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중폭 개각’ 서두르는 이유

2019.07.15 10:21:46 호수 1227호

북미 만나기 전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개각 시계가 빨라졌다. 당초 8월 초로 예상됐던 개각이 7월 중순까지 앞당겨졌다. 총선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개각인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빠른 개각이 예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기자회견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8월 초 개각이 유력했다. 대상은 내년에 열리는 21대 총선 출마가 유력한 인사들이다. 개중에는 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자리를 지킨 ‘원년멤버’들도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개각이 유력한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원년 멤버인 박상기 법무부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그들이다.

최소 9곳

이외에도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공석인 공정거래위원장의 인선이 예상된다. 이들을 포함하면 이달 중 9명 안팎의 장관급 인선이 예상되고 있는 것. 청와대는 개각을 위해 9개 안팎의 부처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개각이 준비되고 있는 점을 인정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서 그는 ‘개각을 언제 하느냐’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질의에 “날짜를 정해놓고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선거에 출마할 분들은 선거 준비를 하도록 보내드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점 또한 개각의 대상이 정치인 출신의 장관임을 예상케 한다. 


개각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7월 말 개각이 힘을 받고 있다. 총선을 고려한 시간표다. 8월 내 인사청문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7월 말까지는 개각이 발표돼야 한다. 오는 9월에는 정기국회가 예정돼있다. 일각에서는 7월 중순 개각에 무게를 싣기도 한다. 대통령의 여름휴가 기간이 통상 7월 마지막 주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개각을 발표한 후 여름휴가를 떠나는 그림이다.

총선 시간표 외에도 개각의 시계를 빨라지게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소들이 있다. 바로 외교·안보 라인의 쇄신이다.

야당은 문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 목선 ‘해상 노크 귀순’ 사건이 시발점이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 없이 동해 삼척항까지 진입한 사건에 대해 사죄한 바 있다. 이 총리 역시 대정부질문서 “결과만 놓고 보면 이 경계는 실패한 것”이라고 정부 책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청와대 역시 실책을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이 사건과 관련해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 그에게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 대통령이 국방부와 함께 청와대 안보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빨라진 시계, 장관 여의도행 임박
‘8월 초→7월 중순’ 당겨진 까닭은?

정 장관의 정부 내 입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정 장관 역시 최근 주변에 “장관직을 할 만큼 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했을 때 야당 의원들이 사퇴를 요구하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하고 조치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개각이 외교·안보 라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이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 쇄신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 총리는 “의원님들의 의견을 청와대와 상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답변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북한 목선 사태에 대해 안보 라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은 데 대해서도 이 총리는 “의원님들의 의견을 (청와대에)전하겠다”고 했다. 이 총리가 외교·국방 장관의 교체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질의를 한 박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총리가 굉장히 신중하게 말씀하시는 분인데, 대답하는 뉘앙스가 상당히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해야 된다는 방향으로 들렸다”고 주장했다.

북미 대화도 외교·안보 라인 쇄신과 관련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서 교착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대정부질문서 이 총리는 “지금 국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접근하는 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북미대화 재개였다”며 “그런데 판문점서 북미 정상이 만나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고, 문 대통령은 하노이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대화를 재개하게 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선)아름다운 역할이었다”고 강조했다.

북미 대화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9일 유럽으로 출발해 지난 12일(현지시각)까지 독일에 머물렀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만나 북한 비핵화 전략을 논의하고 북미대화 진전에 따른 유럽의 대북 강경 노선을 조율하기 위함이었다.

대상은?

정치권에선 개각의 시계가 빨라졌다는 것은 북미 대화가 곧 성사될 것을 암시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정부가 외교·안보 라인 교체를 북미대화가 일단락되는 시점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판문점 남북미 회동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문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만큼 성과가 나오기 이전에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교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한일 무역전쟁의 발발으로 외교·안보 라인 교체가 8월 중순으로 밀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에 ‘농민들’ 모인 이유

전국농민회총연맹 친환경농업인단체연합회 등 9개 농민단체가 지난 1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장관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농정개혁을 주도할 인사가 새로운 장관으로 와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 위함이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 모인 이들 단체는 현 정부의 농정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정부 때보다 농산물 값이 폭락하고 농업예산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농민단체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지난 4월에서야 출범했다.

김영록 전 농림부장관은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9개월 만에 해당 장관직을 사퇴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농림부 장관직을 5개월간 공석으로 놔뒀다.


이개호 장관 역시 내년 총선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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