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악역 자처한 길라잡이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2022.01.24 12:10:55 호수 1359호

“윤석열은 쓴소리가 필요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비교적 색이 다른 인사 영입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해왔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 역시 그중 한 명이다. <일요시사>가 윤 후보의 길라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 의원을 만나봤다. 



국민의힘의 호남 의원 영입은 정치권에서 한동안 큰 이슈였다. 보수 성향이 짙은 국민의힘 속에서 이용호 의원은 계파도 없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톡 쏘는 말로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입당 배경이 궁금합니다. 

▲2년 전 총선에서 당선되면 더불어민주당으로 가겠다고 지역 주민과 약속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무소속으로 남으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지금의 민심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이에 과감하게 국민의힘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현재 호남 반응은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에 대해 지금은 지역 주민이 많이 이해를 해줍니다. 오죽하면 국민의힘에 갔겠느냐는 심정이 저와 같습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호남에 다른 당 소속 의원이 있는 것도 괜찮다고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입당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의힘 선대위가 바로 해체됐습니다.

▲중앙공동선대위원장을 하다가 슬림화를 통해 해체했습니다. 저는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습니다. 선대본부 쇄신 이후에는 정권교체동행위원회에서 대외협력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무리한 외연 확장 탓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누구를 영입했다고 해서 표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틈새 시장만을 대표하는 사람을 영입한다고 해서 확장이 되지 않습니다. 

-선대본부가 개편됐지만 아쉬운 점이 있으신지요.

▲슬림화의 핵심은 선대위를 줄여서 참여하는 사람을 줄인다는 것보다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때문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야기한 느린 의사 결정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쇄신 이후 선대본부가 유기적으로 가동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당의 무게감 있는 스피커가 줄었습니다. 이슈에 대한 방어와 공격 등을 하는 스피커가 줄어든 셈이라 아쉽게 생각합니다. 선대본부가 화력에 있어서 다소 떨어져 보입니다.

-국민의힘에서 악역을 맡고 계십니다. 

▲사실 쓴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렇게 하다가 앞으로 윤 후보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도 정권교체를 위해 입당했다는 점에서 윤 후보와 비슷합니다. 정권교체가 절절하고 화급한 상황입니다. 이런 까닭에 소신 있게 윤 후보한테 쓴소리를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쓴소리를 할 예정입니다. 

-윤 후보의 경우 배우자 리스크가 있습니다.

▲리스크가 있으면 덮고 갈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고 영부인이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국민들이 뭔가에 대해서 의문이 있다고 하면 당당하게 털고 가야 합니다. 윤 후보가 공정과 상식을 강하게 주장해온 만큼 보다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합니다. 국민께 용서를 구할 것은 제대로 구해야 하는 셈입니다.

경청 자세로 핵심 짧게 말하기 필요
유리한 점만 받아들이면 역효과 우려

-멸공 챌린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셨습니다. 

▲멸공 챌린지는 뜬금없었다고 봅니다. 당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멸공에 대해 언급했을 때는 저도 정 부회장을 응원한다고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멸공에 찬성하거나 반멸공에 찬성이 아니라 의사 표시나 용기에 대해 찬성한 것인데 변질됐기 때문입니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멸공 운동에 합류하는 건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국민의힘이 오른쪽으로만 가면 위험합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이른바 꼴보수로 갈 가능성이 있는 탓입니다. 국민을 갈라치기 해서도 안 됩니다. 


-무속인 논란도 재차 불거졌습니다.


▲네트워크 본부를 해산시키는 처방을 내렸습니다. 대선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유권자입니다. 노숙인부터 재벌까지 다 한 표를 가졌습니다. 선대위도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탓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세를 할 수는 있다고는 봅니다.

다만 그런 것들이 상대의 공격 요소가 됩니다. 극약처방은 잘했지만 언제든 대비해야 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국민이 보기에 석연치 않은 일이 안 생기도록 다시 재정비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 후보가 고쳐야 할 부분을 듣고 싶습니다.

▲윤 후보는 말을 좀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핵심만 짧게 말하는 게 필요해요. 길게 하다 보면 논란이 생기거나 책잡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윤 후보 본인 얘기만 길게 하다 보면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국민 목소리를 듣도록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대선에 대한 전망 부탁드립니다.

▲민주당은 선거 전략상 쓸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내분 상태에 있을 때도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40%가 고점이었습니다. 윤 후보에게는 아직 남아 있는 카드가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나서는 것 등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도 주요 사안입니다. 이런 것들이 이뤄진다면 지지율이 50%까지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결국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윤 후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부탁드립니다.

▲지금은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서 자리 잡고 정치인으로서 많이 탈바꿈했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십도 좀 생겼고. 지난번 국민의힘의 내홍을 겪으면서 바닥도 쳐봤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현재는 안정된 정치인이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선거해봤던 인물들이 누구든 그렇지만 윤 후보도 본인에게 유리한 것을 듣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좋은 여론조사와 나쁜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윤 후보는 좋은 여론조사를 보고 싶어합니다. 여론조사가 좋아지면 오만한 생각이 들 수 있는 까닭에 경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까지 조금 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정권교체에 대한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민심이 50%가 넘습니다. 그 민심이 윤 후보한테 와 있습니다. 앞으로 탄생할 정부는 국민을 위해서 헌신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겸손하게 아픔을 헤아릴 수 있는 정권이 탄생했으면 합니다. 윤 후보는 지역과 세대를 갈라치기하면 안 됩니다. 

이와 함께 국민이 정치의 존재를 못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공기가 중요하지만 평소에 공기를 못 느끼듯이 말입니다. 낮은 자세에서 출발하는 대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중요한 청년층에게 꿈을 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국민의힘이 오른쪽으로만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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