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주교도소 7사의 비밀 ②조직적인 은폐 의혹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김정수 기자 = 누군가에겐 공포의 장소였고, 누군가에겐 치 떨리는 기억의 현장이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괴물 양산소’라 했다. 20여년 동안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그럼에도 전주교도소에 수감됐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곳. 그들은 그곳을 ‘7사’라 부른다.
 

전주교도소가 현재의 자리, 평화동으로 이전한 시기는 1972년이다. 그로부터 5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7사는 최소 20년 전에도 존재했다. 하지만 그 실체는 여태껏 교도소 담장을 넘지 못했다. 전주서 10년간 활동한 인권단체 관계자도 처음 듣는 일이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베일 속
최소 20년

7사는 전주교도소 일곱 번째 사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사동이 아닌 특별사동으로 분류된다. 7사에는 1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방이 여러 개 있다고 전해진다. 운용 목적은 재소자 보호와 진정이다. 흥분 상태가 지속되거나 자해 우려가 있는 재소자들이 수용된다. 일반 재소자가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이곳서 교도관들의 가혹행위가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주교도소를 거친 재소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7사를 알고 있었다. 20년 전 출소자부터 현재 수감 중인 재소자까지 예외는 없었다. 또 전주교도소서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포착됐다.

<일요시사>가 접촉한 전주교도소 출신은 인천과 부산, 영월, 전주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들은 서로 일면식도 없고 수감 기간도 다르다. 하지만 7사에 대해서 만큼은 공통된 증언을 내놨다.

▲자해를 하거나 난동을 피우는 재소자를 끌고 간다 ▲빛이 없는 좁은 방에 가둔다 ▲수갑을 뒤로 채운다 ▲3종 세트(수갑, 족쇄, 헤드기어)를 착용시킨다 ▲곡소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식사 시간이나 용변이 급해도 풀어주지 않는다 등이다.

전주교도소 출신들은 7사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하는 ‘부류’가 따로 있다고 귀띔했다. 이른바 ‘법자’들이다. 법자는 교도소 은어다. ‘법무부 자식’의 준말로 가족이나 친지 없이 오로지 법무부와 관계가 있다는 뜻에서 비롯됐다.

끌려가고 당하는 특정 부류 있다
완벽한 고립…법자와 지적장애인

증언을 종합해보면 법자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외부와 단절됐다는 것이다. 접견인이 없어 7사에서 가혹행위를 당하더라도 알릴 방법이 없다.

물론 교도소 내에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교도관들의 ‘필터링’에 가로막힌다는 게 전주교도소 출신들의 공통된 말이다. 불리한 민원으로 판단되면 묵살하는 식이다. 면담조차 어려운 법자들에게 민원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국가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재소자가 정확한 근거와 자료를 확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자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산망’에 있다. 재소자들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기록돼있기 때문이다. 누가, 언제, 얼마나 접견을 왔는지 파악하는 건 일도 아니라고 한다.

물론 법자라는 이유만으로 7사에 수용되는 건 아니다. 저마다 사유가 있다. 하지만 전주교도소 출신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지극히 사소한 이유를 걸고 넘어진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사례는 ‘떠드는 것’이었다.

장애인도 
예외 없다

재소자끼리 다툼이 있어도 7사에 수용되는 몫은 법자가 짊어진다. 접견인이 있는 재소자가 7사에 수용되는 일은 지극히 드물다고 한다. 외부로 알려질 수 있어서다. 전주교도소 출신들은 법자 외에 지적장애가 있는 재소자들도 주요 대상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출소자는 이를 두고 ‘완벽한 고립’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전주교도소 출신들의 증언과 맞닿아 있는 청원이 게재됐다. ‘교도소 내에서 공무원의 장애인 폭행 등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는 전주교도소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담겨있었다.

‘정신장애를 이유로 의무과 진료를 원했던 재소자가 교도관의 거절로 항의하다가 폭행을 당했다.
 

▲ 전주교도소 출신들의 증언과 유사한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상처가 생겼지만 (교도소 측은) 접견인이 알지 못하도록 접견을 제한했고, 보호장비를 연속 13일 이상 착용시켰다’ ‘장애인 수용자가 외부와의 접촉이 없어 고립된 상태인 것을 알고 있는 전주교도소서 수용자를 폭행해 상처가 생기고 이가 부러졌다’ 등이다.

청원인은 이 외에도 전주교도소 진정실, 보호실서 교도관들의 가혹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정실과 보호실은 7사의 또 다른 이름이다. 또 보호장비를 징벌의 용도로 사용하고, 3일 이상 착용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민원과 고소를 접수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교도소 측이 제출한 CCTV만 확인할 수 있었고, 증거를 수집할 수도 없었다.

<일요시사>는 전주교도소 출신들의 증언과 청원인의 의혹을 뒷받침해줄 만한 자료를 확보했다.

