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 금성백조 실체 & 의혹

2019.10.14 10:06:15 호수 1240호

뜨거운 감자? 요란한 변죽?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중견건설사 금성백조가 도마에 올랐다. 금성백조는 쪼개기 후원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국정감사서도 등장하며 이목을 끌었다. 지역 정가에선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 금성백조 전경


지난달 19일 대전지방검찰청은 금성백조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특정 정치인들과 금성백조 임직원들의 쪼개기 후원금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검 공공수사부는 이날 오전 수사관 등을 통해 자료 확보에 나섰다.

5000억 매출
대전 향토기업

대전시 중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월 금성백조 임직원 10여명이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캠프에 후원금을 제공한 경위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개인의 연간 정치후원금 한도는 2000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의 경우 500만원까지만 후원할 수 있다. 임직원들은 1인당 100만원 넘게 약 2000만원 가량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후원 과정서 회사의 개입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가 임직원들의 이름을 빌려 후원했을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금성백조는 대전서 이름난 향토 중견건설사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 등의 회사로 이뤄져 있어 ‘금성백조그룹’으로 일컬어지곤 한다.

대한건설협회에 게재된 ‘2019년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액-토목건축공사업’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은 3000여개 업체 가운데 각각 50위(2017년 50위)와 306위(513위)를 기록했다.

‘산업·환경설비공사업’에서는 금성백조주택이 350여개 업체서 37위(38위)였다. ‘조경공사업’서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은 전체 1400여개 곳에서 58위(56위)와 214위(408위)로 나타났다.

임직원 특정 정치인들에 후원금 수사 
검찰 압색…수사관들 보내 자료 확보

그룹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은 금성백조주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195억원(지난해 488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557억원(627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335억원(475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11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0억원, 당기순이익은 139억원씩 줄어든 셈이다.

금성백조주택 창업주는 정성욱 회장이다. 정 회장은 제8·9대 대한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 회장과 제23대 대전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 회장은 금성백조주택의 최대주주(48.8%)다. 다음은 양강석 전 대표(40.0%)로 정 회장과 동업자로 알려져 있다.

금성백조주택의 100% 종속회사는 금백건설(옛 무진건설)이다. 이 외 금성백조주택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금성백조건설(이하 건설업) ▲명인개발 ▲해윤건설 ▲하이클래스리빙 ▲에이원건설 ▲해오름주택 ▲페트라투자자문(투자자문업) 등이다.
 

▲ 정성욱 금성백조 회장

금성백조주택은 ▲제이에스글로벌(이하 건설업·70%)▲대승글로벌(85%) ▲예미지뉴스테이기업형임대개발전문위탁 개발회사(부동산업·30%) 등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장남은 정대식 금성백조건설 사장으로 해당 회사의 최대주주(60%)다. 정 사장의 누나 정현옥 제이에스글로벌 대표와 여동생 정현경 다우종합기술 대표가 각각 10%씩 그 뒤를 잇는다. 정 회장은 금성백조건설 지분이 없다. 그 연유로 금성백조건설은 정 사장의 개인회사로 여겨진다.


사업 확장
매출 뚜렷

정 사장이 처음부터 금성백조건설의 사장이자 최대주주였던 것은 아니다. 2013년까지 양 전 대표가 금성백조건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이듬해 정 사장이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2014년까지 금성백조건설의 최대주주는 정 회장(50%)과 양 전 대표(40%)였다. 정 사장은 2015년 최대주주(60%)가 됐다. 정 사장의 누나와 여동생 역시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사명이 무진건설서 금성백조건설로 변경된 시기도 이때다.

금성백조건설의 2015년 매출액은 322억원이었다. 매출은 2016년 30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7년 498억원, 지난해 146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5∼2017년 영업이익은 19억원의 보합세를 보였고, 당기순이익은 28억원, 18억원, 17억원 등으로 감소세였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9억원과 80억원으로 괄목할 만한 수준이었다.

금성백조건설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된 배경은 김포한강 C3 아파트 분양수익이다. 지난 2017년 분양수익이 70억원의 매출로 잡히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593억원으로 급등했다. 당해 전체 매출 1469억원의 40%에 육박한다.

