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화류계 고객 모시기 전쟁<엿보기>

2008.12.16 10:19:58 호수 0호

“10번 찍으면 1번 술값 공짜”

역시 연말연시는 화류계(룸살롱)의 1년 농사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돈벌이에 실패하면 바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돈다. 하지만 경제위기에 따른 주머니 가벼움은 유흥가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화류계에선 열심히 전화를 돌리거나 문자를 보내며 자신들 업소로 손님들을 끌어 모으려고 애쓰고 있다. 씀씀이가 확실한 이들에게 선물은 기본이다.
이런 가운데 일요일을 제외하곤 술자리가 거의 다 잡혀있다는 영업 사원 김모씨에게 매력적인 제안이 들어왔단다. 물론 단골 룸살롱 상무에게서 말이다. 10번을 찍으면 한 번은 공짜로 되돌려준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가씨 비용을 제외하곤 술값을 받지 않겠다고 했단다.

“형님, 어차피 회사 돈으로 마시는 거잖아요. 영수증은 끊어주지만 돈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영업 밥을 오래 먹은 김씨는 귀가 솔깃한 이 제안을 단박에 잡지 않았다고 한다. 10번이 너무 많기도 하지만 횟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배짱과 자신감을 상무의 간곡한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단다. 결국 마지노선을 7번으로 줄였다고 한다. 원래는 5번으로 밀어붙이려고 했지만 그러면 날도둑이 될 듯싶어 그 선에서 조율을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자신은 그래도 양반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인 중에선 몸 접대를 받은 이도 있다고 귀엣말을 했다. 업소 매출을 위해 과감히 다리를 벌렸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다고 크게 손사래를 치자, 믿고 싶으면 믿고 싫으면 관두라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해당 술집 마담은 지난해 가을쯤 마담으로 승진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적이 너무나 저조해 지난 겨울을 동장군 추위, 그 이상으로 춥게 보냈다는 것이다.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졌단다.

이 때문에 올 연말 특수를 앞두고 단단히 각오한 듯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고 있단다. 매출만 올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심산인 듯하다고 그는 호들갑을 떨었다.
사실 화류계에선 씀씀이가 큰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을 상대로 몸 접대를 한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그 맛에 길들여진 남성들이 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 술집 마담은 대놓고 한번 하자는 손님들도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농담이 심하다고 하면, 농담 아닌데 하면서 주기 싫으면 말고, 하면서 전화를 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어찌됐든 화류계에선 대목 중 대목인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1년 내내 한 번도 룸살롱 같은 곳을 가지 않는 남성들도 자의반 타의반 한 번쯤 갈 기회가 생기는 시기가 연말연시다. 대부분이 앞장서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을 잡으려는 화류계의 구애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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