외부 발설
주의 지시

박성철은 지난 2017년 11월 전주교도소 교도관들과 맞고소전을 벌였다. 박성철과 교도관들은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박성철의 진술조서에는 교도관들의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특히 박성철은 7사에 수용되면서 본격적인 폭행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진술 말미에는 ‘접견을 오지 않는 수형자들이 더 많은 폭행을 당하고 있어 외부에 알려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성철은 법자보다 훨씬 나은 형편이었다. 매주 접견을 오는 어머니가 있었고, 사선 변호인도 선임했다. 그래서였을까. 전주교도소는 박성철을 외부와 차단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부 접촉에 빗장이 걸렸다. 어머니의 접견이 제한된 것이다. 결국 변호인이 접견을 신청해 어렵사리 박성철을 만날 수 있었다. 변호인은 당시 처참했던 박성철의 상태를 소상히 기록해 검찰에 제출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변호인 의견서에 따르면 ▲머리에 보호 장비가 사흘 동안 채워져 코 주변에 하얀 곰팡이가 핀 점 ▲손가락과 손목이 수갑으로 꽉 조여진 탓에 피부가 벗겨지고, 빨간 자국 위에 고름이 드러난 점 ▲배에 선명한 멍자국 2개가 있는 점 ▲수술 부위에 고름이 찬 점 ▲17일 동안 손목이 묶여 있었고, 의무과에서 손이 다 썩는다며 수갑을 풀게 한 점 등 이다.

교도소 은폐 정황, 증언과 맞닿아 
사실무근이라지만…의혹 현재진행형

<일요시사>는 2018년 1월 작성된 ‘전주교도소 7사 근무일지’를 확보했다. 근무일지 내 ‘교육·지시사항’서 ‘특이수용자 관련 언행에 유의해 외부인이 아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대목이 포착됐다.

당시 7사 수용자는 박성철뿐이었다. 즉, 그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라는 지시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박성철은 2017년 11월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달 말에는 검찰 조사도 받았다. 고소 사건은 2018년 1월 언론에 보도됐다. 이후 전주교도소는 7사에 수용 중이던 박성철에 대한 감시 수위를 높여 더 이상 내부 사정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전주교도소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성철은 교도관을 폭행한 혐의와 관련, 추가로 형을 선고 받았다. 반면 교도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그의 주장은 증거불충분으로 일단락됐다.

현재 박성철은 원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하지만 끝내 박성철을 직접 만날 수는 없었다. 원주교도소 관계자는 박성철의 주장은 이미 사법 절차가 완료된 사건이라며 선을 그었다. 원주교도소 측은 사법 판결을 내세워 사건의 종결을 주장했지만 7사와 관련된 의혹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타 의혹
법적 공방

지난 8월 전주교도소서 날아온 편지에는 7사서 일어난 교도관의 가혹행위가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한 재소자가 교도관에게 묶여 7사로 끌려갔다. 그러던 중 욕설을 내뱉었다. 7사 앞 꺾어지는 골목이 있다. CCTV가 없는 사각지대다. 그 재소자는 3종 세트에 묶여 대략 30대 넘게 주먹으로 머리를 맞았다.’ 전주교도소 7사의 비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이름을 모두 가명 처리했음을 밝힙니다)

<jsjang@ilyosisa.co.kr>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주교도소 입장은? “가혹행위 없었다”

-전주교도소 7사 수용동의 용도는 무엇인지.

▲보호실로 운영 중에 있다.
※ 관련 규정 :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5조(보호실 수용)
1. 자살 또는 자해의 우려가 있는 때
2. 신체적·정신적 질병으로 인하여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때

-7사 수용동서 수용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증언을 다수 확보했는데.

▲7사 수용동서 수용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일요시사>서 확보한 2018년 1월12일 전주교도소 7사 수용동 근무일지 ‘교육 지시사항’란에 ‘특이 수용자 관련 언행에 유의해 외부인이 아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문구가 확인되는데 어떤 의미인지. 또 재소자의 처우와 관련해 무언가를 은폐하려 한 것인지.

▲해당 수용자의 경우 정당한 직무를 수행 중인 직원을 폭행해 재판 및 조사 중이므로 재판에 영향을 주는 언행을 하지 않도록 근무자에게 주의사항을 당부한 내용이다.

-<일요시사>서 확보한 자료와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7사 수용동서 가혹행위 후유증으로 사망한 재소자가 있다는 의혹이 나왔는데 사실인지.

▲가혹행위를 하거나 후유증으로 수용자가 사망한 사실이 없다.

-접견자가 없거나 접견 횟수가 적은 재소자들 또는 지적 장애인을 상대로 더 많은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증언을 다수 확보했는데 사실인지.

▲수용자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