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계명대·고려대·여주대 16강

▲ 디지털문예대 vs 계명대

[JSA 뉴스] 유현기 기자 = 계명대와 고려대, 여주대가 지난 17일, 전남 순천의 팔마야구장서 열린 ‘제74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 3일차 경기서 각각 디지털문예대와 한려대, 홍익대를 이기고 16강에 진출했다.

▲디지털문예대 vs 계명대 = 대회 3일차 전남 순천의 팔마야구장서 열린 1회전 첫 번째 경기서 계명대는 선발투수인 김무현(4학년)의 7이닝 5피안타(5K)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디지털문예술대를 상대로 5-0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초반은 양팀 선발투수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무실점으로 상대 팀을 막으며 투수전의 양상을 펼쳤다. 특히 계명대 선발투수 김무현은 3회까지 사사구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승부의 균형을 깬 쪽은 계명대였다. 계명대는 4회 말 공격서 3번 타자 중견수 최철훈(4학년)의 볼넷과 4번 타자 포수 김찬영(4학년)의 몸에 맞는 공 출루로 1사 1, 2루의 찬스서 곧바로 5번 지명타자 이시형(4학년)이 좌중간 담장을 원바운드로 넘기는 인정 2루타를 치며 선취 1득점에 성공했다. 

계명대는 5회 말에도 1사 이후 9번 타자 1루수 박덕용이 좌전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며 2루까지 진출했고, 이어진 찬스서 곧바로 1번 타자 유격수 정효영(4학년)이 안타로 박덕용을 불러들이며 추가 1득점에 성공했다.

계명대는 8회 말 공격서 계명대는 승부를 결정짓는 3득점을 추가했다. 선두타자인 2번 타자 2루수 이준우(4학년)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며 공격에 불을 붙인 후 3번 타자 대타로 기용된 우익수 조성환(3학년)이 중전안타로 3루에 있는 이준우를 불러들였다. 이어 김찬영이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 찬스를 다시 만든 후 6번 타자 3루수 홍진우(3학년)와 7번 타자 대타 좌익수 김수윤(1학년)이 연속 안타로 조성환과 김찬영을 불러들이며 0-5 스코어를 만들었다. 
 

▲ 한려대 vs 고려대

9회 초 디지털문예대의 마지막 공격에서는 계명대의 교체투수 김성진이 문예대 타선을 삼자범퇴로 잠재우고 승부를 끝내며 계명대는 16강으로 올라갔다. (최종 스코어 5-0, 계명대 승)

▲한려대 vs 고려대 = 대회 3일차 두 번째 경기 한려대와 고려대의 경기에선 고려대 선발투수인 주효재(4학년)의 눈부신 투구와 고려대 강타선의 불꽃쇼가 빛나는 한판이었다. 고려대 선발투수 주효재는 5이닝을 던지며 18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볼넷 3개만을 내주며  무안타 무실점(6K)으로 5ghl 콜드게임 노히트노런의 기록을 달성했다.

고려대의 강타선도 1회부터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1회 말 공격서 3루타를 치고 나간 선두 1번 타자 중견수 장준환(2학년)이 상대 투수의 폭투로 득점에 성공하며 공격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3번 타자 유격수 김길중(3학년)의 2루타, 4번 타자 포수 강준혁(3학년)과 주장인 5번 지명타자 김대한(4학년)의 연속된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 상황을 만든 후 6번 타자 1루수 이영운(1학년)의 적시 2루타가 나오며 스코어 3-0을 만들었다.

고려대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7번 타자 3루수 윤용호(4학년)와 8번 타자 우익수 고명규(3학년)가 각각 1타점씩을 올리며 타자 일순 후 1번 타자 장준환, 2번 타자 좌익수 이동영(4학년)의 연속 적시타로 8-0까지 점수 차를 늘리며 1회를 빅이닝으로 만들었다.

고려대는 3회 말의 공격서도 장준환의 적시 2루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고, 4회 말 공격서도 볼넷 2개와 안타 4개로 4점을 더 뽑아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한려대는 고려대 선발투수 주효재를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한 채 무기력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마쳤다. 5회 초 2사 이후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유일한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다.(최종 스코어 13-0, 고려대 승)

▲홍익대 vs 여주대 = 여주대가 대회의 첫 번째 이변을 창출하며 홍익대를 6-4으로 누르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회 3일차 마지막 경기서 여주대는 홍익대를 상대로 역전에 성공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여주대는 1회 말 첫 공격서 2번 타자 중견수 이강석(1학년)의 빠른 발과 4번 타자 1루수 장이재(1학년)의 적시 2루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 홍익대 vs 여주대

홍익대는 2회 초의 반격서 8번 타자 좌익수 박준석(3학년)과 9번 타자 우익수 이윤오(1학년)의 연속 볼넷과 2번 타자 2루수 윤종희(4학년)의 중전안타, 3번 타자 3루수 최태성(4학년)의 2루타 등을 묶어 3득점 하며 3-1의 스코어로 경기를 역전했다. 3회 초 공격서도 홍익대는 1점을 더 추가했다. 1번 타자 유격수 이상빈(2학년)이 중전안타로 안타로 출루한 7번 지명타자 대타 김시원(1학년)을 불러들이며 4-1로 스코어를 벌렸다. 

여주대는 4회 말의 공격서부터 반격에 나섰다. 9번 타자 좌익수 문현준(1학년)이 3루수의 실책으로 2루까지 진출한 후 1번 타자 유격수 이동관(1학년)이 안타와 도루를 기록하며 2사 2, 3루의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곧바로 2번 타자 중견수 이강석(1학년)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4-3의 스코어로 홍익대를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6회 말 공격서에도 여주대는 득점을 이어나갔다. 2사 이후, 이동관과 이강석이 연속 안타로 출루하며 득점권의 찬스를 만들었고, 곧바로 3번 타자 포수 배규열(2학년)의 중전 안타로 이동관을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타는 이날의 수훈 갑 4번 타자 장이재가 만들어냈다. 장이재가 중전안타로 출루해 있던 이강석과 배규열을 모두 불러드리며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4-3의 스코어가 4-6으로 단숨에 역전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홍익대는 여주대 투수진에 힘을 쓰지 못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7월 대통령기 대학야구 준우승팀 홍익대는 직전까지 2019시즌 1승만 기록했던 여주대를 상대로 1회전 32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올 시즌 대통령기 우승팀인 강릉영동대를 2019 KUSF 대학야구 U-리그전서도 눌렀던 여주대는 이번 대회서도 홍익대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두며 또다시 강팀을 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최종 스코어 6-4, 여주대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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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