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윤석열 검찰총장의 결정적 순간

‘꽃길→가시밭길’ 남은 1년도 첩첩산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오는 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우리 총장님’서 ‘식물총장’으로 급전직하했다. 윤 총장이 변한 걸까,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한 걸까. <일요시사>가 지난 1년 윤 총장의 ‘결정적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2017년 3월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됐다. 그해 5월 대통령 선거서 정권이 바뀌었다.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붕괴하고 진보정권인 문재인정부가 들어섰다. 정치권에 천지개벽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삶도 180도 뒤집혔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의 검사 인생은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굴곡졌다. 윤 총장은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했다.(23기) 동기들보다 다소 늦은 나이인 34세에 공직을 시작한 윤 총장은 대구지검을 시작으로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의 검사 생활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임명된 이후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는 같은 해 10월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 없이 국정원 직원들의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징계를 받았다. 당시 윤 총장이 국정감사 자리서 외압을 폭로하는 모습은 그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이때 나왔다. 


이후 윤 총장은 2014년 여주지청장서 대구고검·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당했다. 기수문화를 중시하는 검찰서 주요 보직서 일했던 선배 검사가 후배 밑으로 간다는 자체가 굴욕으로 여겨지던 때였다. 하지만 윤 총장은 검찰을 떠나지 않았고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에 합류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는 검찰 ‘빅2’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면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6월 문무일 검찰총장에 이어 문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지명됐다. 이후 지난해 7월25일 199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지검장 출신의 첫 검찰총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 받는 윤석열 검찰총장

▲43대 검찰총장 취임= 시작은 꽃길이었다. 윤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면서 이를 무너뜨리는 요인으로 ‘권력기관의 정치·선거 개입과 불법자금 수수’를 들었다. 정치권의 불법행위가 국민 개개인의 정치적 선택을 방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본 것이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칼잡이의 등장에 국민은 물론 대통령도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서 “아주 중요한 시기에 아주 중요한 직책을 맡았다”며 “기억하는 한에서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역사상 없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국민 사이에 검찰 변화에 대한 요구가 크고 신임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검장 안 거친 첫 검찰총장
대통령 기대 속 취임했지만…

그러면서 “우리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조국 수사= 윤 총장과 청와대·집권여당의 허니문 기간은 길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가족 비리·사모펀드 등의 의혹이 쏟아졌다. 검찰이 조 전 수석을 둘러싼 의혹에 강제수사를 개시한 시점은 8월27일. 이날을 기점으로 윤 총장과 문정부는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입시비리·사모펀드·웅동학원 의혹과 관련해 고려대·서울대·코링크PE·웅동중 등 30여곳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조 전 수석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이었다. 9월6일 인사청문회 당일에는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조 전 수석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전격 기소됐다. 

숱한 논란에도 문 대통령은 조 전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공식 임명했다. 이후 2주 뒤인 9월23일에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검찰은 11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민 여론은 ‘조국 수호’와 ‘조국 퇴진’으로 분열됐다. 분열된 여론은 각각 서초동과 광화문서 세 싸움에 돌입했다. 서초동에 모인 시민들은 조국 수호와 함께 검찰 개혁을 외치며 ‘윤석열 퇴진’ 구호를 외쳤다. 반면 광화문에서는 ‘문재인정권 규탄’을 외치며 맞섰다. 불과 2개월 전 윤 총장의 청문회 때와 비교해 공수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 연출됐다. 

▲공수처법 통과 & 추미애 장관 취임=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1호 공약으로 ‘검찰 개혁’을 내세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를 골자로 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높았다. 공수처의 설치는 노무현정부 때부터 이어져온 진보정권의 숙원이었다.

한 달 만에
장관 공격

지난해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지 244일 만이다. 공수처는 별도의 독립기구로서 지위를 갖고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행위에 대한 수사를 맡는다. 공수처가 생기면 필연적으로 검찰 권력은 약화된다. 

