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꽃놀이패

장관이 판 깔고 여당이 부채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일 두들겨 맞고 있다. 집권여당에선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오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입만 열면 윤 총장에게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질수록 그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단숨에 대권주자로 뛰어오르는 모양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주자 여론조사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범보수 후보 가운데서는 1위다. 지난달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6월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서 윤 총장은 10.1%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의원(30.8%), 이재명 경기도지사(15.6%)의 뒤를 이었다. 윤 총장은 이번 조사서 처음으로 대상에 포함됐다. 

야권 1위
깜짝 등장

홍준표 의원(5.3%),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4.8%), 오세훈 전 서울시장(4.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3.9%) 등 범보수 진영 후보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리얼미터는 “윤 총장이 ‘모름·무응답’ 등 유보층과 홍준표·황교안·오세훈·안철수 등 범보수·야권주자의 선호층을 흡수했다”며 “이낙연·이재명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앞서 조짐은 있었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은 10.8%를 얻었다. 이낙연 의원(32.2%)에 이어 2위다. 황교안 전 대표(10.1%)보다도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도가 나간 후 윤 총장은 “여론조사 후보군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갤럽이 2월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서도 윤 총장은 5%의 선호도를 얻어 이 의원(25%), 황 전 대표(10%)에 이어 3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번 윤 총장 지지율의 배경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보수층이 집결했다는 것이다.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때리면서 키워줘 마치(윤 총장의) 선거대책본부장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추 장관은)김여정처럼 후계자가 되고 싶은 거 아니냐”며 “김여정과 흡사한 그런 톤에 ‘잘라먹었다’며 북한서 쓰는 말(투를 사용해 윤 총장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검 안팎서 ‘총장 흔들기’
추, 비판에 되레 지지율↑

추 장관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 총장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21대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에는 비판 수위가 더 높아졌다. 실제 최근 민주당 지도부서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윤 총장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함구령까지 내렸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은 민주당의 목소리에 더해 윤 총장에 직격탄을 날리는 등 ‘윤 총장 때리기’ 최전선에 나선 상태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고성준 기자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진 시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이 수사 과정서 증언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되면서부터다. 이 진정 사건을 어디에 배당할지를 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정면으로 맞붙었다. 법무부는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로 이관했는데, 윤 총장은 징계 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넘겼다. 

진정 사건 배당을 둘러싼 핑퐁 싸움이 이어졌고, 이 과정서 추 장관은 여러 차례에 걸쳐 윤 총장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국회 의원회관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법 8조에 의한 저의 지시를 어기고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이 재지시를 내리는 것은)검찰의 치명적인 오욕”이라며 “(장관)말을 안 들어서 재지시를 내렸다고 검찰사에 남아보라. 장관이 그렇게 할 정도로(총장이) 개혁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개혁 대상이 돼버렸다는 게 증명이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이 말 안 듣는 총장이랑 일해본 적도 없고 재지시를 해본 적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강요미수 혐의로 수사 중인 채널A 이모 기자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은 대립 중이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이성윤 지검장과의 갈등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윤 총장 입장에서는 검찰 안팎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사건건
작심 비판

앞서 윤 총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대검 전문수사자문단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했지만, 대검 측은 주요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는 물론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수사자문단 회부 결정은 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결정에 대해 추 장관은 “아주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서 나온 답변이다. 

그러면서 “규정에 따르면 전문수사자문단은 피의자 측이 요청할 근거가 없다”며 “그런데 수사팀의 이의제기에도 피의자의 요청을 받아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린다면 아주 나쁜 선례가 된다는 우려 제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무혐의 결론을 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를 한 것에 추 장관은 “수사팀도 같은 의심을 하며 (자문단 구성에)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전문수사자문단 중단을 지시하는 게 타당하다’고 하자 “여러 지적들에 대해 더 상세한 보고를 듣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검찰 내부서도 ‘윤석열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서 “대검찰청 전문수사자문단 관련 절차 중단을 건의했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이성윤 지검장이 윤 총장에게 항명을 하고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수사팀은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촉구했다. 특임검사는 검사의 범죄에 관한 사건에만 예외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특임검사로 임명되면 독립성 보장을 위해 최종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 보고한다. 2010년 8월 스폰서 검사 논란 이후 도입됐다. 사실상 대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 내부
항명 사태

수사팀은 “자문단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동시 개최 및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적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단계서 자문단을 소집하면 시기나 수사 보안 등의 측면서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검은 “혐의 입증에 자신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하라”며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와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철 전 대표 사이에 말을 전달한 인사들이 있었던 만큼 신중하게 정황을 파악하고, 의혹 제기의 배경까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이 수사를 지휘해 온 대검 지휘협의체서도 범죄 구조의 독특한 특수성 때문에 여러 차례 보완 지휘를 했고, 풀버전의 영장 범죄사실을 확인하려 했으나 수사팀은 지휘에 불응했다”며 “이런 상황을 보고 받은 윤 총장이 부득이하게 자문단에 회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대검은 “이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했다면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대해 지휘부서인 대검을 설득했어야 한다”며 “범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설득하지 못한 상황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달라고 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이 지검장의 공개 항명 사태가 일어난 다음날에도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두 기관의 충돌로 국민의 불편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우려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윤 총장을)지금까지 지켜봤는데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민주당 김진애 의원)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그 부분에 대해 관심을 두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여 “거품” 확대 해석 경계
야 “대선후보될 수 있어”

윤 총장이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것을 두고 야권과 여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야권에선 윤 총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여권은 한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통합당 이만희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는 소신과 추 장관 등으로부터 온갖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자세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라디오서 밝혔다. 이 의원은 “때릴수록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오르니까 민주당에선 함구령까지 내렸다”며 “통합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 누구든지 당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김무성 전 의원은 윤 총장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자기 일에 소신과 의미를 갖고 굽히지 않고 나아가는 그런 지도자를 국민이 원하고 있다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 총장의 급부상이 이른바 야권의 잠룡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병희 기자

반면 여권에선 ‘거품’ ‘신기루’ 등으로 진단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서 “어떤 나라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참 기가 막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본적으로 윤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며 가진 역량이 총장이란 지위서 비롯된 것이 많다”며 “총장으로서 어떤 일을 했느냐가 계속 평가받을 것이므로 일단은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에는 도대체 대통령 후보가 없지 않느냐”며 “잠시 신기루처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자기 영역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자제해야”

여권서도 추 장관의 행보에 대한 공개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조 의원은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도 추 장관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제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며 “거친 언사로 검찰 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의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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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