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1위’ 박영선 VS 나경원 맞짱 인터뷰

‘여풍당당’ 수도 서울 수장은 누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수도 서울에 ‘여풍’이 불고 있다.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각 정당의 여야 최초 여성 원내사령탑 출신인 박영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두 후보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일요시사>는 설을 맞이해 두 예비후보의 맞짱 인터뷰를 진행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나경원 여야 후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박 전 장관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뽑혔다. 이후 박 전 장관은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 나 전 의원은 본선에서 패배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고인이 된 박 전 시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인만큼 이들의 상징성은 여러모로 커 보인다. 그래서일까. 두 후보 모두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저격수’로 불렸던 강인한 이미지의 박 전 장관은 “봄날 같은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푸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연일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독하게 섬세하게”를 선거구호로 내세웠다. 강단 있고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서울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코로나19, 부동산 집값 급등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한 서울을 살리겠다는 이들의 공약을 세밀하게 살펴봤다.

다음은 두 후보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박) 문명사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의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게 된다. 오는 4월에 어디 좌표를 찍느냐에 따라 서울시의 100년 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미래를 잘 설계하면 대한민국 서울이 뉴욕과 같은 세계 도시,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 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의 표준은 21분 내에 주거·먹거리·여가·의료 등 모든 것이 자족 가능한 그린 다핵분산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을 G7국가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지켜줄 글로벌 디지털 경제수도로 만들겠다.


▲(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서울시장을 뽑는 것을 넘어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1년3개월의 임기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위기를 돌파해야 하고, 부동산 대란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 그리고 구석구석을 꼼꼼히 챙기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독하게 섬세하게”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독한 의지, 그리고 전문성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는 섬세한 실천력을 표현한 것이다. 여성이자 오랜 경험의 정치인인 제가 그런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추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 후보가 제시한 ‘21분 컴팩트 도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박) 21분 컴팩트 도시의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도시 표준은 21분 내에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자족이 가능한 다핵분화도시가 될 것이다. ‘9분 도시 바르셀로나’, ‘15분 도시 파리’, ‘20분 도시 멜버른’ 등 이미 도시의 진화는 세계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빅데이터상에서도 이미 도심의 쇠퇴가 진행 중이다. 도심 상권의 매출은 50% 감소한 반면 주거지 근처 상권의 매출은 상승하는 등 상권의 변화도 이미 시작됐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는 그 순간부터 서울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봄날 같은 서울시장, 부드러움 강조한 ‘박’
‘독하게 섬세하게’ 강하게 다시 돌아온 ‘나’

-나 후보가 제시한 재건축 추진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나) 재개발-재건축의 경우에는 용적률, 용도지구, 건폐율, 층고 제한 등 각종 규제를 풀어서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이른바 ‘직주공존’, 즉 집과 일자리가 함께 들어서는 융복합 도시 개발이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 심의를 ‘원스톱’으로 간소화해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공시가격 인상 저지 등 중요한 정치적 과제들이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동시에 ‘정치가’여야 한다. 4선 국회의원이자 야당 원내대표로서 협상과 투쟁을 모두 해본 제가 민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파이팅 외치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부동산 정책 외에) 이것만큼은 꼭 지키겠다하는 공약이 있다면?

▲(박) 서울시 대전환 시리즈의 일환인 ‘소상공인 구독경제 구축’을 발표했다. 이 공약을 통해 소상공인의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입과 고객 확보를 위해 구독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가정에 우유나 요구르트를 월 단위로 정기 배달하듯이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 꽃, 세탁물 등도 월정액을 정해 구독경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산하 구독경제 추진단을 설치하겠다. 아울러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안정적 수입 보장을 위한 디지털 서울화폐 ‘서울사랑상품권’ 1조원 발행을 연계하겠다.

▲(나) 서울 교육 대혁명이 시급하다. 교육 불균형이 서울의 전체적인 불균형을 낳는다. 우수 학군을 찾아 이사 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 25개구에 25개 우수 학군을 조성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도 아이들을 얼마든지 좋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또 하나, 요즘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 부담이 크다고 한다. 어렸을 때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들 하신다. 각 구별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월 2~3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도 원어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1년 안에 서울 집값과 공약을 다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 입장은?