윤 총장은 공수처법 통과 이후 나온 첫 대외 메시지서 “부정부패와 민생범죄에 대한 국가의 대응 역량이 약화되는 일이 없도록 국민의 검찰로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그는 청문회 서면 답변서도 “공수처법은 이미 입법 과정에 있고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며,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제도 개편을 통해 국가 전체적으로 부정부패 대응 능력의 총량이 지금보다 약화돼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공수처법이 통과된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했다. 조 전 장관에 이어 문정부 세 번째 법무부 장관이 된 추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윤 총장과 추 장관은 사안마다 대립했다. 칼을 먼저 휘두른 건 추 장관이었다. 추 장관은 검찰 인사를 통해 윤 총장의 측근들을 흩어놨다. 

윤 총장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를 기소하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과 관련된 인사들을 무더기로 기소하는 등 기소권으로 맞섰다. 윤 총장과 추 장관 사이의 갈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기만 했다. 이후 21대 총선서 범여권이 압승을 거두면서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가족·측근
도덕성 타격

▲장모·아내 의혹= 올해 초 윤 총장 가족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3월 윤 총장의 장모 최씨가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는 의혹이 방송을 통해 보도됐다. 최씨는 동업자와 함께 지난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서 자금을 모으는 데 350억원대 위조 통장 잔고증명서를 제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아내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논란도 나왔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2월 경찰 수사첩보 보고서를 인용해 김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에 대해 경찰이 2013년 정식 내사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의혹은 윤 총장의 청문회서도 거론된 적이 있지만 윤 총장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핵심증인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흐지부지됐다. 

최강욱 대표와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은 총선 기간인 지난 4월7일 최씨와 김 대표를 각각 사문서 위조 및 사기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이들은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만약 가족 수사에 진전이 없다면 7월 출범하는 공수처서 검찰의 직무유기, 직무태만 문제를 짚어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내와 장모 의혹은 내내 윤 총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황 최고위원은 지난 4일에도 김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됐다는 한 인터넷 매체 보도를 공유하면서 “머지않아 드러날 윤 총장 가족의 현란한 행각이 여러분의 얼마 남지 않은 자존감마저 탈탈 털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난 4월 이 사건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고발장을 제출한 사람 중 하나”라며 “이제 두 달이 넘었다. 석 달은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사건은 김씨(김 대표)가 보유했던 주식을 언제 얼마에 팔았고, 매도 주문이 어떤 경로로 들어갔는지를 파악하면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인지 웬만한 것은 다 결정된다”고 압박했다. 

조국 수사 뛰어들면서 청과 대립
수사지휘권 결국 수용 사면초가


▲‘최측근 연루’ 검언유착 의혹= 가족 의혹에 이어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연루되면서 윤 총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특히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한 윤 총장의 결정을 두고 법무부와 추 장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서 강하게 반발했다.

추 장관은 2005년 이후 15년 만에 헌정 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 과정서 윤 총장은 전국 검사장 회의, 법조 원로 등을 통해 자문을 구하고 ‘독립 수사본부’라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추 장관에게 거부당했다. 결국 검언유착 의혹서 대검이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한 모양새가 됐다.
 

▲ 국회 본회의 통과하는 공직수사처비리법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공개적으로 항명한 것도 윤 총장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검찰 내부서 윤 총장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례기 때문이다. 실제 항명 논란이 불거진 이후 3주 동안 윤 총장은 이 지검장의 주례보고를 서면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의 남은 임기 1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보다 더한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먼저 공수처 출범이 예정돼있다. 다만 공수처법 시행일인 15일 현재 국회가 공수처 출범은커녕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마저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 후속 3법에 대한 처리도 이뤄지지 않아 7월 내 출범은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 인사도 임박했다. 법무부는 이달 안으로 하반기 검찰 중간 고위급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인사 단행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지휘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법무부와 대검의 관계가 크게 틀어진 만큼 윤 총장을 고립시키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수처·인사 
고립될 듯

추 장관은 지난 6월 국회에 출석한 자리서 “지난 1월 인사는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며 1월 인사가 당시 검찰 간부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였음을 분명히 했다. 또 “일단 인사 기조는 형사공판부서 묵묵히 일해온 인재들을 발탁하고 전문검사제도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표방하는 것”이라고 향후 인사 방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위법하다’는 의견을 낸 검사장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당시 검사장들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또 총장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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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