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등 찍은’ 추미애의 자충수

작아지던 윤석열 잠룡으로 키웠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찍어내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찍어내려다 제 발등을 찍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청와대의 구원투수에서 아킬레스건이 돼 가는 모양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임명 35일 만에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5선 국회의원, 당대표 등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의 법무부행에 정치권이 들썩였다. 집권여당은 검찰 개혁의 선봉자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야당은 사법 장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반대했다. 

처음에는
야심찼으나…

지난해 12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추 의원은 소외계층의 권익보호를 위해 법조인이 됐고 국민 중심의 판결이란 철학을 지켜온 소신 강한 판사로 평가받았다. 정계 입문 후엔 헌정 사상 최초의 지역구 5선 여성의원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 국회의원으로서 쌓아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과 그간 추미애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들이 희망하는 사법 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 취임 당시 검찰과 법무부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전격적으로 수사에 나서면서 문재인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차였다. 추 장관은 법무부에 입성하자마자 인사권과 조직개편으로 검찰과 윤 총장 힘 빼기에 나섰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10여개월 동안 추 장관은 검찰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윤 총장에 대해서는 강공 일변도였다. 1월과 8월, 검찰 정기인사에서 윤 총장의 수족이 잘려 나갔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좌천됐고 이 과정에서 검복을 벗는 사례도 늘어났다. 

수사지휘권을 발동시켜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추 장관의 첫 수사지휘권 발동은 헌정 사상 두 번째였다. 추 장관 이전까지 딱 한 번 발동됐던 수사지휘권은 문정부 들어서만 두 번이나 등장했다. 한 번은 윤 총장의 측근을 겨냥하고 또 한 번은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한 조치였다. 

지난달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 윤 총장이 작심발언을 터트리자 추 장관은 감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추 장관의 거듭된 공격으로 윤 총장은 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됐다. 손발이 다 잘리고 주요 사건의 수사에 관여할 수 없는 식물총장으로 전락했다. 집권여당에서는 윤 총장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특활비 카드 꺼냈다가…
청와대까지 번질 기세

하지만 최근 들어 ‘다 죽어가던’ 윤 총장을 추 장관이 다시 살려내고 있다. 추 장관의 지시가 헛발질로 드러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아이러니하게 윤 총장의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 또 추 장관의 행보가 정부나 청와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 특수활동비와 관련해서는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총장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쓰고 있다며 국회의 현장 검증까지 진행했지만 되레 법무부에 불똥이 튀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나온 추 장관의 발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자살골을 넣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나 사건 수사, 그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사의 기밀성 등을 고려해 비공개가 원칙이고 검찰은 감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영수증 등을 비공식적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추 장관은 지난 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활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일선 검사들의 고충을 들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특활비가 배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윤 총장을 표적으로 한 공격이었다. 추 장관은 특활비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에 점검과 조사를 지시했고 법사위 검증이 이어졌다. 

하지만 법사위 검증 이후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측이 검증 과정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법무부 검찰국에 10억원대의 특활비가 지급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검찰국은 수사나 정보 수집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국회의 현장 검증 자리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 90여억원 중 법무부가 사용하는 특활비 규모가 10억6100만원이며 이 중 추 장관이 올해 배정받거나 사용한 특활비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이 법무부 특활비가 추 장관의 재소자 선물 비용이나 검찰국장의 직원 격려비 등으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점점 자살골
부메랑 되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지난 설 명절 서울소년원을 방문해 햄버거와 문화상품권을 줬는데 업무추진비였느냐”고 묻자 추 장관은 “조수진(국민의힘) 의원이 무조건식 의혹 제기를 해서 신문과 지라시의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가짜뉴스를 생성하고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답변했다. 

