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자투리땅' 김세은

2022.03.08 09:38:07 호수 1365호

휴식 말고 ‘잠시 멈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갤러리가 김세은의 개인전 ‘Pit Stop’을 준비했다. 김세은은 주로 회화를 다루며, 도시 속에 남겨진 자투리땅을 인식하는 감각을 강렬한 선과 색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대형 회화 3점을 포함한 10점의 신작을 소개한다.



지난해 1월 김세은은 ‘두산아트랩 전시 2021’에 선정됐다.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가 미술과 공연 분야의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진행해온 프로그램이다. 당시 공모를 통해 김세은을 비롯한 박정혜, 오연진, 오희원, 이준아 등 만 35세 작가 5명이 선정됐다. 

길이 없는

앞서 한 해 전인 2020년에는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돼 개인전을 가졌다. 금호영아티스트는 35세 이하 국내 미술작가들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04년 이후 총 70여명을 선정했다. 제17회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세은은 노기훈, 박아람, 조민아 등과 ‘2020 금호영아티스트’ 전시에 참여했다. 

올해로 34세가 된 김세은이 다시 두산갤러리로 돌아왔다. 전시 제목은 ‘핏 스탑(Pit Stop)’. 핏 스탑은 카레이싱에서 정비를 위해 정차하는 시간과 공간을 뜻하는 말이다.

단어가 지닌 의미에 좀 더 다가가 보면, 휴식(Break)과는 달리 다시 발진하기 위한 아주 잠깐의 멈춤이자 긴박한 자가 진단에 가까울 것이다. 


두산아트랩·금호영아티스트
35세 이하 신진작가로 선정

그동안 김세은은 도심 속 남겨진 땅, 즉 토지 구조상 소외된 영역에 관심을 가져왔다. 자투리땅을 가지고 재인식하는 그림을 보여준 것. 길이 나지 않아 접근할 수 없거나 둘러싸인 이웃 구조로 인해 타의적으로 생겨난 영역의 모습과 구조, 구덩이나 경사 등은 작업과정에서 회화의 조형으로 번안됐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에서는 마치 컬러 엑스레이를 통해 몸의 형태와 구조를 스스로 점검해보듯 갈비뼈나 쇄골, 어깨, 근육과 같은 신체 일부가 표현됐다. 이번 전시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작업이 놓여 있는 물리적 전시 공간이다. 

그의 작품은 실재하는 장소를 몸으로 인지하는 데서 출발해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둘러싼 환경, 작품이 걸리는 마지막 도착지까지 공간과 분리되지 않는다.

직접 디자인한 벤치
다양한 눈높이 감상

얕게 비탈진 한쪽 벽에 나란히 걸려 있는 세 작품은 보는 사람이 독립적인 개별 작품이자 하나의 커다란 이미지의 덩어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작가가 디자인에 참여한 벤치가 놓였다. 관람을 위해 제작된 가구들은 김세은의 회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눈높이를 가능케 하도록 만들어졌다. 평균보다 낮게 만든 벤치를 통해 정해진 시선에서 이탈해 화면 안팎으로 펼쳐진 김세은의 회화가 지닌 시간과 공간, 구조와 표현을 다각적으로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둘러싸인

두산갤러리 관계자는 “김세은의 핏 스탑 전시를 통해 작가가 공간과 구조를 인식하는 방식과 작품이 지닌 선과 색, 겹치고 엇갈리는 면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다음 달 2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세은은?]

▲1989생

▲학력
영국왕립예술대학 페인팅(2017)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2013)

▲개인전
‘잠수교’ 금호 미술관(2020)
‘핏맨의 선택’ 원앤제이 갤러리(2019)
‘POTHOLING’ Marlborough Gallery(2018)
‘SIDEWALK FOREST’ 소피스트리(2015)
‘FEET OF INTEGRITY’ 이븐더넥(2012)

▲수상
금호 영아티스트(2020)
The winner of Valerie Beston Prize(2017)
Selected for Travers Smith Art Programme 2017-2018(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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