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종영미술관은 2004년부터 장래가 촉망되는 작가를 선정해 매년 ‘오늘의 작가’ 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유영호 작가가 선정됐다. 그는 ‘제3의 길을 가고 있는 아티스트’라 불린다. 유영호는 그리팅맨, 이른바 인사하는 사람을 세계 여러 곳에 설치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MBC 사옥 앞 광장에 세운 작품 ‘월드 미러’가 영화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등장하면서 화제가 됐다. 남쪽 옥녀봉 그리팅맨은 특정인을 모델로 하지 않고 단순화한 남자 누드상이다. 15도로 고개를 숙인 그리팅맨은 보는 사람에게 가식적으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자존감을 가지고 겸손하게 또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이다. 유영호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사가 모든 인간관계의 시작이라고 봤다. 그는 그리팅맨 프로젝트를 통해 종교와 인종, 무역으로 인해 전쟁을 겪고 있는 동시대인들과 함께 만남, 공존,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고자 했다. 그리팅맨은 국내외 10여 군데에 서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8월4일(현지시각) 한국과 브라질의 수교 60주년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서 김순기 작가의 개인전 ‘김순기: 게으른 구름’ 전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시활동을 펼쳐온 재불작가 김순기의 삶과 예술‧자연이 조화된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회고전이다. 김순기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71년 프랑스 니스의 국제예술교류센터 초청작가로 선발되면서 프랑스로 건너갔다. 니스 국립장식미술학교,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예술과 철학, 과학이 접목된 실험적인 작업을 지속해왔다. 다양한 매체로 그는 1980년대부터 파리 교외 비엘 메종의 농가를 개조한 작업실에 거주하면서 동서양의 철학, 시간과 공간 개념에 관한 탐구를 바탕으로 영상, 설치, 드로잉,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형화될 수 없는 예술과 삶의 관계를 고찰했다. 전시명 ‘게으른 구름’은 김순기가 쓴 동명의 시 제목서 따왔다. 시 <게으른 구름>에는 김순기가 지향하는 예술의 의미와 삶의 태도가 담겼다. 자본주의 사회서 게으름은 삶에서 지양해야 할 불성실이나 나태 등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하지만 김순기에게 게으름은 타자에 의해 규정된 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6명의 신진 여성작가들이 뭉쳤다. 부산 해운대구 소재의 갤러리이배가 ‘Emerging Stars’라는 전시제목처럼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나갈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주제에 초점을 두기보다 작가 개개인의 예술언어에 집중했다. 김은미·김인지·유화수·윤연두·이준·하정인 등 6명의 여성작가가 갤러리이배 마린시티 전시관서 열리는 ‘Emerging Stars’전을 준비했다. 주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작가 개개인의 자유로운 예술언어로 풀어나간 색채와 개성 그 자체를 온전히 선보인다. 실험적 형태 고도로 발달한 문명 속에서 살아가지만 인간은 결코 변하지 않는 가치와 유의미한 행적을 남길 수 있는 방도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이 같은 관점서 예술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 동시대 현대미술서 젊은 작가들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과거 미술이 주로 동시대적인 에피스테메나 미술사적인 문제를 작품의 모티브나 주제로 삼은 반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은 어느 때보다도 실험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들은 예술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7명의 작가가 말하는 7가지 사물 그리고 삶. 소다미술관서 각기 다른 사물로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단체전 ‘사물의 집 : House of Things’를 준비했다. 집이라는 사적 공간에 놓인 일상적인 사물을 주제로 삼았다. 경기 화성시 소재의 소다미술관은 강준영·김상훈·김시연·지희킴·소동호·한수희·홍윤 등 7명 작가의 단체전을 준비했다. 사물의 집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특정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사물에 주목했다. 전시장에 놓인 것은 상투적 의미의 기물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개인적 경험서 출발한 의미 있는 대상이다. 작가들은 모두가 공감할만한 자전적 경험을 시작으로, 보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작품으로 풀어냈다. 살아있는 인격체 사물에는 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수많은 형태로 남는다. 작가들은 모두 삶의 모습과 개인적 경험서 비롯된 자기 정체성을 특정 사물에 각인시키고 있다. 그렇기에 전시장 곳곳서 마주하는 사물들이 평범함서 벗어난 듯 마치 살아있는 인격체처럼 느껴진다. 