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1위’ 박영선 VS 나경원 맞짱 인터뷰

‘여풍당당’ 수도 서울 수장은 누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수도 서울에 ‘여풍’이 불고 있다.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각 정당의 여야 최초 여성 원내사령탑 출신인 박영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두 후보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일요시사>는 설을 맞이해 두 예비후보의 맞짱 인터뷰를 진행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나경원 여야 후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박 전 장관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뽑혔다. 이후 박 전 장관은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 나 전 의원은 본선에서 패배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고인이 된 박 전 시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인만큼 이들의 상징성은 여러모로 커 보인다. 그래서일까. 두 후보 모두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저격수’로 불렸던 강인한 이미지의 박 전 장관은 “봄날 같은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푸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연일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독하게 섬세하게”를 선거구호로 내세웠다. 강단 있고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서울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코로나19, 부동산 집값 급등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한 서울을 살리겠다는 이들의 공약을 세밀하게 살펴봤다.

다음은 두 후보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박) 문명사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의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게 된다. 오는 4월에 어디 좌표를 찍느냐에 따라 서울시의 100년 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미래를 잘 설계하면 대한민국 서울이 뉴욕과 같은 세계 도시,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 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의 표준은 21분 내에 주거·먹거리·여가·의료 등 모든 것이 자족 가능한 그린 다핵분산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을 G7국가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지켜줄 글로벌 디지털 경제수도로 만들겠다.

▲(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서울시장을 뽑는 것을 넘어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1년3개월의 임기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위기를 돌파해야 하고, 부동산 대란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 그리고 구석구석을 꼼꼼히 챙기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독하게 섬세하게”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독한 의지, 그리고 전문성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는 섬세한 실천력을 표현한 것이다. 여성이자 오랜 경험의 정치인인 제가 그런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추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 후보가 제시한 ‘21분 컴팩트 도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박) 21분 컴팩트 도시의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도시 표준은 21분 내에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자족이 가능한 다핵분화도시가 될 것이다. ‘9분 도시 바르셀로나’, ‘15분 도시 파리’, ‘20분 도시 멜버른’ 등 이미 도시의 진화는 세계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빅데이터상에서도 이미 도심의 쇠퇴가 진행 중이다. 도심 상권의 매출은 50% 감소한 반면 주거지 근처 상권의 매출은 상승하는 등 상권의 변화도 이미 시작됐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는 그 순간부터 서울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봄날 같은 서울시장, 부드러움 강조한 ‘박’
‘독하게 섬세하게’ 강하게 다시 돌아온 ‘나’

-나 후보가 제시한 재건축 추진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나) 재개발-재건축의 경우에는 용적률, 용도지구, 건폐율, 층고 제한 등 각종 규제를 풀어서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이른바 ‘직주공존’, 즉 집과 일자리가 함께 들어서는 융복합 도시 개발이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 심의를 ‘원스톱’으로 간소화해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공시가격 인상 저지 등 중요한 정치적 과제들이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동시에 ‘정치가’여야 한다. 4선 국회의원이자 야당 원내대표로서 협상과 투쟁을 모두 해본 제가 민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파이팅 외치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부동산 정책 외에) 이것만큼은 꼭 지키겠다하는 공약이 있다면?

▲(박) 서울시 대전환 시리즈의 일환인 ‘소상공인 구독경제 구축’을 발표했다. 이 공약을 통해 소상공인의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입과 고객 확보를 위해 구독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가정에 우유나 요구르트를 월 단위로 정기 배달하듯이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 꽃, 세탁물 등도 월정액을 정해 구독경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산하 구독경제 추진단을 설치하겠다. 아울러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안정적 수입 보장을 위한 디지털 서울화폐 ‘서울사랑상품권’ 1조원 발행을 연계하겠다.

▲(나) 서울 교육 대혁명이 시급하다. 교육 불균형이 서울의 전체적인 불균형을 낳는다. 우수 학군을 찾아 이사 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 25개구에 25개 우수 학군을 조성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도 아이들을 얼마든지 좋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또 하나, 요즘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 부담이 크다고 한다. 어렸을 때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들 하신다. 각 구별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월 2~3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도 원어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1년 안에 서울 집값과 공약을 다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 입장은?

