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박근혜 얘기할 때가 아니다!

2020.03.02 10:04:46 호수 1260호

지난 2015년 1월의 일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일요시사>와 가진 인터뷰서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줄 알았다’며 고강도로 비판했었다.



그 이유로 박 대통령의 사적인 문제를 포함해 국정 운영 전반에 드러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근거로 들었었다.

사적인 문제로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왜곡한 김기춘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일, 그리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최태민의 사위였던 정윤회와의 관계를 지적했었다.

이 대목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특히 탄핵의 정점에 있던 최순실과의 관계를 살피면서 그녀가 정신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에 있어서도 역시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자신이 호언장담했던 국민과의 약속을 한 마디 사과 없이 헌신짝 버리듯 했고, 중대한 국가사를 가정법(假定法)에 입각해 처리한 부분 등에 대해 지적했었다.


그런 이유로 그해 여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의식 세계를 엿보다’라는 제하로 여러 차례에 걸쳐 그가 지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고들면서 그의 의식이 정상이 아님을 강조하고, 마지막으로 그의 자진 하야를 촉구한 바 있었다.

이후 잠시 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다 그가 탄핵 당하고 구치소에 수감되자 다시 <일요시사> 지면을 통해 그에 대해 언급했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의 심판 대상 이전에 정신감정 및 그에 합당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이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필자가 장담하건데 박 전 대통령은 지금도 본인이 과거에 행했던 일들에 대한 정확한 의미조차도 모르고 있다고 확신한다. 오히려 수감돼있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리라 본다.

그런데 이에 대한 생각이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까. 필자는 역시 그렇지 않다고 호언장담할 수 있다. 인지상정으로 모두 알고 있으나 그를 발설하기 껄끄러워서, 혹은 그를 이용하기 위해 묵과하고 있는 것이다.

휴머니즘과 상생을 중시 여기는 문학인으로 그런 류의 사람들, 특히 정치적으로 그를 이용 혹은 악용하고 있는 정치꾼들을 바라보면 참으로 몹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절로 일어나고는 한다.

그런데 지금도 그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공화당서 제명된 홍문종 의원이 ‘친박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서 “박 전 대통령이 당당히 걸어 나와 통치 철학을 다시 구현하는 날이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날이고, 탄핵의 역사를 바로잡는 날”이라고 언급한 대목이다.

이 정도면 막가파도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박 전 대통령에게 통치 철학이라니, 정말로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아니, 박 전 대통령이 행했던 주요 행위에 대해 그리 단정한다면 이는 그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로 간주해야 한다. 

그런 홍 의원에게 상기시켜주고 싶은 사실이 있다.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결국 박근혜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 산업화 과정에 한축을 담당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도 죽이는 잔혹하고 비열한 짓거리라고 말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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