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36)LH광주전남본부 관리소장들

2016.07.18 11:47:33 호수 0호

“한여름 38도, 사람이 익습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LH광주전남본부의 갑질에 시달리는 관리소장들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이하 LH광주전남본부)가 민간위탁관리 중인 관리업체의 관리사무소장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LH광주전남본부의 부실한 관리 실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상반된 입장

제보자 A씨는 시설물 원상복구비용 문제부터 꺼냈다. A씨는 “LH광주전남본부는 임대 입주자가 퇴거 시 손상시설물에 대해 건물 감가상각 기준을 따져 보수비를 받지 않고 무조건 원상복구 기준으로 보수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 입주한 단지에 2년 살다 방충망 또는 방문을 파손했을 때와 10년 되는 임대아파트에 입주해 2년 살다 나갈 때의 원상복구비가 같다는 것. A씨는 “원상복구비는 건물연수 감가상각률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시설을 사용한 게 아니므로 실수로 파손했더라도 경과연수에 따라 감가상각률을 적용해 퇴거 입주자에게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배·장판 공사 문제점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LH광주전남본부의 최초 계약서에는 2년 거주 이후 재임대시 도배·장판 공사를 다시 해주기로 돼 있지만 아무런 말도 없이 10년으로 변경돼 입주민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LH광주전남본부 측에선 민원을 강하게 요청하는 사람들만 상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허술한 경비원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몇몇 단지의 경비실은 3.3m²(1평)도 안 되고 한여름에는 38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 공간에서 도저히 업무를 할 수 없기에 몇 년째 건의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은 상황. A씨는 “본인들은 시원한 공간과 편리한 혜택을 다 받고 있으면서 24시간 좁은 공간에 일하고 있는 연로한 경비원들에게는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비원들의 휴가와 연차수당을 위탁사가 가로채는 곳도 있다고 했다. 한 아파트 경비원 면담 결과 7년째 연차휴가나 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A씨는 “몇몇 위탁사는 경비원들의 퇴직금을 가로채기 위해 1년이 되기 전 트집을 잡거나 감독을 강화해 경비원들 스스로 그만두게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로 불합리한 지시를 꼽았다. 관리사무소는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받아 위수탁 계약서에 의해 관리업무를 보는 곳. 그런 관리사무소에 2년마다 이뤄지는 재계약 업무를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당연히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떠넘기다 못해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에는 신규계약과 해약세대 업무에 대해 건별 수수료가 지급되지만 민간위탁사에게는 수수료를 주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간위탁 관리부실에 허술한 복지 지적
“일 떠넘기고 수수료 지급도 안해” 주장

A씨가 가장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중 두 번째는 연1회 있는 단지종합평가 기준 문제다. 단지평가에서 1등을 하게 되면 관리소장들에게는 큰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단지평가 지침과 규정이 모호하고 우수단지를 선정하는 방식이 주관적이다. 지금까지의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입주한 지 1년도 안 된 단지가 1등을 한다던가 시설물이 전혀 없는 단지들이 1등을 한 사례가 있었다고.

또한 A씨는 그동안 우수단지에 선정됐던 위탁사들의 대표들이 과거 주공 출신 사장들인 것을 예로 들며 친분에 의한 우수단지 선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A씨는 “단지종합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크게 적용됨에도 명확한 지침과 규정 매뉴얼을 공개하지 않고 주먹구구식 잣대로 공정하지 않은 평가를 하고 있다”면서 “이미 1등을 결정해 놓고 단지평가가 진행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로 많은 관리소장이 상처를 받고 심지어는 평가의 후유증으로 스스로 그만두는 예도 있다. A씨 역시 단지평가 결과 불공정하게 처리하는 지역본부 담당부장에게 상처를 받고 병원 입원까지 했었다. 위와 같은 사례의 심각성은 대부분의 관리소장들이 느끼고 있는 부분. 하지만 본인들에게 불이익이 떨어질까 봐 드러내놓고 불만을 표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LH광주전남본부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LH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수많은 신규계약 건과 해약 건에 대해 직원들을 파견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만 갱신계약 때문에 회사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고려해 소수의 인원에 한해는 관리업체에 협조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단지종합평가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지침과 계획을 통해 단지종합평가에 반영한다”면서 “노력을 하지 않고 우수단지에 선정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수당 가로채기도

그는 통화 말미에 “평가받는 입장에서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확한 지침을 가지고 평가하는 만큼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며 “단지평가의 기준과 투명성에 대해서 앞으로 오해가 없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A씨는 “LH에 정보공개청구까지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라면서 “정확한 평가지침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1인시위까지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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