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윤석열 총장 ‘논개 작전’ 막전막후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랜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검사 신분으로서는 마지막 국감장에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동안 두문불출하며 논란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최고 수위의 거취 압박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윤 총장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감은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1·2차 옥중서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등 굵직한 이슈가 쌓인 터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에 높은 관심이 쏠렸다. 

오늘만
기다렸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은 윤 총장의 발언으로 초반부터 달아올랐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예외적으로 외청이라고도 하지만 과거에는 외청이라고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 검사들과 법조인들은 검찰청법에 어긋나는 위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검사들이 대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일선은 다 위법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를 법적으로 다투게 된다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고, 특정 사건에 대해 장관과 쟁탈전을 벌여 경쟁하고 싶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검찰인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던 검사들이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사의를 표한 상황에 대해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는 굉장히 힘들고 어려워 많은 걸 걸고 불이익도 각오해야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불이익이) 너무 제도화 되면 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수사에 누구도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추 장관의 이른바 검찰 ‘대학살’ 인사에 대해서는 “전례가 없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검사장 인사안이 이미 다 짜여있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법무부로 들어오라 했다”며 “그런 법은 없다. (인사안을) 보여주는 게 협의가 아니다. 법에서 말하는 협의는 실질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추 장관의 취임과 동시에 윤 총장의 시련이 시작됐다. 검찰인사,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등과 관련해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사사건건 부딪쳤다. 그 결과 윤 총장의 수족은 전부 잘려나갔고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리더십에도 상처를 입었다.

마지막 국감 되치기 성공?
참고 참았던 발언 쏟아내

더구나 최근 추 장관의 두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은 사실상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추 장관은 지난 19일 헌정 사상 세 번째, 취임 후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라임 사태와 윤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 장모 최모씨 사건에 대해서다. 첫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이 윤 총장의 측근을 겨냥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윤 총장을 직접 겨냥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윤 총장의 부인 김씨는 주식회사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며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선상에 오른 회사들로부터 전시회 관련 협찬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김씨가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과 도이치파이낸셜의 주식매매 특혜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 발언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장모 최씨는 과거 한 요양병원에 투자해 공동 경영진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병원 인사들이 불법 의료기관 개설 의혹으로 수사를 받을 당시 최씨도 불법 의료기관 개설, 요양급여비 편취 의혹이 불거졌지만 입건되지 않아 수사를 무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밖에 윤대진 법무연수원 부원장의 친형인 윤모 전 용산세무서장이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됐다는 의혹이 있다. 윤 부원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해당 의혹에 대한 질의가 있었지만 윤 총장은 본인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본인 및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들은 검사윤리강령 및 검찰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회피해야 할 사건”이라며 “수사팀에 철저하고 독립적인 수사의 진행을 일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수사지휘권 발동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가족과 측근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강화하는 한편,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와 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위법·부당
작심 비판

이와 함께 추 장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라임 사건과 관련해 주장한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건 수사팀이 자신을 회유해 여권 인사에 관한 진술을 끌어내려 했고,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비리를 얘기했지만 수사팀과 검찰총장이 이를 알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에서 현직 검사 등에 대한 향응 제공 의혹도 불거졌다. 

법무부는 “진상을 규명하는 데 있어 검찰총장 본인 또한 관련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의혹이 제기된 검사와 수사관을 관련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한 뒤 새로운 수사팀을 꾸리게 했다. 해당 수사팀은 대검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윤 총장에게 보고한다. 

법무부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즉시 효력이 발생된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앞서 추 장관의 첫 번째 수사지휘권 발동 때에도 ‘형성적 처분’을 언급하면서 윤 총장의 권한이 박탈됐다고 해석한 바 있다. 형성적 처분은 처분하는 것만으로 다른 부수적인 절차 없이 효력이 발생하는 법률 행위를 뜻한다. 
 

▲ 김봉현 대표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지 30여분 만에 입장문을 내고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대검은 지난 19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금일 법무부 조치에 의해 총장은 더 이상 라임 사건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게 됐다”며 “수사팀은 검찰의 책무를 엄중히 인식하고, 대규모 펀드 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모두를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윤 총장의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수사에 개입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따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라임 사건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을 두고 “검사들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치우침 없이 신속하게 수사하길 바라는 당부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대응 없다
국감서 펑

청와대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불가피했다’는 견해를 내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에 관해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하거나 행사 여부를 보고받지 않았다”면서도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청와대가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자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거의 즉각적으로 수용할 의사를 밝히면서 대검과 법무부의 갈등이 표면화되진 않았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검찰 내부에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이후에도 연일 SNS를 통해 검찰과 윤 총장을 비판했다. 지난 20일에는 “윤 총장이 태세를 전환해 법무부 장관 지휘에 따른 것은 당연한 조치이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SNS에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은 관련 수사팀의 확대·개편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무부와 대검 등 상부기관으로부터도 독립해 특별검사에 준하는 자세로 오로지 법과 양심,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국민 기대에 부응하도록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21일에는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추 장관은 “야당과 언론은 ‘사기꾼의 편지 한 통으로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고 맹목적 비난을 하기 전에 국민을 기망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며 “검찰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 유감이다”라고 적었다. 

앞서 대검은 법무부의 김 전 회장의 1차 서신, 이른바 김봉현 문서 사건 관련 감찰 결과 발표에 대해 윤 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라임 사건 수사 전반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야권 관련 정치인 의혹은 그 내용을 보고 받은 뒤 역시 철저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추 장관은 당시 대검 입장에 대해 SNS를 통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산 권력 수사 당부
“아직도 유효할 것이라 생각”

여기에 김 전 회장의 2차 폭로가 맞물렸다. 김 전 회장은 2차 옥중서신에서 “술접대를 한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도주 당시 검찰관계자의 조력을 받았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 한 마디에 수사 방향이 전환됐다”는 주장도 담겼다. 김 전 회장은 “5년 전 여당 국회의원 관련 금액이 몇백만원 수준이라고 금액이 너무 적다고 하면서 사건 진행을 하지 않겠다고 하던 검사가 총장님께서 전체주의를 발표한 직후 저를 다시 불러 ‘그냥 다시 진행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 청와대 전경

그러면서 “이번 총장님 발표 때문에 그러시냐고 했더니 맞으니 잘 도와주시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이 언급한 윤 총장의 전체주의란 지난 8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한 발언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대검 감찰2과장을 지낸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21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에서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흘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 능력에 놀랐고, 이후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2차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관님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수사지휘권 행사는 결국 총장님을 공격해 또 다시 총장직 사퇴라는 결과를 의도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의심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의 SNS 비판과 검찰 내부의 목소리에도 침묵을 지키던 윤 총장은 국감장에서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끝까지”
사퇴 없다

그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사실상의 사퇴 압박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별 말씀이 없고, 임기라는 것은 취임하면서 국민들과 한 약속”이라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검찰총장 임명식 때 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당부한 데 대해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문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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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