 헌법 가치가 바로 자유 아닌가. 자유 중 표현의 자유는 으뜸의 자유”라고도 했다.

MBC의 해외순방 당시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 자막 보도에 대해선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보도가 진실의 왜곡이라면, 이미 고발된 사건이니 검경 수사에 따라 MBC에 법적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이라며 “자유의 본질과 정의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9일), 대통령실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회의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관련 질의를 받고 “대통령이 많은 국민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건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들에게도 외교, 안보 이슈에 대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온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달라”고 부연했다.

MBC는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 활동을 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언론사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는 군사독재 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은 긴급 성명을 통해 “지난 순방의 비속어 파문과 10·29 참사 대응 등 각종 국정 난맥상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저열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령이라는 공적 인물의 공적 책무 이행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감시는 민주주의 기본”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개인 사유재산을 쓰라고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착각하는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취재와 관련해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대통령실의 결정이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판단한다”며 “언론이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하는 것은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공적 활동을 취재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의 이번 결정은 이런 언론의 기본적인 활동을 제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조치라고 판단한다”며 “이런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경향신문> 취재진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지 않고 민항기를 이용해 윤 대통령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및 G20 정상회의 등을 취재하고 보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겨레>도 “윤석열 대통령의 11~16일 동남아시아 순방 취재에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언론을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전용기는 정부 예산으로 운용되는 공적인 자산이며, 대통령실의 선택에 따라 차별적으로 접근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공간”이라며 “전용기에 동승하는 언론사 취재진도 전용기 이용 비용을 각자 분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겨레> 취재진은 민항기로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윤 대통령의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취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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