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검찰청법 8조
<황천우의 시사펀치> 검찰청법 8조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20.07.14 09:38
  • 호수 12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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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천우 소설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추 장관 명의의 수사 지휘서를 살피면 ‘현재 진행 중인 전문수사자문단(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할 것’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수사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조치할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울러 추 장관은 지휘권 발동 배경에 대해 “이번 사건은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직 검사장이 수사 대상이므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와 관련해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 언급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첫 번째 지시사항 즉, 자문단 심의 절차에 대한 지시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번째 지시사항인 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지휘감독서 손을 떼라는 지시는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근거로 검찰 측은 검찰청법 제12조(검찰총장) 2항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에 근거해 “장관의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찰권이 발동된다면 이는 위법한 권한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동 조항만을 놓고 본다면 추 장관의 지휘는 권한 남용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추 장관은 지휘권을 발동했을까.

이를 위해 법무부가 적시한 검찰청법 제8조를 인용한다. 동 조항은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로 규정돼있다.

어느 누가 이 법조항을 만들었는지 정말로 기가 막힌다. 첫째, 법무부 산하기관인 검찰이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과 관련해 그 한계를 명시했다는 점이다. 보편적 상식으로 생각할 때 하극상도 이런 하극상이 있을 수 없다. 심지어 하위법인 법률이 상위법인 헌법을 지배해도 된다는 듯한 뉘앙스까지 풍기고 있다.

두 번째는 조항 자체가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먼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라는 항목에 대해서다. 일반적은 ‘일부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에 걸치는 것’을 의미해 확대해석하면 모든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감독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 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구체적이란 사전적으로 ‘사물이 직접 경험하거나 지각할 수 있도록 일정한 형태와 성질을 갖추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일반적’과 ‘구체적’의 경계는 무엇일까. 소설가인 필자가 살필 때 둘은 별개가 아닌 하나로 비쳐진다. ‘일반적’을 구체화하면 ‘구체적’이 될 수 있고, ‘구체적’을 일반화하면 ‘일반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을 실례로 들어 살펴보자.

일반적 의미서 공은 가죽이나 고무, 플라스틱 따위로 둥글게 만들어 던지거나 치거나, 차거나, 굴릴 수 있도록 만든 운동 기구를 지칭하는데, 이를 구체화하면 축구공, 야구공, 배구공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기껏 구체화하지만, 결국 축구공도 공이고 야구공도 공에 불과하다.

결국 법무부 장관이 근거로 삼은 검찰청법 8조는 정부 산하기관의 법조항으로는 상당한 하자를 포함하고 있다. 한편 생각하면 글 장난으로까지 비쳐진다.

왜냐, 검찰청법의 상위법인 정부조직법 제32조(법무부)를 살피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며 그를 위해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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