조 의원은 전날 법무부 지출 내역에 ‘서울소년원 특활비 291만9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설날에 이 돈을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추 장관은 기관운영 경비와 직원들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집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291만9000원은 사회복무요원 인건비로 업무추진비나 특활비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 ⓒ고성준 기자

추 장관은 내년부터 검찰총장을 배제하고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법무부가 직접 대검과 일선 검찰청에 지급 및 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의 예산 배정 권한에까지 손대는 모양새라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자 법무부 관계자는 “예산을 편성해 받고 법무부나 일선 검찰청으로 배정하는 것은 법무부의 권한”이라며 “대검이 특활비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투명성 문제가 제기된다면 법무부가 직접 배정할 수 있다”고 나섰다.

대검은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내부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상황을 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대검이 효율적으로 특활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관행인데 법무부가 이를 부당하게 침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특활비 논란이 검찰과 법무부를 넘어 청와대까지 번지면서 추 장관의 공격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측에서 청와대를 비롯한 전 부처 특활비를 검증하자고 나섰기 때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언급했다시피 특활비를 쌈짓돈처럼 쓴다고 하는데 이 정부에 있는 수많은 특활비를 조금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무부, 검찰의 특활비 사용내역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이며 국정조사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라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추 공격에
윤 존재감↑

이어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은 자기 임기 중에는 특활비를 쓴 것이 없다고 하는데 그럼 조국 전 장관과 박상기 전 장관 때는 위법하게 쓴 게 있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추 장관이 쓴 적이 없다면 불필요한 특활비여서 법무부 특활비를 없애야 하는지도 보겠다”고 전 장관들까지 언급했다. 

박상기 전 장관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의 특활비 법무부 상납 의혹과 관련해 해명을 내놨다. 법무부가 특수활동비를 검찰에 내려 보낸 뒤 일부를 돌려받아 사용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한 입장이었다.

박 전 장관은 “법무부에는 검찰 예산뿐만 아니라 교정이라든가 인권, 출입국, 범죄예방 관련 예산들이 다 포함된다. 전체로써 법무부 예산이 편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 국정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과 법무부-검찰 상황이 비슷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국정원은 전혀 다른 별개의 기관인데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법무부에는 검찰 외에도 출입국이나 범죄 예방 등에서 특활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검찰만 특활비를 쓰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서울중앙지검 ⓒ고성준 기자

추 장관의 헛발질은 특활비 문제에서만 불거진 게 아니다. 특히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윤 총장의 가족 비리 의혹 사건 등의 수사가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윤 총장을 압박했지만 뚜렷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아직 기소하지도 못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지난 8월 구속 기소했지만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은 아직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사건을 수사하던 정진웅 차장검사가 압수수색 도중 한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만약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검언유착이 없었다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릴 경우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 장관에게 오는 타격은 불가피하다. 

수사지휘권 발동한 사건도
소득 없이 헛발질 가능성

윤 총장의 가족 비리 의혹 수사도 시작부터 삐끗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 9일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와 협찬 기업의 회계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통째로 기각했다.

수사의 핵심 쟁점은 코바나컨텐츠가 개최한 전시회와 관련한 기업 협찬 금액에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다.

영장전담 판사는 “주요 증거들에 대한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고 영장 집행 시 법익 침해가 중대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사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압수수색부터 하려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 총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이 지검장이 수사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강행했다’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그러자 서울중앙지검은 “다른 고려 없이 법률과 증거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무런 근거 없는 무리한 의혹 제기에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때릴수록 그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윤 총장은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대선후보 지지율 결과 1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상황에서 지지율이 폭등하면서 깜짝 등장한 것이다. 
 

▲ 정세균 국무총리 ⓒ고성준 기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의 지지율은 24.7%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22.2%로 2위, 이 지사는 18.4%로 3위였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지지율 1위 결과에 “차라리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검찰을 중립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장본인이 정치 야망을 드러내면서 대권 후보 행보를 밟는 것에 대해 언론의 책임이 굉장히 크다”며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끌고 나가는 정책을 검찰 수사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주권재민이 아니라 주권이 검찰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 양측의 자제를 요청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취임 3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좀 자숙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인 만큼 가족과 측근이 어떤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자중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도
보다못해…

추 장관에 관해서는 “검찰 개혁을 위해 수고하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나. 또 사용하는 언어도 좀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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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