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몬스, 밑그림 완성된 승계 퍼즐

2022.08.25 15:31:26 호수 1389호

초고속 승진 열차 탑승한 황태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가구업체 에몬스가 2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오너의 장남에게 힘이 실리는 형국. 이참에 과거 세대와의 단절을 통해 조직을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명확해진 양상이다.



에몬스가구는 김경수 회장이 1979년 설립한 목화가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97년 현재의 상호로 간판을 바꿨고, 가정용 목재가구 및 사무용가구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상태다. 창업주인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활약 중인 가운데 최근 김 회장의 장남인 김승곤 총괄사장의 경영상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물갈이

에몬스가구는 2012년 5월 에몬스홈을 설립하고 온라인 유통망 확보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당시 에몬스홈은 가구 유통업을 영위했는데, 이 무렵 김 총괄부장은 에몬스홈 대표이사로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 과정을 밟았다.

이후 김 총괄부장은 에몬스가구로 자리를 옮겨 사업본부장을 맡았고, 2020년부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당해 전무이사로 승진했고, 이듬해 부사장을 거쳐 올해 초에는 총괄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어느 시점에서 에몬스가구가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게 될지 궁금증이 커지는 분위기다. 현 시점에서는 완전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려면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여전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데다, 별다른 지분 승계 움직임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김 회장은 에몬스가구 지분 87%를 보유 중인 반면, 김 총괄사장의 지분은 전혀 없다. 나머지 13%는 자기주식이다. 

그럼에도 최근 에몬스가구가 김 총괄사장을 중심으로 조직 재편성이 본격화된 건 분명해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에몬스가구에 몸담았던 기존 임원 다수가 줄줄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에몬스가구는 김 총괄사장의 위상이 강화된 이후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에몬스가구는 지난 5월 새 CI를 공개하며 종합가구기업에서 공간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리브랜딩을 진두지휘한 김 총괄사장이 김 회장을 대신해 회사의 얼굴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판 깔렸는데…성과 언제?
뭔가 보여줘야 할 시점

실제로 김 총괄사장은 “43년간 지켜온 최상의 품질과 감각적인 디자인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롭게 도약하고자 한다”며 “CI 교체를 시작으로 트렌디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김 총괄사장 체제가 뿌리내리려면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전임 조성제 사장 체제에서 에몬스가구는 점진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2년 957억원이던 에몬스가구의 매출이 2018년 2008억원으로 불어난 게 대표적이다.

공교롭게도 조 전 사장이 경영에서 물러나고, 김 총괄사장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점부터 에몬스가구는 매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019년 1699억원으로 주저앉은 데 이어 2020년 1530억원, 지난해 1399억원 등 최근 3년간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B2B에 치중된 사업구조가 악재로 작용했다. 아파트 분양과 연계된 특판 영업에 대형 가구업체들이 줄줄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매출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건설·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주택매매거래량 감소, 원부자재 가격·물류비 급등 등이 매출 축소와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공적 언제쯤?

이런 가운데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는 다소 높아진 상황이다. 2019년 182억원이었던 에몬스가구의 총차입금은 이듬해 176억원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247억원으로 다시 확대된 상태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24.6% ▲2020년 22.8% ▲지난해 30.5% 등이었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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