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국면 전환 프로젝트

공수처로 추미애 구하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동안 잠잠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공수처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는 것. 한편에서는 여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논란으로 시끄러운 국면을 돌리기 위한 카드로 공수처를 써먹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는 여권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도 공수처 설치였다. 대선 후보 때부터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던 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를 그 시작점으로 여겼다. 

대통령의
1호 공약

참여연대는 지난 1996년 공수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 청원했다.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공수처 설치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로부터 17년 만인 지난해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설치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년이 흐르고서야 마침내 제도화에 성공했다.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며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함에 차질이 없도록 문재인 정부는 모든 노력과 정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공수처의 권한은 막강하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와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검찰총장, 판·검사, 시·도지사 등이 모두 공수처 수사대상에 포함되며, 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는 기소권도 갖는다.


중복되는 범죄 수사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권을 지닌다. 또 검찰과 경찰 등이 범죄 수사 과정서 고위공직자 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이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통보 의무 조항’은 수사 착수 단계부터 검·경의 수사를 무력화하고, 공수처가 특정 인사에 대한 선택적 수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앞서 검찰은 해당 조항에 대해 “국가의 부패 범죄 대응 역량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검찰과 경찰도 독립적으로 공수처와 함께 고위공직자의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공수처는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의 상급기관 또는 반부패수사 기구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공수처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1호 수사 대상이 누가 될지를 두고 정치권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 인사, 청와대 관계자 연루 의혹 사건 수사 등으로 대립각을 세운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추,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 진땀
대정부질문서 질문 세례 쏟아져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는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며 “윤 총장 본인이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면서 나에 대한 날치기 기소를 포함해 법을 어기고 있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문제들이 공수처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씨에게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했다는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됐던 바 있다.  

공수처에 대한 논의는 지난 4월 총선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 더욱 활발해졌다. 조 전 장관 의혹과 검찰 개혁은 총선 기간 내내 이슈였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총선 승리로 검찰 개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공수처 출범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출범 시기를 비롯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위한 정치권의 수 싸움도 치열해졌다.


여당은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차지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또 야당과의 진통 끝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도 차지했다. 법사위는 국회 본회의에 법안이 상정되기 전 마지막 관문으로, 다수당을 견제하기 위해 현재까지는 야당이 맡아왔다.
 

▲ 발언하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성준 기자

다시 말해 공수처 출범을 위한 후속법안 처리 등 민주당 앞에 놓인 장애물은 없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공수처가 발 빠르게 출범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문 대통령 역시 법정 시한 내 공수처 출범에 적극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여야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서 “공수처 7월 출범에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21대 국회가 열리면 공수처법 시행을 위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6월24일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공수처장 후보 추천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6월26일 청와대 브리핑서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 제5조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총선에서도
뜨거운 감자

하지만 공수처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 시한 내에 출범이 무산됐다.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7월15일에 맞춰 업무처리 체계 설계와 조직 구성, 법령 정비와 청사 마련 등 인적·물적 시스템을 구축해 준비를 마무리했지만 공수처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았다. 

남기명 단장은 “공수처가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서 후속법안 처리와 처장 인선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며 “공수처 준비단은 최소한으로 축소 개편하고 준비한 사항은 공수처에 잘 이관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공수처 출범 무산의 책임을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으로 돌렸다. 국민의힘은 공수처 출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공수처법 위헌 소송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당시 당선인)은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과 함께 공수처법에 대해 지난 5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유 의원은 “공수처법은 법안 제출 과정부터 본회의 의결까지 문희상 의장에 의한 불법 사·보임 허가, 원안 내용을 일탈한 위법한 수정안 상정 등의 절차와 조문에 심각한 위헌·위법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공수처 설치를 위한 후속법안을 국회서 처리했다. 지난 8월4일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개정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운영 규칙 개정안 등 이른바 공수처 후속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인사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에 따라 공수처장은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됐다. 또 공수처 관련 상임위는 법사위로 결정됐다.  
 

▲ 지난해 12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서 열린 본회의서 공직자수사법이 통과되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 규칙 제정안에는 야당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공수처장 선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현행 공수처법을 보완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국회의장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를 지체 없이 구성해야 한다 ▲국회의장은 교섭단체에 기한을 정해 위원 추천을 서면으로 요청할 수 있고 각 교섭단체는 요청받은 기한 내 추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은 총 7명으로, 당연직 3명(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당 추천 2명, 야당 추천 2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6명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현행 정치 지형대로라면 국민의힘이 비토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처장 후보
야당 비토권

국민의힘서 위헌 소송 등을 이유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거부하면서 공수처 출범은 표류 상태에 빠졌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8월5일 “공수처 설치 법정 시한이 속절없이 늦어져 현재는 위법 상태에 있다”며 “전적으로 법률을 어기면서까지 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는 (미래)통합당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은 통합당이 야기한 국회 탈법 상태와 공수처 출범기한 지연을 용인할 생각이 없다”며 “통합당은 늦어도 8월 국회 시작까지 추천위원을 선임해 법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으로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공수처에 대한 언급은 줄어들었다.

그러다 최근 민주당서 공수처 이슈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이 국면 전환용으로 공수처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8개월 넘게 정체돼있던 검찰 수사가 야당 공세에 밀려 급물살을 타면서 추 장관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추 장관의 아들 서씨는 2017년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총 23일에 걸쳐 1·2차 병가와 개인 휴가를 연달아 사용했다. 이 과정서 부대 복귀 시한이 지난 뒤 개인 휴가가 처리돼 휴가 미복귀 논란이 일었다. 또 추 장관 부부와 전 보좌관 등이 휴가 연장 문제로 군 관계자에게 수차례 문의 전화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서 쟁점이 됐다. 추 장관은 물론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해당 논란으로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의원들의 잇단 법안 발의로 공수처 출범의 고삐를 쥐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아 공수처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을 내고 있는 것.

한동안 언급 없이 조용해
의원들 잇따라 법안 발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8일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내지 않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 22명이 공동발의한 개정안은 국회의장이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각 교섭단체에게 위원을 추천하도록 통고하고 해당 기간 내에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교섭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조직법상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해당 교섭단체 추천으로 갈음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4일에는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에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에 10일 이내 기한을 정해 위원 추천을 요청하고, 기한 내 추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법학교수회장과 법학전문대학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임명·위촉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소집되면 30일 이내로 추천 의결을 마치고 한 차례에 한해서만 10일 이내로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법안 발의에 발끈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참으로 황당하다. 이제 민주적 대표성이 전혀 없는 사단법인을 들러리 야당으로 세워놓고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 흉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이젠 눈에 뵈는 게 없다 보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서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 도중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고성준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민주당 의원들의 법안 발의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야당 협조 없이도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출범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이재명과 공수처의 조합은 상상 가능한 것 중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뭐하러 한국판 두테르테가 되려고 하는지”라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인 통치자로 유명하다. 

180석으로
밀어붙여?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백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봤을 때 정기국회 내에는 당연히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법사위 소위원회서 논의 절차, 결의 절차 등이 있는데 모든 절차들을 그대로 밟아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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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