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오버 더 레인보우’ 기획전

2020.12.21 10:01:46 호수 1302호

장애인 작가 15명의 이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는 KT&G 복지재단과 KT&G 상상마당이 예술복지 실현 및 창작지원 영역 확장을 위해 기획한 장애인 작가 지원 전시다. 제3회 오버 더 레인보우 기획전이 춘천에서 열린다. 관람객들은 무료로 전시를 즐길 수 있다. 
 

▲ 이상민_정글 탐험


KT&G 상상마당은 전시와 함께 영화, 공연, 디자인, 교육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한곳에서 즐기는 국내의 대표적인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창작자에게는 창작활동의 기회를, 대중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신선한 작품

KT&G 상상마당이 제3회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기획전을 춘천 아트 갤러리에서 열었다. 앞서 KT&G 상상마당 홍대갤러리, KT&G 상상마당 부산갤러리에서 진행한 이후 3번째 순회전이다. 

KT&G 복지재단과 공동 주관으로 개최하는 제3회 오버 더 레인보우는 장애인 작가들과의 소통과 지원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제목인 오버 더 레인보우는 다양성의 공존과 희망을 상징한다. 또 동시대의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강준영·김동준·김병준·김치형·박재영·신현채·심승보·윤인성·윤진석·이다래·이상민·임이정·조태성·최석원·황성제 등 총 15인의 작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각을 담은 평면·입체 작품 80여점을 선보인다. 올해 선정된 작가들은 모두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 


서울, 부산 이어 춘천
무료 관람 기회 제공

정현 심사위원장(잇자잇자 사회적 협동조합 이사장)은 “장애의 유형과 창작활동 사이에 어떤 구분을 짓는 건 무의미하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에게 창작의 시간은 단지 예술적 재능을 실현하는 과정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는 어떤 통로를 찾아가는 유독 각별한 시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2020년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인류가 동시에 최초로 코로나19 대유행을 함께 겪은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너나없이 모두가 겪은 공동의 위기라지만, 장애인에게는 비장애인에 비해 더 많은 어려움과 제약이 뒤따르기 마련”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상시적으로 운영되던 장애센터가 폐쇄되면서 돌봄부터 외부활동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제3회 오버 더 레인보우 공모가 진행돼 15명의 작가를 선정하게 돼 전보다도 더 기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올해는 경력이 적은 비전공자 창작자들이 전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장애는 존재의 또 다른 형태”라며 “그들의 작업은 장애라는 조건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런 차이 때문에 그들의 예술은 더욱 가치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윤인성_프랑스

현재 미디어에서 회자되는 장애인 예술의 이미지는 장애인이면서도 비장애인과 다름없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초월적 인간형에 의존한다. 정 위원장은 이런 고정관념이 예술을 절대적이고 단일한 조건으로 제한한다고 봤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여줘야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것은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관계를 서열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관된 소재 다루면서
색과 구성으로 변화

정 위원장은 “15명의 작가들은 일관된 소재 또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면서도 색과 구성의 차이를 꾀해 변화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미디어 환경의 영향을 받아 애니메이션, 카툰 등의 콘텐츠와 형식 등을 차용해 조형적 실험을 한 작업들이 신선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특정 기관의 추천으로 작가 공모가 진행되면서 작가 개인의 역량보다 기관의 성격, 창작 프로그램의 영향이 더 크게 감지된 점은 아쉬웠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기관 간의 차별화된 성격이 나타난 점은 장애인 미술 현장의 다양성이 양생될 수 있다는 기대를 줬다고 덧붙였다. 

실제 발달 장애인의 창작 활동이 동기화되고, 나아가 자신의 시각이 나타나려면 지도자와 창작자 사이의 장기간 지속적인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일회성의 전시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장애인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는 물리적 기반, 심리적 환경, 사회적 관계 등이 연동돼야 한다. 


관계 중요해

정 위원장은 “장애인 미술에 대한 앞으로의 지원 방식은 무엇보다 관계를 기반으로 한 다양성에 있다. 창작활동의 범위도 넓어져야 한다. 예술 향유를 위한 지원, 다양한 직간접 경험, 나아가 비대면 시대에도 유효한 창작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미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KT&G 복지재단에 감사 인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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