▲(박) 공약은 당연히 5년을 생각하고 낸 것이다. 5년 안에 서울시 대전환의 청사진이 구체화될 것을 확신한다. 먼저, 여의도를 시범지구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컴팩트 도시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다. 컴팩트 도시는 시민의 삶을 대전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도시의 표준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을 확신한다.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나)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이다. “앞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만으로도 사람들이 더 이상 앞다퉈 집을 사야 된다는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주택시장에는 국민 심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문재인정부와 박원순 전 시장은 “서울에서 더 이상 신축 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심어줬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더 과열됐고, 특히 재건축-재개발 투기수요가 몰린 것이다. 앞으로 충분히 장기적으로 집이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면 누가 ‘영끌’을 해서 집을 사겠나? 공급 확대의 정확한 청사진을 제공해서 시장불안을 해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서울의 코로나19 취약 계층을 위해 고려해둔 지원책이 있다면.

▲(박)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으로 G7 경제수도를 지향하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을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공약 중 하나인 ‘스마트슈퍼’는 무인점포 운영에 필요한 보안 결제 시설 등을 갖추고 낮에는 사람이,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 혼합형 24시간 무인점포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의 매출이 10~20% 상승하는 등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정책이다. 스마트 상점, 스마트 공방 지원 확대, 구독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21분 컴팩트 도시 VS 문정부 심판
공무원 성비위 엄단 '한 목소리'

▲(나) 아무래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방역수칙으로 사실상 폐업 수준의 휴업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영업에 지대한 타격을 입은 분들이 많다. 저는 ‘숨통 트임론’을 공약했다.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1%의 초저금리로 3년 거치, 5년 상환 장기 대출을 해드린다. 지금 이 정권은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몇 십에서 몇 백을 쥐어주는데 이것은 한 달 월세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장기전인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대출 해드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다.

-오늘날 서울의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박) 서울시민의 수준은 한참 올라가 있는데, 주거 형태는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6·25전쟁 이후 재건됐지만 서울시민과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주거형태는 1, 2차 산업혁명 시대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는 3,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구수는 줄지만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는 늘어나는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한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 도시가 멈췄다. 시민의 삶과 사고는 10년간 엄청나게 변화했는데, 서울시는 그 자리에 머물러버렸다. 도시 인프라는 너무나 노후화됐고, 그 사이 양질의 일자리가 주변 경기도와 해외로 많이 빠져나갔다. 정체된 서울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택·교통·교육·환경·문화 인프라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 이른바 ‘건강한 서울’이다. 도시가 건강해야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도 건강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는데, 생각하고 있는 공약이 있다면?

▲(박) 우리 여성들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외로움이다. 이들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첫 여성시장이 되고자 한다. 성인지감수성 향상과 성폭력 근절을 위해 기존 제도를 정비·보완하겠다.

또 피해 발생을 예방하고, 피해자가 시와 제도를 신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특히 지위고하의 예외 없이 위력에 의한 성비위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리더를 키우는 일에 매진해 ‘가능성의 서울’을 만들겠다.
 

▲ ▲▲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더불어민주당)

▲(나) 광역단체장이 ‘절대권력화’된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시도지사의 성추행을 주변에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했다. 폐쇄적인 시정·도정 운영에서 비롯된 결과다. 서울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 가장 투명한 곳에서 일할 것이다. 일단 6층 시장실을 쓰지 않겠다.

대신 서울시 성폭력 대책 담당 부서실로 사용하겠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영원히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다. 또한 ‘시정업무 실명제(사적 연락, 부당한 업무지시 방지)’와 ‘원스트라이크제(무관용 엄단)’를 도입할 계획이다.

-세 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왜 ‘박영선’이어야 하는가? 

▲(박) 대학에서 도시지리학을 전공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민주당 도시재생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시민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따뜻한 도시에 대해 고민했다. 2011년, 2018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과 ‘수소경제’를 제시했다. 오늘날 두 정책은 모두 실시되고 있다. 제시한 서울의 정책적 방향이 시대의 요구와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나에게는 서울에 대한 고민의 깊이와 넓이에서 축적한 힘이 있다. ‘서울시 대전환, 21분 도시 서울’로 서울을 대전환시켜 세계의 표준도시로 만들 것이다.

-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재도전이다. 왜 ‘나경원’이어야 하는가?

▲(나)경험, 연륜, 네트워크다. 나경원은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다. 지난 4선 국회의원, 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국정의 맥을 충분히 익혔다. 저를 당장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와 기업인도 다수 있다.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은 곧바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다. 그리고 나경원만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수 있다.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무능을 이번 보궐선거로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위태로워질 수 있다. 불의에 맞서 물러서지 않은 정치인인 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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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