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상갓집 개들의 오판 

2022.02.07 08:42:11 호수 1361호

잠시 보신탕 이야기를 해보자.



젊은 시절 유난히 보신탕을 좋아했었다. 여름이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을 정도였다.

그러던 차에 아내가 늦은 나이에 힘들게 임신에 성공하자 어머니께서 혹시 부정탈지 모르니 보신탕을 멀리하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그럴 리는 없지만 어머니의 걱정, 아니 바람에 따라 아내가 출산할 때까지 보신탕을 멀리했다.

그리고 건강한 딸아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이상하게도 보신탕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 흥미를 잃은 게 아니었다. 단지 당시까지 지니고 있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결과였다.


그전까지 고기 중에 개고기가 가장 으뜸이고 또 여름철에는 반드시 보신탕으로 허해진 기력을 보충해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왜 그런 얼토당토않은 사고에 빠지게 됐을까.

결론적으로 언급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고기(소 혹은 돼지) 먹는 일은 연중행사였다.

추석과 설날 외에는 고기를 구경할 수 없었다. 물론 간혹 제삿날에 고기를 접하고는 했다.

이 대목은 순전히 필자의 생각인데, 고기를 먹을 수 없는 여름철에 고기를 먹기 위한 방편으로 등장한 게 보신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한다.

보신탕이 여름에 각광받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럴싸한 생각이 일어난다.

여하튼 필자의 어린 시절 우리 집도 그랬지만 여러 가정에서 개, 일명 똥개를 키우고는 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을 이야기하자.

당시에는 개를 묶어놓지 않고 풀어 키웠는데, 개가 신체적으로 성숙하면 어느 순간 도망쳤다.


그리고는 삼사일이 지나면 다시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 경우 개 주인은 개가 도망갈까 봐 묶어놓고는 며칠 지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잡아먹었다.

개는 저 자신이 잡아먹힐 때가 됐음을 알고 도망쳤지만 먹고 살기 막막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며칠 잘 먹다 죽음의 길로 빠져든 게 아닌가 싶다.

이 대목을 적시한 이유가 있다. 바로 국민의힘 상갓집 개들의 앞날이 바로 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설명하자.

상갓집 개들이 야당 후보 단일화를 과감하게 내치고 윤석열 스스로 정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물론 야당 후보 단일화는 일전에 언급했듯 불가능하다.

그 축인 안철수의 철수는 절대로 없으리란 언급처럼 후보 단일화는 이뤄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측은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이유를 언급하자. 안철수 역시 정권교체를 최대 이슈로 내세웠다.

아울러 두 사람은 광의의 개념에서 살피면 동반자 관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윤석열 측은 그런 사실을 간과하고 단순한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말인즉 윤석열은 완벽하게 독불장군으로 고립무원에 처하게 됐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그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봉착할 경우 방패막이 전혀 없다는, 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 경우 상갓집 개들의 판단, 그들만의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을 경우의 결과에 대해 언급하자.

윤석열이 당선된다면 그의 지지율은 전체 유권자의 30%도 득하지 못하리라 본다.

그런데 이 수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를 지지하지 않은 세력, 적극적 거부 세력이 중요하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후유증은 심각한데 윤석열이 당선되는 경우 단지 후유증을 넘어 국정 마비가 예상된다.

그 순간까지 해결되지 않을 윤석열, 그리고 아내와 처가의 비리 의혹이 그 구실을 제공하며 심각한 지경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 상갓집 개들은 알까!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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