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무덤' 불법 금융투자그룹 피해담

2022.01.21 10:44:10 호수 1358호

‘돈 놓고 돈 먹기’ 700% 미끼로 낚시질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금융투자그룹 A사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20년 이상의 경력과 전문성’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모집한 A사. 하지만 추천해준 종목들은 전부 수익이 하락했고, 그 중에는 상장폐지된 회사도 있었다. 문제는 계약 해지조차 쉽지 않다는 것. 부푼 꿈을 안고 주식을 시작한 초보 피해자들은 수천만원의 금전적 피해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금융투자그룹 A사는 여러 커뮤니티나 플랫폼에 ‘허위 광고’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A사로부터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비밀 정보” 초보자 타깃

피해자 B씨는 주식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던 중 정보를 알고 싶어 A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핸드폰 번호를 입력했다. 이후 전화가 왔고 좋은 종목을 추천해주겠다며 B씨에게 VIP방 가입을 권유했다.

B씨는 “당시 A사는 ‘주식은 이제 뒷정보로 하는 시대가 됐다’ ‘올라가는 비밀정보가 있고 세력이 있다’ ‘대기업 주식만 사면 금방 부자 못된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자문사가 권유한 종목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가 지불한 가입비는 300만원이었다.

VIP방에 들어간 B씨는 1대1 종목 추천을 받기 시작했지만 추천받은 종목들은 30~50%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B씨는 “추천한 종목들 중 지금은 상장폐지된 회사도 있다. 모든 종목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입 취소를 하려하자 연락이 잘 안되고 태도가 소극적으로 돌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저와 같은 피해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가입비를 포함해 총 2000만원을 손해봤다.

피해자 C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어느날 A사의 영업사원으로부터 ‘20년 이상의 경력과 전문성을 지닌 경험으로 600~700%의 틀림없는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입 5일 뒤 A사 측에선 ‘극비 정보’라며 대기업 임원진과 중소기업 정보 라인임을 강조하며 또 다른 결제를 유도했다. 그는 ‘600~700% 수익을 보고 바로 탈퇴하면 된다’는 말에 또 다시 결제를 진행했다. 

15일 후 수익이 난다고 했던 종목은 갈수록 하락하자 곧바로 해지 의사를 밝혔다. C씨는 엄청난 해지 위약금을 내고 두 종목 중 하나를 해지할 수 있었다. 나머지 한 종목은 A사 측의 “(나머지 한 종목을)유지하면 틀림없는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말에 조금 더 유지하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머지 종목도 하락했고, -20%의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 C씨는 다시 해지 요청을 했지만 A사 측은 해지해주지 않고 계속 계약을 연장했다. 

계속되는 상황에 소비자보호원에 도움을 청했고, 다음날 A사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소비자보호원 민원을 취하하면 계약을 해지해주겠다”는 그의 말에 민원을 취하했지만 A사는 또 다시 말도 안되는 금액의 위약금을 제시했다. 

C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카드사에 결제 취소를 요청했고 카드사로부터 결제 취소 문자를 받았다. 이후 C씨에게 돌아온 것은 A사 측에서 보낸 고소장이었다. 고소장의 내용은 ‘임의적 카드 결제 취소 환불’이었다.

무작위로 가입 요구 VIP 가입비 수백만원
가입하고 수익 하락 상폐된 종목도 추천

피해자들에 따르면 A사는 “월 20~3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가입을 망설이면 ‘3일간 무료체험 기간을 일주일로 늘려주겠다’며 회유한다. 고급정보가 있다는 VIP방의 가입비는 1년에 600만~700만원대다. 이들은 VIP방의 상위버전인 ‘플래티넘’ 방을 개설했다. 플래티넘 연회비는 1000만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이 밝힌 A사의 문제점은 두 가지로 나뉜다. 과도한 탈퇴 방어와 왜곡된 정보, 리딩 문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고객센터에 탈퇴를 접수하면, 익일 해당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온다.


담당자는 더 비싼 유료 가입을 권유하는데 수익률이 더 좋다고 주장하는 클럽으로 특약 가입을 권유한다. 기존 클럽을 탈퇴하고 새로 가입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 클럽을 유지한 상태로 클럽을 추가로 가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회원비가 추가로 나간다. 

또 한 달간 무료 기간을 주고 탈퇴를 유예할 수 있는 기간을 준다. 무료 기간을 주는 조건으로 탈퇴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원이 무료 기간 도중에 탈퇴를 확정하고 싶어도 탈퇴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 리딩 실력에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명성티엔에스의 경우, 2020년 8월 이내 100% 이상 상승이라는 미끼로 유료 가입시킨 회원들의 글을 다수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100% 이상 수익은커녕 해당 종목은 주당 1만5000에서 2020년 11월에 매수가 대비 -50%인 7420까지 반 토막 났다. 결국 명성티엔에스는 2020년 말에 거래중지됐고 상폐 유력 종목으로 보고 있다. 

명성티엔에스 종토방이나 증권플러스의 명성티엔에스 관련 객장에 가보면 온통 A사의 욕설 뿐이다. 적게는 수백에서 수천을 투자한 사람들이고 해지 상담 중에 할 수 있는 모든 욕은 다 했다는 사람의 글도 있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봄부터 불법·편법 유사 투자자문사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이들은 주식을 홀짝 도박처럼 생각하고 개인투자자들을 꼬드겨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는 세력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돈을 크게 벌 수 있다는 환상에서 빠져나와 스스로 주식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성공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피해자 속출…금감원 “주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유사 투자자문사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며 “유사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을 경우 금감원으로부터 인증받은 회사인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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