▲(박) 공약은 당연히 5년을 생각하고 낸 것이다. 5년 안에 서울시 대전환의 청사진이 구체화될 것을 확신한다. 먼저, 여의도를 시범지구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컴팩트 도시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다. 컴팩트 도시는 시민의 삶을 대전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도시의 표준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을 확신한다.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나)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이다. “앞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만으로도 사람들이 더 이상 앞다퉈 집을 사야 된다는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주택시장에는 국민 심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문재인정부와 박원순 전 시장은 “서울에서 더 이상 신축 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심어줬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더 과열됐고, 특히 재건축-재개발 투기수요가 몰린 것이다. 앞으로 충분히 장기적으로 집이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면 누가 ‘영끌’을 해서 집을 사겠나? 공급 확대의 정확한 청사진을 제공해서 시장불안을 해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서울의 코로나19 취약 계층을 위해 고려해둔 지원책이 있다면.

▲(박)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으로 G7 경제수도를 지향하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을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공약 중 하나인 ‘스마트슈퍼’는 무인점포 운영에 필요한 보안 결제 시설 등을 갖추고 낮에는 사람이,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 혼합형 24시간 무인점포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의 매출이 10~20% 상승하는 등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정책이다. 스마트 상점, 스마트 공방 지원 확대, 구독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21분 컴팩트 도시 VS 문정부 심판
공무원 성비위 엄단 '한 목소리'

▲(나) 아무래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방역수칙으로 사실상 폐업 수준의 휴업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영업에 지대한 타격을 입은 분들이 많다. 저는 ‘숨통 트임론’을 공약했다.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1%의 초저금리로 3년 거치, 5년 상환 장기 대출을 해드린다. 지금 이 정권은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몇 십에서 몇 백을 쥐어주는데 이것은 한 달 월세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장기전인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대출 해드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다.

-오늘날 서울의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박) 서울시민의 수준은 한참 올라가 있는데, 주거 형태는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6·25전쟁 이후 재건됐지만 서울시민과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주거형태는 1, 2차 산업혁명 시대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는 3,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구수는 줄지만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는 늘어나는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한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 도시가 멈췄다. 시민의 삶과 사고는 10년간 엄청나게 변화했는데, 서울시는 그 자리에 머물러버렸다. 도시 인프라는 너무나 노후화됐고, 그 사이 양질의 일자리가 주변 경기도와 해외로 많이 빠져나갔다. 정체된 서울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택·교통·교육·환경·문화 인프라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 이른바 ‘건강한 서울’이다. 도시가 건강해야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도 건강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는데, 생각하고 있는 공약이 있다면?

▲(박) 우리 여성들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외로움이다. 이들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첫 여성시장이 되고자 한다. 성인지감수성 향상과 성폭력 근절을 위해 기존 제도를 정비·보완하겠다.

또 피해 발생을 예방하고, 피해자가 시와 제도를 신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특히 지위고하의 예외 없이 위력에 의한 성비위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리더를 키우는 일에 매진해 ‘가능성의 서울’을 만들겠다.
 

▲ ▲▲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더불어민주당)

▲(나) 광역단체장이 ‘절대권력화’된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시도지사의 성추행을 주변에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했다. 폐쇄적인 시정·도정 운영에서 비롯된 결과다. 서울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 가장 투명한 곳에서 일할 것이다. 일단 6층 시장실을 쓰지 않겠다.


대신 서울시 성폭력 대책 담당 부서실로 사용하겠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영원히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다. 또한 ‘시정업무 실명제(사적 연락, 부당한 업무지시 방지)’와 ‘원스트라이크제(무관용 엄단)’를 도입할 계획이다.

-세 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왜 ‘박영선’이어야 하는가? 

▲(박) 대학에서 도시지리학을 전공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민주당 도시재생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시민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따뜻한 도시에 대해 고민했다. 2011년, 2018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과 ‘수소경제’를 제시했다. 오늘날 두 정책은 모두 실시되고 있다. 제시한 서울의 정책적 방향이 시대의 요구와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나에게는 서울에 대한 고민의 깊이와 넓이에서 축적한 힘이 있다. ‘서울시 대전환, 21분 도시 서울’로 서울을 대전환시켜 세계의 표준도시로 만들 것이다.

-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재도전이다. 왜 ‘나경원’이어야 하는가?

▲(나)경험, 연륜, 네트워크다. 나경원은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다. 지난 4선 국회의원, 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국정의 맥을 충분히 익혔다. 저를 당장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와 기업인도 다수 있다.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은 곧바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다. 그리고 나경원만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수 있다.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무능을 이번 보궐선거로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위태로워질 수 있다. 불의에 맞서 물러서지 않은 정치인인 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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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