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어이상실’ 대구 웨딩업체 피해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2.23 14:09:58
  • 호수 12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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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륜지대사를 망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업체의 실수로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망친다면 기분이 어떨까. <일요시사>는 한 웨딩업체가 예정 시각보다 늦게 도착해 피해를 봤다는 독자 제보를 받았다. 해당 부부는 급한 대로 식장을 찾은 친구들에게 사회 및 축가를 부탁했고 겨우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인생의 한 번뿐인 결혼식은 누구에게나 평생의 추억으로 자리한다. 결혼식은 두 사람의 결혼 관계를 사회적으로 공인하는 역할을 하는 예식이다. 경북 예천서 한 부부가 최악의 결혼식을 치렀다. 지난 10월 A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결혼 날짜를 잡고 웨딩업체 물색에 들어갔다. A씨는 지난해 결혼한 친구의 추천으로 대구의 B 업체와 상담했다. 

안심하라더니…

A씨는 B 업체의 ▲고객상담 ▲ 웨딩기획과 웨딩디자인 컨설팅 ▲계약진행 ▲사전연습 및 최종 수정 상황 체크 ▲현장리허설 및 최종점검 등 다섯 가지 진행 절차를 믿고 계약했다. 

A씨는 “지인에게 추천받았던 업체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B 업체와 대화를 나눌 때 그 업체가 스스로에 대해 한 번도 실수한 적도 없었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라며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결혼식 당일 A씨 부부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결혼식이 오후 1시부터라서 최소한 12시30분부터 리허설을 해야 했는데 시간이 임박하는데도 사회자는 물론 축가를 부르기로 했던 B 업체 직원들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12시27분경 B 업체 사회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사회자에게 예식장에 언제까지 도착할 수 있냐고 물어봐도 정확한 시간을 말해주지 않고, 차 때문에 막힌다며 빨리 가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5번이나 계속 물어보니까 결혼식 시작 시각인 1시 안에는 못 가고 1시20분에서야 도착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마저도 차가 막히는 바람에 더 늦을 수 있다고 말해 화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A씨 부부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급한대로 하객으로 참석한 친구들을 섭외했다.

당시 사회를 봤던 친구는 “예식장서 친구의 얼굴을 봤는데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의 표정이 아니었다”며 “불안에 떨면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 물어보니, 사회자와 축가를 부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나라도 대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황스럽고 화가 났지만 일단 결혼식을 무사히 마쳐야겠다는 생각에 감정을 추스르고 급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예식 시각보다 늦게 도착한 직원
친구들이 사회·축가 급하게 준비

사회를 보기로 한 친구는 예식 식순을 보며 대략적으로 대본을 구성했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약소한 이벤트까지 검색했다. 물론 리허설 한 번 없이 처음 해본 결혼식 사회는 매끄럽지 못했다. 주례 발언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다음 식순을 소개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사회를 본 친구는 “갑자기 맡게 된 결혼식 사회서 당황하지 않고 매끄럽게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다. 더구나 민머리인 바람에 비니를 벗지 못하고 사회를 봤다”고 회상했다. 

축가 문제도 쉽지 않았다. 축가를 부를 사람뿐 아니라, 반주만 녹음된 음악(MR)도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결혼식장 측 직원이 소지한 USB 안에 담긴 이적의 ‘다행이다’란 노래로 다른 친구가 축가를 불렀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축가를 부르던 중 B 업체서 오기로 했던 사회자와 축가 가수가 도착했다. 직원들은 사과하며 축가를 한 곡 더 부르겠다고 했지만 화가 난 A씨는 두 사람을 돌려보냈다.

결혼식이 끝난 후 A씨는 업체 사회자에게 전화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A씨는 “당시 사회자가 하는 말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 지금 돌잔치를 가야 해서 통화 못 한다는 말을 들었다. 사과는커녕 뻔뻔한 태도로 나왔다. 지각한 건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없다. 회사서 응대해줄 것이라며 무책임하게 나왔다”고 토로했다. 

결국 업체 대표는 A씨에게 ‘예식 당일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중간 생략) 피해보상 규정상 행사 금액의 100%를 보상해드리겠다. 계약금 40만원(출장비 포함) 행사금 200%안 100만원을 보상해 드리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러면서 “예식 시간 30분 전을 도착 시간으로 맞추고 출발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고속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1시10분에 도착했다. 내비게이션에는 20분에 도착한다고 했지만, 그보다 10분 먼저 도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피해 배상은?

