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복합화 전략에 주목하다

2016.07.11 09:32:07 호수 0호

2016 상반기 창업시장 결산

상반기 잇따른 대기업 구조조정과 조선업계 사태 등이 겹치면서 창업 수요는 높았지만 신규창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내수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신규창업은 줄고 폐업과 업종전환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성비 중시 신규창업자 저가로 몰려
점심·저녁 시간대별 판매 전략 변경

자영업자 수는 2002년 61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 지난해 556만3000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황 속 가성비를 중시하는 수요와 소액창업 선호가 맞물리면서 신규창업자는 ‘저가’로 몰렸다. 주스를 1500원에 판매하는 ‘쥬씨’와 ‘쥬스식스’, 저가커피 ‘빽다방’ 등은 불황 속 호황을 누렸다. 2015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쥬씨는 작년 말 280개 매장, 올해 상반기에만 230여개 매장을 열어 최근 510여개 매장을 넘어섰다. 작년 10월 첫 점포를 연 이후 매달 평균 30호점씩 계약을 맺어, 현재까지 300호점 매장을 두고 있다.

저가 점포 증대

한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작년 한 해에만 300개 매장을 새로 열었던 저가커피 빽다방은 작년 하반기부터 편의점들의 공격적인 1000원 커피 출시로 이번 상반기는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적은 돈으로 배부르게 먹으려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무한리필 고기·장어·연어·닭갈비전문점도 대학가와 먹자골목 등에 눈에 띄게 생겨났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업종전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창업자가 원할 경우 기존 시설과 설비 등을 그대로 사용해 알뜰하게 창업할 수 있는 리모델링 제도를 운영하는 브랜드가 인기몰이를 했다.

두 마리치킨 ‘맛데이두마리치킨’, 불닭발전문점 ‘본초불닭발’, 해물포차 ‘오징어와친구들’이 대표적이다. 해물포차 오징어와친구들은 가맹비, 수족관, 오징어 껍질을 벗겨주는 탈피기, 회를 썰어주는 세절기 등 필요한 비품만으로 최소 149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게 했다. 매일 오후 본사가 산지에서 수급한 오징어와 해물 등을 물차로 받는다. 시장에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주방도 1명이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 기본 육수와 양념 등도 팩으로 공급받는다. 재료의 잔손질을 줄이고, 조리법 등을 간편하게 해 주방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닭발전문점 본초불닭발도 가맹비와 교육비, 인쇄물, 포장기계 구입 등을 포함 최소 800만원이면 개점할 수 있다. 운영이 간편해 고정비와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본사에서 닭발요리를 포함한 거의 모든 메뉴를 100% 손질, 조리한 후 완제품 형태로 납품하기 때문에 가맹점에서는 진공 포장을 뜯은 후 데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잔손질이 없고 5분 내로 조리하는 시스템이다. 본초불닭발은 불닭발과 오돌뼈, 닭날개, 닭근위, 해물만두 등을 두루 갖춰, 매운맛이나 닭발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비롯해 닭발을 먹지 않는 손님들도 즐길만한 음식도 고루 판매한다. 홀, 테이크아웃, 배달 등 수익원도 다양하다.

업종 전환 활발

소비 씀씀이가 줄면서 기존 사업자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복합화 및 타임마케팅 등을 통한 수익성 증대에 공을 들였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점에 착안, 베이글 9종과 크림치즈12종을 추가했다. 베이글에 커피가 아침과 점심 식사대용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아 젊은층이 인접한 지역 매장의 경우 리뉴얼 후 30% 오르는 등 시장성을 검증받기도 했다. 서울 대치동, 경기도 분당, 동탄 등 고급주거지역의 커피전문점들은 커피에 브런치, 다이닝, 디저트 등을 더한 브런치카페, 디저트카페 등이 강세를 보였다.

‘더브라운’ 올림픽공원점과 대치점의 경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낮 시간대나 저녁 시간에 식사나 모임을 가지려는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이 많이 들른다. 홀과 구분된 프라이빗 룸은 예약 없이는 이용하기가 힘들 정도.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식사메뉴와 디저트를 커피와 함께 주문할 수 있어 일반 커피전문점에 비해 객단가가 높은 편이다.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과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손님이 뜸한 저녁 시간에 신규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타임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한솥도시락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건너편 연세로에 문을 연 신촌연세로점은 도시락 50여종과 함께 맥주, 생과일주스를 판매한다.

식사 시간 외에 음료나 저녁 시간 치맥 등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골목가에 위치한 개인 로스터리카페도 커피에 책, 맥주 등을 페어링,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림으로써 추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숯불바베큐치킨 ‘훌랄라’는 문어, 베이비크랩, 새우 등을 더한 씨푸드치킨을 새로 출시해 객단가를 올리고, 중심상권에는 점심은 돈가스와 커피, 저녁은 치맥, 늦은 밤은 가벼운 칵테일 등으로 구성한 ‘훌랄라치킨카페’로 시간대별 손님을 끌어들였다.

‘안심치킨’도 치킨과 카페를 결합했다. 저녁에는 치킨을 팔고, 낮에는 간식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베이글, 쌀츄러스, 고구마스틱, 커피, 쥬스, 에이드 등을 더해 점심 매출까지 잡고 있다. 대표 메뉴인 웰빙치킨에는 여성이나 아이들도 좋아하는 간식이나 음료수를 접목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점심과 저녁 고르게 매장 매출이 일어날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한 것. 이외에 ‘콩불&팔색삽겹살’과 ‘놀부 보쌈&부대찌개’ ‘본죽&비빔밥카페’ 등 한 가지 업종에 이종 업종을 접목한 융·복합 현상이 두드러졌다. 편의점도 작년부터 1000원대 즉석커피를 추가해 매장 속 카페를 강화한 데 이어 올해는 은행들과 제휴해 통장, 체크카드 등 고객이 스스로 은행 영업점 창구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등 점포 이용률 향상을 이어가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상반기에는 위축된 소비심리로 기존 자영업자들은 내실을 다지거나 신규 창업자들은 작은 매장에서 생활비만 벌 수 있는 저가 업종으로 창업 수요가 쏠렸다”며, “창업자들은 불황일수록 업종을 선택할 때 다각적인 매출구조를 가진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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