사물에는 저마다의 의미가 있다. 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올해의 좋은 작가 미술상’은 충북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2년 만들어졌다. 이 상은 2016년부터 우민아트센터가 주최·주관을 맡으면서 2018년 ‘우민미술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우민아트센터는 제17회 우민미술상 수상작가인 이수진의 개인전 ‘Language Is Treacherous 언어는 배신하지 않는다’전을 준비했다. 지난해 5월 우민아트센터는 제17회 우민미술상 최종 수상자로 이수진 작가를 선정했다. 우민미술상 심사위원회는 “독창적 사고와 방법, 그 동안의 발표 실적과 미술계의 평가 등을 고려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수진 작가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접목한 미디어 작품으로 독창성이 돋보이며, 어렵게 느껴지는 영상작업에 해석을 통한 접근은 지역서도 좋은 전시의 기회가 되리라 판단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원문과 번역 우민아트센터는 지난 7일부터 이수진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인 ‘Language Is Treacherous 언어는 배신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음 달 1일까지 박서보 작가의 개인전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를 개최한다. 박서보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린다. 현대인의 번민과 고통을 예술로 치유해야 한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묘법을 지속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선 박서보의 70여년 화업을 조명한다. 박서보는 묘법 연작을 통해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평론가, 행정가, 교육자로서 한국 현대미술을 일구고 국내외에 알리는 데 평생 헌신했다. 1956년 ‘반국전 선언’을 발표해 기성 화단에 도전했고, 1957년 작품 ‘회화 No.1’으로 국내 최초 앵포르멜 작가로 평가받았다. 다양한 활동 이후 물질과 추상의 관계와 의미를 고찰하며, 이른바 ‘원형질’ ‘유전질’ 시기를 거쳐 1970년대부터 묘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 추상미술의 발전을 주도했으며 현재까지 그 중심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박서보의 삶과 작품세계를 한자리서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는 박서보의 1950년대 초기 작품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야흐로 ‘배달의 시대’다.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문 앞에 놓여있다. 전화 한 통이면 집안서 온갖 음식을 다 배달받아 먹을 수 있다. 플랫폼별로 속도 경쟁이 붙어 로켓배송, 총알배송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구동희 작가는 서울을 기반으로 설치·조각·비디오·사진 이미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메리갤러리·갤러리 로얄·시청각·PKM갤러리·두산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록번드 미술관·샤르자 비엔날레·테이트모던·국립현대미술관·미디어시티 서울·퐁피두센터·부산비엔날레·광주비엔날레·난징트리엔날레 등 다양한 국내외 전시서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설명 없이 구동희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지점은 ‘배송·배달’이다. 그는 지난 20일부터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아트선재센터서 개인전 ‘딜리버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채림 작가는 전통 공예 기법인 옻칠과 보석공예를 통해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보석의 장식적 의미와 옻의 공예적 가치를 넘어 순수미술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채림의 개인전 ‘멀리에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학고재청담서 채림의 개인전 멀리에서를 준비했다. 보석 디자이너로 출발한 채림은 옻칠이라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공예 기법을 작업세계로 끌어들였다. 그는 전통과 현대, 동구와 서구, 자연과 세공이 어우러진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조각과 회화 2017년 채림은 학고재서 ‘Nature Meets Nature, Art Meets Art-숲의 사색’ 전을 진행했다. 당시 개인전에서는 옻칠 위에 자개, 순은, 호박, 산호, 비취, 청금석과 호안석 등 전통 장신구에 주로 쓰인 보석들을 이용해 보석과 회화의 물리적 만남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한발 더 나아가 각 소재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에 집중했다. 이번 전시서 눈여겨볼 작품은 보석공예 없이 옻칠만을 이용한 회화 멀리에서 시리즈와 자개와 진주를 황동 가지에 올려 평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제10회 일우사진상 전시부문을 수상한 박형렬 작가의 개인전이 일우스페이스서 열린다. 