이어 “사회를 맡기로 한 친구는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26세 밖에 안 된 어린 친구였다. 그 사건이 있던 즉시 해고했고, A씨 부부에게 계속 사과를 했는데도 받아주지 않았다”며 “회사 잘못으로 결혼식을 망쳐버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지만 받아주지 않고 있다.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가 생겼다. A씨 부부가 화가 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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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라오스가 동남아의 마지막 프런티어이자 신흥 투자처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국제 범죄자들의 주요 거점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수력발전과 광물, 인프라 개발을 앞세운 투자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는 반면, 불법 콜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범죄 산업도 동시에 팽창하기 때문이다. 합법과 불법, 투자와 범죄가 교차하는 이 구조는 라오스를 단순한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국제 금융·사이버 범죄의 회색지대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까지 라오스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과거 한국이나 중국에서 인식해 온 단순 전화 사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대거 이동 범죄 온상 라오스 스스로도 더 이상 ‘내륙 봉쇄국’이 아니라 ‘육상 연결국’을 자임하며 철도와 도로, 에너지, 도시 인프라를 국가 도약의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밝은 전면 뒤에는 국제 범죄도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지고 있다. 투자시장과 범죄 산업이 동시에 팽창하는 이중 구조다. 라오스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투자사기는 전화와 메신저, SNS를 결합한 다층적 구조가 정착됐다. 가짜 투자 플랫폼과 암호화폐, 외환(FX) 거래를 미끼로 한 고도화된 금융사기가 핵심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범죄는 국경 지대와 특별경제구역을 거점으로 운영된다. 미얀마·태국과 맞닿은 북부지역 경제특구 일대는 외국 자본과 외국 인력이 밀집한 구조를 악용하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겉으로는 카지노나 리조트, 개발사업사무소로 위장하지만, 내부에서는 각국 언어를 담당하는 인력이 분업 형태로 사기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내 대규모 범죄조직들이 현지 단속을 피해 라오스 등 인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황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10월19일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라오스에 체류 중인 한국인 민간봉사단체 관계자는 국제 통화에서 “라오스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라오스 이동 가능성을 물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교민사회에서는 태국발 마약 범죄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캄보디아발 범죄조직까지 유입되면 감당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가 후임 대사를 조속히 임명하고 경찰·영사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범죄들이 ‘라오스 현지 범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피해자는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 전역, 유럽과 북미까지 확산돼있다. 라오스는 범죄가 실행되는 물리적 공간일 뿐, 자금은 국제 금융망과 가상자산을 통해 순식간에 국경을 넘는다. 캄 ‘프린스그룹’ 라 ‘킹스 로만스’ 해외투자 뒤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보이스피싱 조직은 가짜 투자 수익 인증 화면과 조작된 거래 내역을 제시해 신뢰를 쌓고, 일정 금액 이상이 입금되면 추가 투자나 긴급 송금을 요구한 뒤 출금을 차단하는 전형적인 수법을 반복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라오스 광산 개발, 에너지 프로젝트, 부동산 사업을 사기 시나리오에 끼워 넣어 ‘현지 실물 투자’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범죄 구조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과 결합돼있다는 점이다. 고수익 IT·마케팅 일자리를 제안받고 라오스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여권을 압수당한 채 콜센터에 감금돼 사기를 강요받는 사례가 국제 언론과 인권단체 보고서를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폭행과 협박이 뒤따르고, 탈출을 시도하면 몸값을 요구받는 구조도 확인됐다. 이는 단순 금융사기를 넘어 국제적 인권 범죄이자 조직범죄로 분류되는 이유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일대에 밀집했던 대형 범죄단지가 해체되며 조직이 점조직 형태로 흩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단속 이후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 상당수가 텅 비었고, 이들 조직원 상당수가 라오스와 태국, 미얀마 접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은 과거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였지만, 최근에는 다국적 피싱 사기의 온상지로 탈바꿈했다. 울창한 산림 지역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장비를 설치해 전 세계를 상대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라오스 북부 보케오 지역에는 ‘범죄단지’를 넘어선 ‘범죄마을’도 존재한다. 중국 카지노 그룹 킹스 로만스가 99년간 임차해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이 지역은 사실상 외부 접근이 차단된 치외법권에 가깝다. 불법도박과 마약 밀매, 스캠 사기, 암호화폐 자금세탁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는 의혹이 제기돼왔고,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킹스 로만스를 초국가범죄 기업으로 지정해 제재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프린스그룹이 있다면, 라오스에는 킹스 로만스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경 넘는 나쁜 놈들 마약 범죄 역시 라오스의 또 다른 어두운 단면이다. 최근 라오스 공항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출국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비엔티안과 지방 공항에서 잇따라 체포된 사례들은 대부분 헤로인과 케타민, 필로폰 등 대량의 마약을 포함하고 있다. 