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직 의원님의 토사구팽 사연

2017.12.26 13:25:11 호수 1146호

“화장실 나오더니 헌신짝처럼 버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강동원 전 의원이 뿔났다. 지난 총선 과정서 컷오프 돼 무소속 출마했던 그는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대선 국면서 민주당 당원이 아님에도 중앙당의 요청으로 문 대통령 당선에 힘썼다. 자연히 복당을 기대했지만 당은 ‘지역서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복당을 불허했다. 말 그대로 토사구팽 상황. 강 전 의원은 <일요시사>에 복당 불허에 숨겨진 이유를 조심스레 언급했다.  



초선 의원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강 전 의원은 지난해 3월 부침을 겪었다. 본인의 지역구인 남원·순창 지역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수성했던 그는 민주당 공천심사 과정서 컷오프당했다.

당시 강 전 의원은 컷오프 된 이유로 “18대 대선서 국정원과 국가기관이 자행한 부정선거를 고발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의원 발언에 민주당은 ‘당의 공식 입장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 강 전 의원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팽’ 무슨 일이?

뚜렷한 이유없이 컷오프 된 강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단 한 달여 앞둔 상황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강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 남원·순창 지역서 민주당은 박희승 변호사를 내세웠다. 

선거 결과 민주당은 남원·순창지역을 지키기 못하고 국민의당에 의석을 내줬다. 총선 이후 민주당에 복당 기회를 잡고 있던 강 전 의원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호남 당원들의 복당을 추진했기 때문.


지난해 10월 경, 추 대표는 “집 나간 당원들이 돌아오게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올해 대선 체제 전환을 앞두고 조직을 정비해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당의 기조 아래 총선 당시 컷오프 돼 당을 박차고 나갔던 이해찬 의원이 복당에 성공했다. 이밖에 탈당 했던 홍의락 의원도 복당이 이뤄졌다. 

강 전 의원은 “당이 대승적 차원으로 복당시킨다고 해 현역의원 등 대다수가 복당이 됐다”며 “나는 대선 과정서 문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음에도 복당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대선 정국 당시 중앙선대위 국정자문단장과 농어민위원회장을 맡았다. 이 과정서 김낙순 전 의원(17대 의원)이 직접 남원까지 내려와 임명장을 줬다고 강 전 의원은 주장했다. 
 

김낙순 전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서 “당시 선대위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었다”며 “제가 선배한테 임명장을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다만 추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밖에 강 전 의원은 대선 과정서 지역민 4만2000여명에게 문재인 후보 지지하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강 전 의원은 “민주당 중앙당서 꼭 좀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사비를 털어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서 강 전 의원에게 문 대통령 지지를 호소한 이유는 전직 의원으로서 강 전 의원이  지역 내 입지가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은 요원한 상황이다.

강 전 의원은 지난해 3월17일 탈당했고, 올해 3월3일 복당을 처음으로 신청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자는 탈당한 날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다. 다만, 중앙당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당무위원회가 달리 의결하는 때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적시돼있다. 

이에 따라 1년이 지나지 않은 강 전 의원은 올해 3월 중앙당 심사를 통해서만 복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대선 과정서 문 후보 당선에 충분히 기여했다고 생각한 강 전 의원은 내심 복당을 기대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중앙당에 연락해보니 그에 대한 복당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총선서 컷오프…문재인 당선에 기여 
박희승·추미애 관계…복당에 영향?


복당 심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조직국 관계자는 “정확하게 심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며 “대선 정국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사를 하지 않도록 결정한 사람이 누구냐에 대한 질문에는 “모른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첫 복당이 무산된 강 전 의원은 지난 7월3일경 시·도당에 복당신청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지역 도당 역시 강 전 의원에 대한 심사를 하지 않고 복당을 받아주지 않았다. 민주당 전라북도 도당에 복당 불가 이유를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닿지 않았다.

강 전 의원은 복당 무산 배경에 박희승 변호사를 언급했다. 박 변호사는 안양지원장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전직 판사로 지난해 1월 민주당 인재 영입 11호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원외 단수추천으로 남원지역 공천을 받은 그는 총선서 이용호 의원, 강 전 의원에 이어 3위로 낙선했다. 

박 변호사 민주당 입당에 힘쓴 인물이 추미애 대표라고 알려진다. 지난 총선 TV토론 과정서 박 변호사도 인정한 부분이다. 두 사람은 한양대 법대 동창으로 추 대표가 박 변호사의 사법연수원 4기 선배다.

두 사람은 1994년 전주지법서 함께 법복을 입었다. 지난해 말 추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벌금 300만원 구형을 받을 당시 박 변호사는 추 대표의 법률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추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친하다. 함께 법원에 있었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이 대선 과정서 문 후보 당선을 위해 힘썼음에도 복당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박 변호사는 “지역 시·도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인이 사람들과의 문제를 풀기위해 노력해야 될 문제”라고 짧게 답했다. 

본인 복당을 둘러싼 박 변호사의 반응에 강 전 의원은 “민주 정당서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을 모두 설득하고 풀어 입당하고 복당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역서 본인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그들은)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내가) 위원장이 되면 내년에 본인들이 공천 받을 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의원은 박 변호사가 지역위원장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펼쳤다. 

앞서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는 ▲총선 개인 득표율과 정당 득표율 격차 ▲3위 이하 낙선 여부 ▲다회 낙선 여부 등을 고려해 지역위원장 선정과 재신임을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강특위 방침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2개 항목에 저촉된다. 하지만 지난해 지역위원장 심사에서 박 변호사는 장영달 전 의원을 물리치고 자리를 지켰다. 이에 박 변호사는 "문제가 있었으면 당에서 지역위원장을 주지 않았겠죠"라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원리원칙도 없이 운영되는 당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감탄고토

마지막으로 강 전 의원은 “잘못된 공천으로 민주당서 전라도는 쑥대밭이 됐다”며 “당과 다른 입장을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쳐낸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당이 올바른 판단으로 나에 대한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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