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준석’ 국민의힘 다음 실세 해부

2022.05.30 10:45:53 호수 1377호

예상대로 안·홍 2파전?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세력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실세로 자리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다음 실세가 여럿 거론된다. 보수정당에서 대통령이 탄생했음에도 여전히 계파가 여러 개로 갈라져 있는 탓이다.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인 당권 잡기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석 대표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1년 넘게 당권을 쥐고 있지만 그 역시 당내 기반이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 대표는 당원들의 지지가 아니라 국민의 지지로 자리에 앉았다. 지방선거는 이 대표의 두 번째 시험대다.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갈라치기 책임론이 불거졌던 바 있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다음 주자?

문제는 이 대표를 향한 민심도 싸늘하게 식어가는 중이라는 점이다. 성상납 의혹 사건은 향후 이 대표의 행보까지 발목 잡을 수 있는 사안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신속히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책임론이 불거진다면 이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당권을 쥐고 있는 이 대표가 흔들릴 경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곧바로 세 싸움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잡으려 하는 인물은 대표적으로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로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20대 대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지만 각각 보궐선거 출마 및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당권 잡기 신호탄을 일찌감치 쏴 올렸다. 벌써부터 세력을 다지겠다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안 전 위원장의 경우 당 대표 도전이 가장 당연하게 점쳐지는 인물 중 하나다. 굵직한 선거에 끊임없이 나왔지만 존재감을 점차 잃어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안 전 위원장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했다. 이런 탓에 안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통해 자신의 다음 살 길을 찾아 나섰다. 

이 대표 두 번째 시험대
승리 시 이대로 굳히기?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먹혀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인수위원장에 안 전 위원장을 앉혔고,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직접 바이든 대통령에게 첫 번째로 소개시켰다. 안 전 위원장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셈이다. 

본인 역시 인수위원장을 마무리하자마자 6·1 보궐선거 성남시 분당갑 지역에 출마했다. 원내로 진입을 통해 당권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챙기는 모습과는 다르게 국민의힘 내에서는 안 전 위원장 견제 세력이 가득하다. 

당장 이 대표가 안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 나섰다. 분당갑 출마부터 시작해 차기 당권에 도전한다는 말이 나오자 이 대표는 “꽃가마를 태울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위원장은 당내 세력도 거의 없는 편이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민의당에 소속됐던 인물 중 공천을 받은 인물은 안 전 위원장이 유일하다. 과거 보수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던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의당 출신 중에서도 안 전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물은 2명에 불과하다.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힘에 소속돼있지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찬성으로 당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이런 탓에 안 전 위원장이 세를 잡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안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 당권을 잡는 데 실패한다면 더 이상 정치인으로서의 효용성을 발휘하기란 힘들 수 있다. 단일화 효과는 대선이 끝남과 동시에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홍 후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해당 여파는 홍 후보의 일부 세력이 윤 대통령을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한동안 잠행을 이어가던 그는 대구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졌다. 차기 대구에서 자신의 행정력 입증을 통해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대구를 통해 자신만의 세력을 꾸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청년층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상황에서 당원의 마음을 이끌어낸다면 국민의힘 내에서 홍 후보의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핵관 세력 당권 쉽지 않아 
인지도 높지만 지지세 약해

그러나 홍 후보 역시 안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당내 지지 기반이 부족하다. 당원의 마음을 얻는다고 해도 당내 기반 세력을 만들지 못한다면 홍 후보 역시 실세로 등극하기에는 힘들다. 이런 여파는 대권을 노리는 홍 후보 입장에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두 인물 모두 차기 국민의힘 실세를 노리고 있지만 당내 기반 세력을 쌓아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여기에 윤핵관 세력까지 세 싸움에 뛰어든다면 내홍이 발생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윤핵관 세력 역시 당권을 잡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대선에서 승리하면 보통 지지 기반 세력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윤 대통령 역시 당내 정치적 지지기반이 약한 축에 속한다. 게다가 완벽히 보수를 대표하는 얼굴도 아니다. 윤핵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당내 주류가 됐지만 윤 대통령을 향한 여론이 악화된다면 윤핵관의 입지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당내에서는 윤핵관 세력 역시 견제 대상으로 여긴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 내 내홍이 불가피해 보이는 대목이다. 차기 권력을 노리는 인물만 많다. 

이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은 벌써부터 자신의 다음 주자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염두에 뒀다. 정치 팬덤까지 생성되며 한 장관에 대한 여론은 아직까진 긍정적인 편이다. 민주당의 ‘소통령 공격’에도 한 장관의 몸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다음 주자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정부가 순항한다면 한 장관이 자연스레 정치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윤정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을 경우 한 장관의 등판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는 까닭이다. 


새 인물 필요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위원장과 홍 후보는 정치적 이미지가 새롭지 않다”며 “당내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실세로 등극한다고 해도 잦은 충돌에 부딪칠 것”이라며 “당내 대세가 되기 위해서는 두 인물 모두 당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