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나선 문정부의 두 얼굴

청와대 건든 검사들이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토사구팽은 토끼 사냥을 마치고 더 이상 쓸모 없어진 개가 또 다른 사냥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현재 검찰의 상황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사자성어다. 문재인정부 초기 검찰은 적폐 청산을 내세운 정부의 사냥개였다. 하지만 지금은 ‘검찰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사냥을 당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 문재인 대통령

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8·29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서 열린 온라인 합동연설회서 “임명받은 권력이 선출 권력을 이기려고 한다.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며 “권력을 탐하는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검찰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끼 잡고
먹힌 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 의원의 발언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원욱 의원의 ‘검찰총장이 주인 무는 개’라는 발언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막말이자 망언”이라며 “문재인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이 개라면, 대통령이 개인 줄 알고도 임명한 것인가. 설마 대통령도 개라는 건 아니겠지요?”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발언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서 검찰을 대하는 시각을 보여준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실제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에 대한 평가는 널을 뛰고 있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부터 적폐 청산의 칼이면서 조직 자체가 청산의 대상인 적폐로 지목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 중심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다. 문 대통령은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사장급으로 환원 조치하면서까지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승진, 임명했다. 당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의 최대 현안인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를 승진 인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25일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박근혜정부서 한직으로 좌천됐던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의 수장으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 임명식서 그를 ‘우리 윤 총장’이라고 부르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또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격한 수사를 당부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달라”고 말했다. 

장관이 휘두른 인사권에
청와대 수사팀 우수수∼

이어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청와대든 정부든 또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그래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형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윤 총장 취임 직후 단행된 첫 검찰인사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과 특수통 검사들이 약진하는 등 시작은 훈훈했다. 윤 총장과 함께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 박찬호 제주지검장(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승진) 등이다. 

검찰과 청와대·정부·민주당의 허니문은 길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 8월2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가족 비리 의혹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일도 일어났다. 검찰이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에 뛰어들면서 검찰과 당·정·청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조 전 장관은 임명 35일 만인 지난해 10월14일에 전격 사퇴했다. 이후 지난 1월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했다. 추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인사권과 직제개편 등을 무기로 검찰을 흔들었다. 이 과정서 윤 총장은 지금껏 관행처럼 내려왔던 부분서조차 배제되는 ‘윤석열 패싱’을 당했다.


검찰청법 34조 1항은 검사 인사와 관련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추 장관은 1월 단행된 첫 검찰인사부터 윤 총장과 인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인사 대상자들의 복무평가와 인사에 대한 개략적인 구도를 남긴 인사자료인 ‘블루북(bluebook)’도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조국 수사에
허니문 끝나

윤석열 패싱 논란은 1월과 8월 검찰인사서도 이어졌다. 검찰총장이 배제된 두 번의 검찰인사는 ‘윤석열 고립’ ‘친정부 검사 약진’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윤 총장의 측근들은 좌천성 인사를 당했고, 문 정부 들어 승승장구 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필두로 그의 측근들이 전진 배치됐다. 

여기에 청와대 및 청와대 관계자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건 수사팀의 해체가 이어졌다. 검찰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 추 장관 아들 군대 휴가 미복귀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중이었다. 

이 수사팀 관계자들이 검찰인사 과정서 전부 뿔뿔이 흩어졌다. ‘살아있는 권력’이 연루된 사건인 만큼 수사와 공소유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수사팀에 대한 인사를 뒤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검찰 내부는 물론 법조계 등에서도 제기됐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월에 단행된 검찰인사가 문 정부 핵심 인사들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문책 내지 보복이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법무부는 “검찰개혁법령의 제·개정에 따라 직접수사 부서 축소·조정과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형사부와 공판부의 확대를 추진한 것”이라며 “현안 사건 수사팀 존속 여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인 6월 당시 인사가 ‘문책성 인사’였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지난 6월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서 7월로 예정됐던 검찰인사 방향에 대한 질문에 “2월 문책성 인사에 이어 7월 인사는 형사부나 공판부서 묵묵히 일하는 인재를 발탁, 전문검사 제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추 장관이 언급한 2월 인사는 1월23일에 단행된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257명과 평검사 502명 등 759명에 대한 것이다. 당시 인사로 청와대 관련 수사를 실무 지휘했던 차장검사 3명은 모두 지방으로 발령났다. 윤 총장 취임 이후 첫 검찰인사가 이뤄진 지 불과 6개월 만이었다. 조 전 장관 시절 만들었던 ‘필수 보직기간 1년’ 원칙도 지키지 않은 셈이다. 

손발 잘라
총장 고립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이던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평택지청 지청장으로, 조 전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수사를 맡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여주지청 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이들과 함께 손발을 맞췄던 부장검사들도 대거 보직이 변경됐다. 반부패수사 1∼4부장도 모조리 교체됐다. 

1월23일 인사를 통해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은 김성주 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검사는 검복을 벗었다. 그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중이었다. 법무부는 김 전 부장검사를 울산지검 형사5부장으로 전보 조치했다. 초임 부장으로 근무했던 자리에 다시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좌천성 인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1월 검찰인사가 윤 총장의 수족을 잘라내는 것이었다면 8월에는 그 자리를 친정부 인사로 채우는 작업이 이뤄졌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장은 지난 8월27일 중간간부 인사서 대구지검 형사 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삼성전자·제일모직 합병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했다. 

반면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폭행 논란을 빚은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광주지검 차장으로 영전했다.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과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 등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추 장관의 측근은 각각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영전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는 윤 총장 장모의 사문서 위조 혐의를 수사 지휘했던 최성필 의정부 지검장이 올랐다. 반부패수사부 등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형진휘 서울고검 검사로 정해졌다. 차장급 보직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이 이 지검장과 추 장관의 측근으로 채워진 셈이다. 

좌천되거나 전보되거나
빈자리 친정부 검사로

추 장관은 8월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당시 “특정 학맥이나 줄을 잘 잡아야 출세한다는 것도 사라져야 한다”며 “이제 검찰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애초 특정라인·특정사단 같은 것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적은 바 있다. 

하지만 7일 검찰인사 직후 사의를 표명한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은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사장 인사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나자 사의를 표하면서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렸다. 


그는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 전투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혔느냐”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을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 검찰인사서 요직을 차지한 검사장들을 무능한 장수로 빗대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검찰총장

직제개편을 통해 정권 관련 수사는 와해되다시피 했다. 추미애 법무부의 검찰인사 기조는 특수부 축소, 형사·공판부 우대다.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가 추 장관 취임 이후 초토화됐고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형사·공판부 검사들이 요직을 꿰찼다. 

앞서 1월에는 라임사태를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이 해체됐다. 2013년 출범한 합수단은 6년 반 동안 1000명 가까운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을 다루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려 왔지만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 과정서 분해됐다. 이 과정서 라임사태의 수사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또 8월27일 검찰인사 직전에도 직제개편 과정서 대검의 차장급 보직 4개(수사정보정책관·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공공수사정책관·과학수사기획관)가 사라졌다. 모두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자리다. 대검은 “범죄 대응 역량 축소가 우려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냈지만 사실상 법무부 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8월 인사로
마침표 찍어

8월 인사로 추 장관의 ‘검찰 장악이 완결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전체적인 수사 지휘를 맡아야 할 검찰총장은 수족이 다 잘려 ‘식물총장’으로 전락했고, 주요 수사팀은 인사이동 과정서 와해돼 동력을 잃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권이 검찰을 ‘믿는 구석’으로 만들어버렸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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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