금성백조건설의 성장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2세 승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었다. 금성백조의 승계 방안으로 배당을 통한 재원마련과 회사 간 합병이 꼽힌다.

국정감사
결과 주목

금성백조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직전 년도와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올해 매출 역시 기대할만하다. 금성백조는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고를 낸 충남 아산·탕정지구 신규 택지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1000억 매출 달성과 추가 사업 확보로 성장세가 기대되면서 배당 가능성이 관측된다. 배당으로 승계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합병은 정 사장의 금성백조주택 보유 지분과 동일한 연장선에 있다. 정 사장은 금성백조주택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금성백조주택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만큼 승계를 위해선 해당 회사의 지분 확보가 동반돼야 한다. 다만 비용 부담이 걸림돌이다.

금성백조주택과 금성백조건설이 합병할 경우 ‘경제적인 승계’가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이미 호반그룹과 아이에스동서 그룹은 합병으로 지분 승계를 매듭지은 바 있다. 2세의 개인회사와 그룹 지주회사 간 합병인 점을 미뤄봤을 때, 무리한 시각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성백조는 최근 국감서도 거론돼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전고등검찰청 등 7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서 금성백조 수사를 촉구했다.

법인 자금? 개인 자금?
정치권도 비상한 관심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선관위가 특정 정치인들에게 금성백조 임직원들이 쪼개기 후원금을 보낸 데 대해 수사를 의뢰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쪼개기한 후원금이 업체 법인 자금인지 개인자금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후원 한도액이 초과됐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후원 한도액을 넘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또 다시 시장 유고사태가 발생한다면 시민들이 크게 당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은 지난 2017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한 바 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대전의 한 건설사를 압수수색했고, 비교적 쉽게 결론이 날 수 있는 사건”이라며 ”허 시장은 노무현정부 당시 행정관으로 있었다.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된 수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장영수 대전지검장은 “후원금 쪼개기 사건은 선관위의 수사의뢰에 따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불법 선거 운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대전시당 김태영 대변인은 지난 9월 성명서를 통해 “대전 중구 선관위는 대전의 모 건설사가 지방선거 당시 허 시장 선거캠프에 불법적으로 후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법인자금을 이용해 복수의 직원들 명의로 허 시장 캠프에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입장 없다”
입 다물어

지역 관계자는 “정황 등이 감지되는 상황”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금성백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압수수색에 대해 “특별한 공식 입장은 없다”며 “앞으로도 따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성백조는?

금성백조는 1981년 설립된 대전 지역 대표 건설사다. 1984년 대전 대화동 아파트 160세대를 시작으로 비래동1차 아파트, 대전 중촌동 아파트 등을 준공했다.

1990년 서울 마포구의회 의사당을 세웠고, 2년 뒤 금성백조건설을 설립했다. 1993년에는 천천·동향간 도로 확장공사를 수주했고, 둔산 샛별 아파트와 다모아 아파트 등 대전 지역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1995년 국가유공자 주택지원사업 기여 건설교통부 장관 표창의 기쁨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신아파트 48세대를 준공했으며 1997년 대전 지하철1호선 1-8공구 수주했고, 대전고등검찰청을 세우면서 1999년 대한민국 정부 통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사세가 한껏 확장됐다.

2002년 예미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2003년 대한주택보증 신용평가등급 A+ 인증, 건설공제조합 신용평가등급 AAA 인증을 획득했다.

2005년과 2007년에는 노은2지구 반석마을 예미지 536세대와 대덕테크노밸리 7·8단지 예미지 919세대로 제10회 전국 살기 좋은 아파트 우수상, 제12회 전국 살기 좋은 아파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010년 대전 충남대학교 대전권역 재활병원 수주와 2011년 부산외곽순환 고속도로 건설 제10공구 수주, 대전복합터미널 준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0년대 들어서도 금성백조의 수상 릴레이는 계속됐다.

2013년 건설협력증진대상 공정거래위원장 표창, 2014년 대한건설협회 윤리경영대상 대기업 우수상,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2017년 나눔실천 유공자포상 국무총리 표창 등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에는 프리미엄상가 브랜드 ‘애비뉴스완’을 론칭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세종 4-2생활권 L1,L2블록과 더휴예미지(846세대) 분양에 이어 6월 대전교구청 신청사 수주에 성공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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