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올해가 기회다” ‘시총 1조’ 재계 다크호스 총집합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상장 신인들

[일요시사 취재1팀] ‘시가총액 1조 클럽’이 1년 만에 50곳이나 증가했다. 지난 1년동안 급등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로 인해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덩달아 올랐다. 그중 눈에 띄는 상장 신인 기업들이 있다. 특히 작년 코로나19를 발판 삼아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올해 주식시장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 빅히트 본사 ⓒ카카오맵

연말연초에 이어진 기록적 강세장에 ‘시가총액 1조 클럽’이 1년 만에 50곳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코스피는 38%, 코스닥은 42%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월15일 2230.98에서 올해 1월15일 3085.90으로 뛰었고,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679.16에서 964.44로 점프했다.

주가 급등
시가총액도↑

주가가 뛰면서 상장 기업들의 몸집(시가총액)도 훌쩍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기업은 233곳이었다. 지난해 1월15일엔 183곳이었다. 1년 동안 50곳이 늘어난 셈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코스닥 시장에서 증가세가 더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은 코스닥에선 1년 전 25개에서 올해 54개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코스피에선 158개에서 179개로 21개가 증가했다.

시가총액 1조원 클럽에 합류한 기업 중 규모 면에서 두드러지는 곳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열풍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새로 등장한 기업 중 몸집이 가장 큰 곳은 SK바이오팜이다. 작년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3조원대로 가치를 평가받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약 12조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의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이 단순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다. 이 회사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냈다.
 

▲ 씨젠 본사 ⓒ카카오맵

이후 지난해 6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하고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몰리는 등 상장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자금이 많이 몰리고 시장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상장 초기 오버슈팅(단기 급등)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최근에는 시장 유동성이 너무 풍부하다 보니 상당한 오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라며 “주가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183개서 233개로 대폭 증가
신규 상장·바이오기업 뚜렷한 성장세

빅히트는 5조5929억원으로 큰 덩치를 뽐냈다. 빅히트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상장 직후 과대 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보호예수가 풀린 기관 매물 등의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중 14만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공모가(13만5000원)를 위협하기도 했다.

부진했던 빅히트 주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기관은 올 들어 전날까지 빅히트 주식 102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는 연기금이 빅히트 주식(1062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인 점도 주목된다. 빅히트 주가는 올 들어서만 47.2%나 껑충 뛰었다.

최근 빅히트가 YG, 네이버 등과 협업한다는 소식이 주가 반등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맵

빅히트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비엔엑스(beNX)와 함께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 PLUS에 총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네이버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비엔엑스에 약 354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팬 경험 확장을 위한 플랫폼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분야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도 3조4204억원 규모로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장 시작과 동시에 공모가의 2.6배까지 급등하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을 기록했다.

방탄 효과?
‘따상’ 성공

이날 장시작과 동시에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6만 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인 2만4000원의 2배인 4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단숨에 하루 최대 상승폭인 30% 급등해 공모가의 2.6배까지 올랐다.

이에따라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은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160%의 수익률을 기록하게됐다.

동시에 이날 따상을 기록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상장한 항암 면역치료제 전문 기업인 박셀바이오도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을 넘겼다. 소외 받았던 공모주에서 대박으로 바뀌었던 박셀바이오는 약 2주만에 고점 대비 50% 급락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무섭게 치솟았던 주가의 차익 실현과 무상증자로 인해 많아진 주식수가 쏟아진 영향이다. 특히 기관의 매도세가 강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 박셀바이오 ⓒ카카오맵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 결정 발표 후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하다가 신주 상장 후에는 하락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모습”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업가치에 맞는 올바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주목받았던 바이오업종이 특히 선전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되는 ‘피라맥스’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풍제약의 3677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1년만에 6조원을 넘겼다. 코스피 시가총액 49위에 해당한다. 

코로나 효과
바이오 선전

신풍제약은 지난해 3월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에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해 증상이 개선된 사례가 나오면서 신풍제약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이런 기대감에 신풍제약 시가총액은 20배 가까이 뛰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씨젠도 1년 전 830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4조700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코스닥에서 4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 씨젠은 2018년 말까지만 해도 시총 순위가 43위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산 진단키트의 국내외 수요 급증에 주가가 폭등하면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특히 씨젠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급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문가는 “씨젠은 코로나19 진단 매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이런 실적은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셀리버리 본사 ⓒ카카오맵

셀리버리도 시가총액 1조5363억원을 기록했다. 셀리버리는 2014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2018년11월9일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기반으로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패혈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iCP-NI’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셀리버리는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TSDT플랫폼의 기술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새롭게 등장
시총 5조 돌파 기업 12곳 증가


셀리버리는 2018년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코스닥 종목 가운데 하나다. 상장 당시 셀리버리의 공모가는 2만5000원에 불과했다.

삼천당제약도 1조5095억원으로 시총1조원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삼천당제약은 1943년 12월 설립된 의약품 제조업체다. 2000년 10월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3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생산 1위 업체인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인수 해 안과용 치료제 전문 업체로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해외 백신 전문회사가 주사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알약으로 전환한 ‘경구용 백신 후보물질(SCD-101V)’을 도출해 개발한다고 밝혔다.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삼천당제약 ⓒ카카오맵

주요 대기업의 계열사들도 새롭게 등장했다. SK그룹의 화학·의약품 업체인 SK케미칼(4조2974억원), 두산그룹의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두산퓨얼셀(3조3795억원), 현대차그룹의 IT서비스업체 현대오토에버(2조5935억원), 효성그룹의 섬유·무역업체인 효성티앤씨(1조1144억원), LG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인 실리콘웍스(1조393억원)가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시가총액 5조원을 넘긴 기업도 60곳으로 1년 전(48곳)보다 12곳이 늘었다. SK바이오팜(11조9819억원), 한화솔루션(8조8564억원), 포스코케미칼(7조7838억원), 셀트리온제약(6조6710억원) 등이 추가됐다.

버그 가고
아이스 시대

한 전문가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국내 실물 경제를 할퀴었지만 역설적으로 주식 시장에서는 바이오·배터리, 언택트(비대면), 식품 업종을 중심으로 한 버그(BUG) 종목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며 “올해에는 미래차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자동차·화학, 전자 업종 등과 연관된 아이스(ICE) 주식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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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