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리뷰> 원작 정서를 온전히 전한 ‘영웅본색’

2020.01.03 10:59:27 호수 0호

▲ 2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lt;영웅본색&gt; 프레스콜에서 송자호 역의 유준상, 민우혁 등 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홍콩 영화 <영웅본색>은 각별하다. ‘홍콩 누아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지금의 오우삼 감독을 존재하게 만든 작품이며, 홍콩과 한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체서 한 시대를 풍미했을 뿐 아니라, 쿠엔틴 타란티노와 같은 미국의 일부 감독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한 대표주자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수많은 감독과 배우, 영화 관계자는 물론 팬들의 마음 속에 가슴 깊이 담긴 작품이 <영웅본색>이다. 홍콩 영화 팬들이라면 수십회 이상 관람했을 <영웅본색>이 뮤지컬로 창작됐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가 콤비를 통해서다.

영화 <영웅본색>을 베이스로 <영웅본색2>의 내용이 영리하게 배합했다. 아걸(장국영 분)의 연인이었던 재키를 사라지게 하고 2편서 아걸이 잠입을 위해 접근한 여성으로 조연이었던 폐기가 주연급으로 부상한다.

뮤지컬은 암흑가의 거물이었던 자호(유준상 임태경 민우혁)가 대만서 위기를 겪고 감옥살이를 하다 돌아왔으나, 그 사이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동생이자 경찰 자걸(한지상 이장우 박영수)이 복수심을 드러내는 과정, 자호를 복수하다 한쪽 다리를 잃은 마크(최대철 박민성)의 이야기, 조직을 떠나 노동자의 삶을 살다 조직의 수장이 된 아성(김대종 박인배)에게 복수를 하는 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폐기(제이민 송주희 정유지)의 내용을 제외하고는 1편의 이야기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이어진다.
 

▲ ⓒ문병희 기자

원작의 정서를 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서 엿보인다.


선글라스를 낀 마크가 돈을 태워 담뱃불을 붙이거나, 성냥을 물고 있는 것은 물론 송자호의 복수를 위해 찾은 선술집의 이곳저곳에 총을 숨겨두는 장면, 한쪽 다리를 잃고 초라한 삶을 사는 마크, 자호가 자걸의 수갑을 자신에게 채우고 경찰들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 등 주연급은 물론 ‘조직 생활을 그만하라’ ‘형을 용서하라’ 등 자호와 아걸 부친의 대사나 ‘여기서 사장은 없다’고 말하는 탈권위를 보여준 견숙의 대사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영화의 향기가 전반에서 묻어난다.

영화 속에서 내내 울려 퍼지는 장궈룽의 노래 ‘러브 오브 더 패스트’(Love Of The Past)가 메인 넘버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뭉근하게 배어 있는 곡으로, 뮤지컬에서는 한국말 가사가 붙여졌다. 이 밖에 ‘사수류년’(似水流年) 등 장궈룽이 부른 곡들도 뮤지컬 넘버로 포함됐다.

1980년대 이 영화를 즐겼던 4050이라면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 관람객들 중에서 지긋한 나이에 코트를 입고 현장을 찾은 50대가 제법 보였다.

1020이 반길만한 지점도 있다. 1000장이 넘는 LED 패널로 구현한, 현실감 같은 영상이 그 중 하나다.

패널을 다양한 층으로 나눠 사용하는 등 공간감을 극대화해 홍콩에 와 있는 같은 기분을 안긴다. 홍콩에 발을 디딘 것 같은 향수 사이로 <영웅본색>의 선율이 흐를 때 영화의 감성이 무대 위에서 그려진다.

유준상과 임태경, 민우혁을 비롯해 한지상, 이장우, 박영수, 최대철, 박민성 등 연기와 노래가 일품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영웅본색>이 가진 감성을 온전히 전할 전망이다. 1994년부터 7년간 홍콩 흥행영화 매출 1위를 독식한 시대의 명작 <영웅본색>을 무대서 구현한 뮤지컬은 한전아트센터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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