라오스 형법은 마약 범죄에 극히 강경하다.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미수나 공범 역시 동일하게 처벌된다. 실제로 2019~2020년 비엔티안 공항에서 필로폰을 소지하다 적발된 한국인 2명은 현재까지도 장기 복역 중이다.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이 “타인으로부터 물건을 위탁받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배경이다. 라오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불법 콜센터 단속과 외국인 범죄자 검거, 장비 압수와 추방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단속이 강화될수록 범죄조직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반복되고 있다.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범죄의 위치만 바뀔 뿐 산업 자체는 유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범죄 환경은 라오스 투자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오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요소를 갖춘 국가다. 수력발전과 광물, 재생에너지, 일부 농업·임산물 가공 분야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 계약 집행의 불확실성, 외환 규제와 금융 접근성 문제는 오래된 리스크다. 여기에 사이버 범죄가 결합되면서 정상 프로젝트와 사기성 프로젝트의 경계는 더욱 흐려지고 있다. ‘정부 승인’ ‘양허권 보유’ ‘현지 고위 인맥’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공식 검증 없이는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동남아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라오스의 개발 모델 역시 기회와 위험이 교차한다. 인프라를 외부 차관과 ODA로 먼저 구축하고 성장을 통해 상환하는 구조는 철도와 도로, 병원, 상수도 같은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정부 부채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60% 후반으로 추정되고, 낍(KIP)화 약세는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빚으로 지은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산이 아니라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장에서는 인프라가 완공돼도 운영 시스템과 인력,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다만, 한국 정부는 ‘메콩강 내륙국’으로 외교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라오스를 지목했다. 해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개발 속도가 더딘 메콩강 유역 내륙국 시장을 선점해 경제협력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정상회담 대상국으로 라오스를 선택한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라오스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것은 12년 만이다. 라오스는 대표적인 메콩강 유역의 내륙 국가로 꼽힌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젖줄인 메콩강은 중국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윈난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의 해양국과 활발한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해온 반면 라오스와 미얀마, 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 내륙국과 비교적 교류가 적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장은 “(한국의) 경제협력이나 투자는 베트남 등에 집중됐고 동남아의 내륙 국가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이) 한미일 외교에 집중하다 보니 (내륙국에 대한) 정치·외교적인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범죄로 얼룩 이면엔 ‘기회의 땅’ 무궁무진 천연 광물과 수력발전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베트남처럼 경제적으로 한 단계 높은 층위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아닌 국가들로 구분돼있다”며 “메콩강 지역 개발의 최대 수혜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군부독재라는 문제가 있고 캄보디아는 온라인 ‘스캠’(사기)으로 대표되는 치안 문제가 있다”며 “한국이 메콩 지역 개발을 위해 손잡고 일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로선 라오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해양국들뿐 아니라 내륙국들과 교류·협력 등을 통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아세안의 GDP 규모는 약 3조8000억달러(약 5590조원)로 국가로 치면 세계 5위 수준이다. 인구 규모는 6억7000만명으로 세계 3위다. 미중 갈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을 넘어 아세안 등 신흥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6개월 만에 G7(주요 7개국), 유엔(UN·국제연합)총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며 자유무역 질서 및 다자주의 회복에 힘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룬 주석과의 확대회담에서 “라오스가 통룬 주석의 리더십 하에 내륙 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 역내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발전한다는 국가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든든한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발전시켜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익 보장? 의심부터 결국 라오스의 투자시장과 보이스피싱 범죄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적 공백과 국경 지대의 느슨한 관리, 외국 자본과 인력 유입이 만들어낸 회색지대라는 동일한 토양에서 자라난 두 개의 얼굴이다. 라오스는 여전히 기회의 땅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이제 철저한 검증과 리스크 관리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 제안일수록, ‘이미 현지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일수록 냉정하게 의심해야 하는 이유다. 라오스 투자시장의 성장과 국제 범죄 산업의 확산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같은 구조가 낳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결과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