박형렬은 이번 개인전 ‘Unseen Land’서 대지와 인간, 자연의 관계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한다. 지난 2월 한진그룹 산하 공익재단인 일우재단서 제10회 일우사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일우사진상은 재능과 열정을 가진 유망한 사진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제정된 상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았다. 이날 박형렬은 전시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방치된 자연 심사위원들은 “박형렬은 방치된 자연에 적극 개입해 깊숙이 감춰져 있던 대지의 신비로운 형상을 드러내는 데 사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근원적 문제의식에, 다른 한편으로는 사진 매체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방법적 측면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평했다. 전시 제목인 Unseen Land는 보이지 않는 땅 혹은 처음 마주하는 미지의 땅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려고 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태도를 이중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박형렬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도스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두 번의 공모전을 진행한다. 매번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여러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다. 10명의 작가들이 꾸미는 이번 하반기 기획공모전의 주제는 ‘사적언어’다. 갤러리도스가 10명의 작가들과 함께 기획공모전을 준비했다. 이들은 다음 달 6일까지 릴레이 형식으로 관람객들을 만난다. 인간은 언어를 사용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 감정 등을 상대방에게 표현하고 전달한다. 전달자의 억양이나 말투, 표정 등 다양한 요소가 더해져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지만, 각 단어가 지닌 본연의 뜻은 사회적·문화적 합의에 의해 정해져 있다. 예술의 매력 작가들은 말이 아닌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예술은 작가가 구현해낸 사적인 언어에 가깝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형상화를 통해 구현된 작품을 토대로 작가가 던진 언어를 유추하고 해석해야 한다. 때로는 예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같은 작품이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은 예술이 가진 매력이다. 작가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충북 청주 소재 쉐마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김재관 관장의 전시를 준비했다. 현대미술 작가이면서 미술학 박사인 김재관은 2009년 현대미술의 ‘창조의 샘’이라는 의미를 담아 쉐마(Schema)미술관을 설립했다. 쉐마미술관은 그동안 현대미술의 발전을 위해 창의적인 작품전을 기획해 청주 지역 예술인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특히 김재관 관장은 50여년간 창작해온 수백점의 작품들과 기타 소장 작품 300여점으로 구성한 작품전과 기획 전시를 지난 10여년 동안 83회 선보였다. 10주년 기념 이번 쉐마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에서는 김 관장의 기하학 추상회화 작품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한국 현대미술의 기하학 추상에 큰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번 개인전 ‘기하학적 추상회화 반세기-창조적 궤적’서 1981년 ‘Relation 81-02’ 작품부터 2019년 신작 ‘Deviation from Grid 2019-304’ 작품까지 평생의 작업을 소개한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질 바스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미술관이 ‘색채의 마술사’로 불렸던 고 박생광의 회고전을 연다. 대구미술관은 매년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환기의 전시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박생광 작가는 ‘진채화의 거장’으로 불린다. 1980년대 단색조의 모노크롬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때, 박생광은 민화 등에서 발견한 토속적 이미지들을 단청의 강렬한 빛깔로 그려내 한국 화단을 놀라게 했다. 독자적 화풍 그는 1980년대 초반 민화와 불화, 무속화 등에서 발견한 전통적 이미지를 화폭에 담았다. 오방색을 사용한 강렬한 색채와 수묵, 채색을 혼합한 독창적 기법으로 한국 화단에 새로운 바람과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생애 말까지 여러 걸작을 쏟아내며 한국 채색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생광의 작업세계는 크게 유학 시기, 모색 시기, 실험 시기, 독창적 화풍 정립 시기로 나뉜다. 이번 전시는 박생광이 독창적인 화풍을 찾기 위해 분투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시기부터 ‘그대로 화풍’ 전개 시기까지 총 162점의 작품을 조명한다. ‘그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이 김지선 작가의 개인전 ‘Expect the Unexpected’를 준비했다. 