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한반도’ 김여정 앞세운 김정은 노림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6.22 10:26:38
  • 호수 1276호
  • 댓글 0개

여왕벌 프로젝트 시작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우리 정부를 향한 무력 도발로 읽힌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번 사태를 진두지휘했다. 김 부부장은 북한 권력서열 2인자를 넘어 초특급 실세로 거듭나고 있다. 일각에선 ‘최고지도자’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폭파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쾅! 지난 16일 오후 2시49분경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했다. 경기북부 최북단에 위치한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집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을 느꼈으며, 개성공단 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발표한 ‘판문점 선언’ 이후 세워진 연락사무소는 1년9개월 만에 폐허가 됐다.

전격폭파
무력도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락사무소 폭파 등 일련의 사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북한은 김 부부장의 제가에 일사천리로 움직였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부장 담화 직후 폭약을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연락사무소 일대로 이동했다. 연락사무소 내부에 폭약을 설치해 폭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국방부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김 부부장이 말한 다음날부터 (건물 1·2층서)불꽃이 관측됐다고 한다”며 “에이치빔(H빔)으로 세운 건물을 폭파할 때는 빔을 미리 절단해야 한다”며 불꽃이 관측된 이유가 폭파를 위한 사전작업일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는 김 부부장이 밝힌 대적사업의 일환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김 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지시 내용이라며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이후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하는 핫라인이 설치 2년 만에 끊겼다. 북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 정부와의 채널을 모두 차단했다. 통일부는 지난 9일, 북한이 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는 같은 날 남북 간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쾅! 연락사무소 폭파…폐허로
여동생 전면 부상 ‘진두지휘’  

북한의 조치는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의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엄포를 놨다. 

특히 DMZ 내 GP 복구는 문재인정부의 성과 중 하나였던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의미한다. 향후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측은 군사행동 계획들을 더욱 세부화해 빠른 시일 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변화는 김 부부장의 변신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김 부부장은 ‘평화메신저’서 ‘독설가’로 변신했다. 지난 3월 청와대가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김 부부장은 ‘저능하다’ ‘적반하장의 극치’ 등의 폭언을 했다. 이어 지난 4일 담화에선 ‘쓰레기’ ‘똥개’, 지난 13일에는 ‘남조선 것들’ ‘말귀가 무딘 것들’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독설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강해지는 추세다.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그는 우리 정부에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적대적인 담화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영상 메시지를 꼬투리 잡아 “자기 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됐다”며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나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원색 비난했다.

북한이 남북 갈등의 원인으로 규정한 탈북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김 부부장은 우리 정부가 묵인하고 있다고 봤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자의 이번 연설은 응당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했으나 변명과 술수로만 일관했다”고 재차 비난했다.

전면에서
진두지휘

그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교착의 원인을 외부로 돌렸다.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치고 있는 이토록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더 이상 북남관계를 논할 수 없다는 것이 굳어질 대로 굳어진 우리의 판단”이라며 우리 정부를 대화 상대서 제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행사 참석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왔을 당시 예의를 차려 인사를 건넸던 과거의 김 부부장의 모습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통일의 새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하기도 했다.

사실 북한의 거친 발언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이 직접 선봉에 섰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씨 일가가 문정부를 얼마나 적대적으로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심각하게 대화 나누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 왼쪽)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갑작스런 변신의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지도자의 필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혁명 업적’을 쌓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김 부부장은 ‘여성’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군에서 권력을 쌓을 수 있지만, 여동생인 김 부부장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수위 높은 담화를 발표, 선전선동부서 권력을 넓히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지난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서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은 것은 문 대통령과 과거의 관계를 다시 복원할 수 있는 여지는 살려놓는 것”이라며 “김 부부장이 일종의 악역을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인민군 신망
얻으려고?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서 한발 물러나 있다.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열흘째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지난 18일 기준). 김창섭 전 국가보위성 정치국장 빈소에 조화를 보내는 등의 활동은 하지만 공개석상에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다.

그사이 김 부부장은 대적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김 부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지난 13일,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겠다고 예고한 담화서 이는 김 위원장과 당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임을 공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재가 아래 김 부부장이 지휘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이 김 부부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련의 과정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중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 등의 이유로 김 부부장에게 최고지도자 승계 작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눈에 띈다.


한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 내부서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국·러시아 등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국가들까지 강력한 대북제재에 참여하는가 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중국과의 교류마저 끊기면서 북한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앞서 김 위원장이 정치국 회의에 참석해 평양시민 생활 향상 방안 등 민생 문제만을 집중 논의한 일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까지 더해지면서 북한 내부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 부부장의 위상을 부각시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벼랑 끝 몰리자 다시 발악
2인자 굳히기? 승계 일환?

북한서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인민군 총참모부는 최근 김 부부장의 지시에 따라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를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라며 4개항의 군사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승계 작업과 관련해 흥미로운 전망을 내놨다.

지난 15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서 그는 “김 부부장은 혈통·인맥·정부 경험 등을 모두 갖췄고 김 위원장과도 가깝지만, 군사적 경험이 없다”며 “최근의 강경한 담화는 북한정권이 김 부부장에게 부족한 군사적 능력을 보충해주려고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부장이 앞으로 오빠(김 위원장)처럼 군 직위를 맡는다면 후계자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볼 만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영사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 내부를 김 부부장 후계 체제로 결속시키려는 의도”라며 “북한 군부가 이렇게 순식간에 ‘계획 보고-승인-계획 이행-주민 공개’를 일사천리로 처리한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 업무보고 중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 ⓒ문병희 기자

외신들도 김 부부장의 급부상은 김 위원장 건강 이상에 따른 승계 작업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6일(현지시각) 김 위원장이 아프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김 부부장의 급부상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는 추측에 새로운 불을 지피는 깜짝 놀랄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권력을 가족과 함께 공유하려 한다는 추측도 내놨다.

<WP> 레이철 민영 리 전 미국 정부 북한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 관영매체가 김 부부장의 발언을 기사와 집회, 인민 반응의 기준점으로 내세우면서 이례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취했다’며 ‘이는 백두혈통이 아닌 다른 지도자에 비해 김 부부장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평가했다.

유사시
섭정체제

아시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11일 이후 관영매체에 3차례만 등장한 사실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의 건강에 뭔가 문제가 있다. 그럴수록 대행이 중요하다. 누가 대행이 될 수 있겠나. 권력을 독점하지 않을 누군가 뿐”이고 했다. 이는 김씨 일가가 이미 보여왔던 모습이다. 지난 2008년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김 위원장으로 권력 승계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약 3주 정도 공식석상에 등장하지 않아 위중설 및 사망설을 촉발시킨 바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