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이재명 마지막 장애물
‘잘나가는’ 이재명 마지막 장애물
  • 김정수 기자
  • 승인 2021.01.25 10:54
  • 호수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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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여권 대선 구도가 흥미롭다. 이낙연의 독주는 힘을 잃었고, 이재명의 시간이 다가오는 분위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두 배 이상 앞서고 있다.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보편 복지’는 사실상 대통령의 허락을 받아냈다. 눈길이 가는 건 여당 지도부와 대권 잠룡들이 이 지사를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공동취재단
▲ 최근 지지율 상승과 함께 여당 대권의 간판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당 대권 간판주자로 올라섰다. 이 지사와 함께 대권주자 3강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그 뒤를 잇는다.

역전

여론조사 전문회사 4개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전국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전국지표조사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는 27%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13%, 윤 총장은 10%에 그쳤다.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게서도 이 대표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지사는 45%를 기록했지만 이 대표는 3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지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보편 복지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1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실시,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을 이끌어냈다. 최근 이 지사는 2차 지급을 예고했다.

지급 대상은 경기도민 전체다. 나이나 직업, 소득 등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들은 1인당 3개월 시한부 지역화폐 1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수혜자는 경기도 거주 내국인 1341만명과 외국인58만명으로, 약 1400만명이다. 추산 예산은 모두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재난기본소득 두고 여당과 이견
시기 조율 요청에도 지급 강행

민주당에서는 시기 조율을 요청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지난 18일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지자체 자율권을 존중하지만 정부 방역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최고위원회 논의 내용을 전했다. 이 지사는 이튿날 당의 의견을 존중하고, 방역 상황을 감안해 집행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지사는 곧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해 발표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정부가 2·3차 선별지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골라 지원했으나, 지원에서 배제된 사각지대는 여전하다”며 “굶어 죽겠다는 아우성이 일고, 생계 문제로 정부의 영업중단 행정명령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크다”라고 선별지원의 한계점을 분명히 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 지사가 선을 넘었다며 반발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이 지사에게 속도 조절을 요청한 바 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방역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이 지사가 2차 지급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배경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보편·선별 논란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의 재난기본소득 추진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을 지자체에서 선도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에 대한 질문에 “정부의 재난지원 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며 “보완적인 부분은 지자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사실상 이 지사의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격이다.

차기 대권 조사 이·윤 제쳐
여권 잠룡들 견제구 던지기

이 지사가 2차 지급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여당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견제구를 던졌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지금 거리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이 마치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는데, 소비 진작을 목적으로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이 지사를 정면 비판한 것은 대표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그런 상충이 없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행동에 나섰다.

정 총리는 지난 20일 MBC 라디오에서 “경기도가 지원하는 건 좋다”면서도 “3차 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이면 방역이 우선이고, 지금 상황에선 차등 지원이 옳고 피해를 많이 본 쪽부터 지원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원칙적 찬성이지만 현재로서는 다소 성급하다는 해석이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2016년부터 만24세 청년들에게 분기당 25만원씩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기본소득’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기조를 이어갔다. 경기도지사 당선 뒤에는 청년배당을 청년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전역에 실시했다.

결과는?

정치권 관계자는 “이 지사는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본소득을 시정에 그대로 적용시키면서 대권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당내 비주류인 그가 자신만의 정책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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