김지선은 자연 속 나무 수풀이 어우러진, 어떻게 보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풍경에 자신만의 감정을 더해 새로운 공간을 구현해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김 작가의 자연 풍경 속으로 들어가보자. 송은 아트큐브는 2002년 1월 개관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 기획을 바탕으로 공간과 도록 제작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김지선은 ‘2018-2019 송은 아트큐브 전시 지원 작가’로 선정됐다. 장소의 잔상 김지선의 작품은 자연의 압도적인 경이로움으로부터 시작한다. 풍경의 정서는 곧 내면의 다층적인 감정과 결합해 감각적인 초현실의 시공간으로 귀결된다. 이번 개인전 Expect the Unexpected서 김지선은 생생한 자연에서 형성된 정서에 집중한다. 그는 지난해 제주도 예술공간 ‘이아’에서 반년간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은 여행 중 스치듯 사라지는 한순간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분으로 확장되는 것을 경험했다. 이 과정서 몇 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실패하고 망친 작품은 구석에 처박히기 일쑤다. 박형지는 그런 작품들을 전면으로 끌어냈다. 박형지의 ‘사건들’은 ‘나쁜 날씨(Bad Weather)’로 재탄생했다. 박형지의 개인전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서울 강남 소재 소피스 갤러리가 박형지 작가의 개인전 ‘Bad Weather’를 진행했다. 박형지는 삶의 주변서 얻은 일상적이고 사적인 경험의 이미지를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탐구해왔다. 시시한 이야기 이번 개인전은 박형지가 일상과 관련된 내러티브와 함께 회화 작업서 ‘실패와 망치기’라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만들어낸 순간의 감성들을 나쁜 날씨에 빗대 표현한 신작 16점으로 구성됐다. 전시 제목인 Bad Weather서 날씨는 물리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박형지가 소개하는 나쁜 날씨는 부루퉁하고 시니컬한 그리고 무뚝뚝한 감정들의 복작한 층위까지 포함한다. 이것은 다시 박형지만의 회화적 제스처로 변환된다. 박형지는 회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독특한 접근방식을 취한다. 이번 개인전서 제시한 단어들 즉 축적된 ‘사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가 작가 안창홍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2015년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개인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전시는 2016년 이후 안창홍이 집중적으로 발표한 조각 작품들, 그중에서도 신작들을 대거 선보이는 자리다. 초대형 부조 신작과 마스크 그리고 회화 소품까지 25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만난다. 안창홍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시선과 비판적 사유를 평면과 입체 작품에 담아왔다. 사회 변화 속에서 소외된 인간의 모습은 안창홍의 주된 소재다. 그는 익명의 개인에게 투영된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인간의 소외를 작품에 표현했다. 입체 분야로 산업화 시대에 와해된 가족사를 다룬 ‘가족사진’ 연작, 눈을 감은 인물 사진 위에 그림을 덧그려 역사 속 개인의 비극을 다룬 ‘49인의 명상’, 2009년 우리 일상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건강한 소시민들의 누드를 그린 ‘베드 카우치’ 등이 대표적이다. 안창홍의 작품세계는 2016년부터 입체 분야로 확장됐다. 눈이 가려지거나 퀭하게 뚫린 거대한 마스크 조각들을 소개했다. 한층 넓어진 그의 작품세계는 이번 전시서 두드러진 성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남녀노소 모두가 한 번쯤은 읽어봤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반본을 다수 공개한 것.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서 다양한 종류의 앨리스를 만나볼 수 있다. 롯데갤러리가 ‘마이 페이버릿 앨리스: 우리가 아직 만나지 못한 전 세계 앨리스들(My Favorite Alice: Alice, we’ve never met yet around the world)’ 전시서 1866년 미국 초판본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초판본 100여권을 소개한다. 이뿐만 아니라 팝업북, 사진책, 일러스트, 빈티지 인형 등 다양한 형태의 앨리스를 선보인다. 책을 넘어서 관람객들은 루이스 캐럴이 쓰고 존 테니얼이 삽화를 그린 1866년 앨리스 초판본과 아서 래컴, 블란쉬 맥머너스, 피터 뉴웰 등 1900년대 유명 삽화가들의 초판본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살바도르 달리, 쿠사마 야요이, 토베 얀손 등 예술작가의 그림책 초판본과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예술성 높은 전 세계의 앨리스 초판본이 공개된다. 여기에 국내 대표적인 앨리스 일러스트 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일 오후 3시, 주말의 끝자락이자 다음 일주일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일요일 오후 3시를 대하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작가 빈우혁에게는 그 시간이 어떤 의미였을까. 빈우혁의 개인전이 서울에 상륙했다. 챕터투(CHAPTERⅡ)는 국내외 미술가들과 기획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간이다. 학과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려는 젊은 미술가들에게 예술활동의 제2장을 마련해준다는 의도가 담긴 공간이기도 하다. 1년의 성과 챕터투가 작가 빈우혁의 개인전 ‘일요일 오후 세시 3pm on Sunday’를 준비했다. 연남동의 전시공간서 열리는 빈우혁의 이번 전시는 그가 지난 1년 동안 머물던 챕터투 레지던시서의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다. 빈우혁은 서울과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과 색채 감각을 구축했다. 전시 제목인 일요일 오후 세시는 주제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빈우혁이 수시로 거닐던 베를린 근교 숲의 정경이 내포한 내밀한 느낌에 대한 시간적 표상이다. 갤러리 한가득 숲의 정경이 펼쳐져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만번의 풍화와 침식 작용을 거쳐 서서히 조성된 오래된 숲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덕기의 작품은 밝고 화사하다. 밝은 색채의 원들이 반딧불처럼 번져나온 작품은 행복한 느낌을 준다.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삶의 단란한 꿈과 행복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겐 소박한 진실을 상기시킨다. 김덕기는 주고받는 것에 서툰 현대인들에게 완전한 위로를 건넨다. 김덕기는 무수히 많은 점들로 만든 꽃과 잔디, 새와 나무로 캔버스를 채운다. 그의 작품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짧게나마 미소 지을 수 있는 행복이 존재한다. 봄의 절정을 이루는 4∼5월 따뜻한 풍경을 담은 김덕기의 개인전이 부산 해운대구 소재의 갤러리,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열린다. 봄의 절정 김덕기는 산과 정원을 배경으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정원’ 시리즈를 소개해왔다. 부산, 제주, 이탈리아 아말피·베네치아를 거쳐 뉴욕에 이르는 ‘여행’ 시리즈는 2011년부터 매년 소울아트스페이스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전시 ‘푸른 다뉴브강의 왈츠’는 유럽의 젖줄로 알려져 있는 독일의 다뉴브강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관람객들에게는 다양한 지역의 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구는 집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실용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예술의 도구로 사용된다. 함도하 작가는 일상생활서 매일 보고 접하는 가구를 통해 타인에게 감정을 전달한다. 함도하가 준비한 가구 전시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서 함도하 작가의 가구전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서 선보이는 작품에는 일상생활서 사용되는 가구의 성질을 넘어 감정을 소통하고 교감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평범한 실용품 손과 발이 달린 의자 모양의 형상이 직접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오브제로 쓰인다. 여기에 다양한 도안의 문양과 색감이 더해져 가구에 감정을 불어넣는 요소가 된다. 가구를 넘어 아트피스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함도하는 이번 전시서 여러 분야의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가구, 조명, 러그, 페인팅 등 다양한 작품 35점을 관람객 앞에 내놓는다. 관람객들은 감정을 담은 가구들과 특별한 가치를 찾아가는 함도하의 시선을 따라가면 된다. 함도하는 “감정이라는 개념은 오로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는 것이 보편적 이론”이라며 “인간이 느끼고 교류하고 소통하고 경험하는 모든 행위에 동반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허우중 작가의 개인전 ‘선, 곡선 그리고 다채로운 움직임들’ 전이 갤러리바톤서 열리고 있다. 허우중은 사물의 상태나 관념적인 낱말의 조합으로 구성된 모호하면서도 다분히 철학적인 문장을 출발점으로, 이질적인 물체와 도형들이 합심해 용케 균형을 잡고 있는 화면을 재현해왔다. 그의 작품 세계를 <일요시사>가 조명해봤다. 허우중은 불안정과 긴박, 균형과 불균형의 동거에 관한 이미지를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작가가 현대인이 상시적으로 직면하는 불안과 공허, 막막함 등을 회화의 형태로 전달하는 기제로 활용해왔다. 선과 곡선 최근 작품에서는 사물의 형태가 사라지고 오직 선과 곡선의 합으로만 이러한 콤포지션을 묘사했다. 콤포지션은 회화, 조각, 건축 등에서 말하는 구도다. 극단적인 단순함은 뜻밖에도 이입감을 가중시키고 대상들 간의 종속관계를 보다 뚜렷하게 하는 효과를 준다. 화면 하단의 무게 중심은 이 공간이 우리에게 익숙한 물리 법칙이 적용되는 공간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또 위태로울 정도로 단순한 선과 곡선은 우리 자신 혹은 우리에게 결부된 감정과 사물들로 치환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